[문환구의 특허 이야기] 중국의 산업재산권


세계무역기구(WTO)는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둔 1944년 미국 브레튼 우즈 회의로 창설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를 대체한 다자간 협정을 법적 기반으로 1995년에 발족한 국제기구이다. 무역관련 지식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이 핵심 구성요소로 포함된 WTO는 지식재산 보호를 무역 규범 속으로 편입시킨 최초의 국제협정이기도 하다. TRIPS로 인해 WTO는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실질적 감독권과 강제권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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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TRIPS 출범 전까지 지식재산에 대한 각국별 분쟁은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산업재산권에 관한 파리협약(1883년)과 저작권에 관한 베른협약(1886년) 등으로 관리해왔으나, 비준 강제력이 약하고 집행수단이 없었던 한계가 있었다. TRIPS를 통해 WTO는 협정을 위반한 가입국에 대한 무역제재라는 강제수단을 확보했다.

중국은 2001년 12월 11일에 WTO/TRIPS에 가입한다. 죽의 장막 틈새로 바깥 세상과 만나던 중국이 장막을 활짝 열고 세상으로 걸어 나온 것이다. 가입 당시에는 개발도상국 지위로 일부 조항에 대해 5년간 유예를 받기도 했으나, 곧바로 산업재산권법을 개정하여 특허, 디자인, 상표 등 산업재산권 보호의 최소기준을 설정하고, 내국인과 외국인의 차별을 금지하였으며, 행정 및 사법적 구제수단을 설치하여 국제규범을 따르게 되었다. 중국이 국제규범에 따른 산업재산권 제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참고한 국가는 한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의 법과 제도는 한국의 그것과 유사하다. 그래서인지 1998년까지 한국에서 채택했던 특허와 실용신안의 이중출원이나, 실용신안의 무심사제도를 중국의 현행 법에서 지금도 볼 수 있다. 즉, 중국에서는 소발명에 해당하는 고안을 신규성과 진보성 등 실체적인 심사 없이도 등록 받을 수 있으며, 특허와 실용신안을 동시에 출원해서 실용신안으로 먼저 등록한 뒤에 특허가 등록되면 실용신안을 포기하고 특허만 유지할 수도 있다. 따라서 유행에 민감한 발명을 중국에 출원할 때는 실용신안만 출원하거나 혹은 특허와 이중 출원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디자인은 한국보다는 미국 제도를 참조한 듯 별도의 법으로 규율하지 않고 특허법에 포함시켜 관리하며, 보호기간도 출원일부터 15년이으로 한국의 20년과 다르다. 부분디자인 출원도 한국은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비물질적 디자인이 인정되지만, 중국은 GUI 디자인도 제품에 결합된 형태로만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최근 중국도 헤이그 협정에 가입해서 국제출원할 때 중국도 지정국(contracting parties)에 포함할 수 있다. 한국과 큰 차이점이 없는 상표제도에서 중국은 상표대리인 자격시험을 별도로 두다가 2003년에 폐지했다. 지금은 상표대리사무소 설립신고를 해서 허가 받으면 누구나 상표절차를 대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상표관리의 품질차이가 대리인에 따라 심한 편이라, 중국 현지의 상표대리인을 선정할 때는 특허사무소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문환구 변리사의 연재 마지막 회입니다.

문환구변리사(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물리학과에서 석사, 고등기술연구원(IAE)과 아주대학교 협동과정에서 시스템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와 고등기술연구원에서 반도체, 정보통신 분야를 연구했으며, 연세대학교 학부대학 학사지도교수를 지냈다. 《세상의 모든 X》(2020) 《발명, 노벨상으로 빛나다》(2021) 등의 저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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