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AI 디자인 도구 ‘클로드 디자인’ 출시… 피그마·캔바에 도전장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이 디자인을 해야 할 때, 선택지는 많지 않다. 파워포인트에서 템플릿을 고르거나, 캔바에서 비슷한 느낌의 에셋을 끌어다 쓰거나, 아니면 디자이너에게 부탁하고 며칠을 기다리거나.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걸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일이 병목이 된다. 스타트업 창업자, 기획자, 마케터, 영업직 할 것 없이 ‘비디자이너’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다.

Claud Design - 와우테일

앤트로픽(Anthropic)이 4월 17일 이 문제를 직접 겨냥한 신제품 ‘클로드 디자인(Claude Design)’을 출시했다. 앤트로픽 랩스(Anthropic Labs)가 개발한 실험적 제품으로, 대화만으로 디자인·프로토타입·슬라이드·원페이저 등 시각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협업 도구다.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가 만든 ‘아이디어를 시각으로 바꾸는 도구’

클로드 디자인의 핵심은 단순하다. 원하는 것을 말로 설명하면 클로드가 첫 버전을 만들어준다. 이후 대화로 수정하거나, 특정 요소에 인라인 코멘트를 달거나, 텍스트를 직접 편집하거나, 클로드가 생성한 조절 슬라이더로 여백·색상·레이아웃을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

이 제품을 이끄는 인물은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 앤트로픽 최고제품책임자(CPO)다.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2022년 애덤 모세리에게 인스타그램 CEO직을 넘기고 메타를 떠났다. 2026년 1월 앤트로픽이 공식 출범시킨 앤트로픽 랩스를 이끌며, 벤 만(Ben Mann)과 함께 클로드의 실험적 제품들을 주도하고 있다.

앤트로픽 랩스는 앤트로픽 내부의 실험적 제품 인큐베이터다. 코드 에디터 클로드 코드(Claude Code)가 연구 프리뷰로 시작해 6개월 만에 ARR 10억 달러를 넘은 방식 그대로, 클로드 디자인도 같은 경로를 밟는다. “AI 역량의 발전 속도는 새로운 빌드 방식을 요구한다”는 것이 크리거의 철학이다.

클로드 옵퍼스 4.7 기반, 팀 브랜드 시스템 자동 적용

클로드 디자인은 전날 출시된 최신 모델 클로드 옵퍼스 4.7(Claude Opus 4.7)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옵퍼스 4.7은 이전 버전 대비 비전 성능이 크게 향상되어 고해상도 이미지를 더 세밀하게 처리하고, 인터페이스·슬라이드·문서 등 전문 작업물 생성에서도 품질이 올라갔다.

온보딩 과정에서 클로드가 팀의 코드베이스와 디자인 파일을 직접 분석해 색상, 폰트, 컴포넌트를 아우르는 디자인 시스템을 자동으로 구축한다. 이후 모든 프로젝트에 브랜드 가이드라인이 자동 적용되어 일관된 결과물이 나온다. 디자인 시스템은 시간이 지나면서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고, 여러 버전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입력 방식도 다양하다. 텍스트 프롬프트는 물론, 이미지와 문서(DOCX·PPTX·XLSX) 업로드, 코드베이스 연결, 웹 캡처 도구로 실제 서비스 화면을 직접 가져오는 방식까지 지원한다.

활용 범위는 넓다. 디자이너는 정적 목업을 빠르게 인터랙티브 프로토타입으로 전환해 사용자 테스트에 활용할 수 있고, 기획자는 기능 플로우를 스케치해 클로드 코드로 구현을 넘기거나 디자이너와 협업할 수 있다. 창업자와 영업직은 러프한 아웃라인에서 완성된 피치덱을 수분 내에 뽑아낼 수 있다. PPTX·PDF로 내보내거나 캔바(Canva)로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음성·영상·3D·셰이더를 결합한 코드 기반 ‘프론티어 디자인’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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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과 클로드 코드 핸드오프

클로드 디자인은 조직 단위 공유를 지원한다. 개인만 볼 수 있는 프라이빗, 링크를 가진 조직 내 누구나 볼 수 있는 뷰어, 동료가 함께 편집하고 클로드와 그룹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에디터 세 가지 모드가 있다.

작업이 완료되면 클로드 코드로의 핸드오프가 한 번의 명령으로 이루어진다. 클로드 디자인이 모든 자산을 번들로 묶어 전달하면, 클로드 코드가 이를 토대로 실제 구현을 진행한다. 에듀테크 플랫폼 브릴리언트(Brilliant)의 시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 올리비아 쉬(Olivia Xu)는 “다른 툴에서 20회 이상의 프롬프트가 필요했던 복잡한 페이지가 클로드 디자인에서는 프롬프트 2번으로 해결됐다”고 밝혔다.

데이터독(Datadog) 프로덕트 매니저 아니시 케티니(Aneesh Kethini)는 “브리프·목업·리뷰 회의를 오가며 일주일이 걸리던 작업이 이제 단 한 번의 대화로 끝난다”고 평가했다.

캔바와의 협력, 피그마와의 긴장

앤트로픽은 클로드 디자인을 캔바의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디자인 도구에서 시작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각화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도구라는 것이다. 실제로 캔바는 이번 출시의 핵심 파트너다. 캔바(Canva)의 공동창업자 겸 CEO 멜라니 퍼킨스(Melanie Perkins)는 “클로드 디자인의 아이디어와 초안을 캔바로 가져오면 즉시 완전히 편집 가능한 협업 디자인이 된다”고 밝혔다.

캔바는 이미 지난해 7월 클로드용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출시해 수백만 명이 클로드 안에서 캔바를 써왔으며, 올해 1월에는 브랜드 킷 연동을 추가했다. 이번 협력으로 클로드 디자인에서 생성된 아티팩트가 캔바 에디터에서 바로 편집 가능한 구조로 넘어간다.

반면 피그마(Figma)와의 관계는 긴장이 감지된다. 크리거는 4월 14일 피그마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같은 날 더인포메이션은 앤트로픽의 차기 모델이 피그마의 핵심 서비스와 경쟁할 디자인 도구를 포함한다고 보도했다. 피그마는 그간 클로드 모델을 통합하며 앤트로픽과 긴밀하게 협력해왔고, 올해 2월에는 클로드 코드에서 생성한 코드를 피그마 내에서 바로 편집 가능한 디자인으로 전환하는 ‘코드 투 캔버스(Code to Canvas)’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UI·UX 디자인 시장에서 약 80~90%의 점유율을 보유한 피그마에게 클로드 디자인의 등장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가 아니다. 피그마와 어도비(Adobe) 모두 AI 기반 디자인 자동화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클로드 디자인은 “훈련받은 디자이너가 없어도 된다”는 전제로 시장에 들어왔다.

클로드 디자인이 출시된 시점에 앤트로픽의 ARR은 2026년 3월 초 약 200억 달러를 찍은 뒤 4월 초 3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현재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와 2026년 10월 IPO 가능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도 전해졌다.클로드 디자인은 현재 연구 프리뷰 단계로, 클로드 프로·맥스·팀·엔터프라이즈 구독자라면 추가 비용 없이 기존 요금제 한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조직은 기본적으로 비활성화 상태이며, 관리자가 조직 설정에서 직접 활성화해야 한다. claude.ai/design에서 사용 가능하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영문기사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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