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AI 분석 플랫폼 옴니, 시리즈C 1.2억 달러··· 시맨틱 레이어로 BI 시장 공략


기업 데이터를 AI가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문제가 엔터프라이즈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도입하고 대시보드를 구축해도 정작 AI에게 “매출이 얼마냐”고 물으면 팀마다 다른 답이 나오는 현상이 반복된다. 기업마다 쌓인 데이터는 방대한데, 그 데이터를 해석하는 비즈니스 로직은 분산돼 있어 AI 에이전트조차 믿을 수 있는 답을 내놓지 못한다.

omni logo - 와우테일

AI 분석 플랫폼 옴니(Omni)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옴니는 23일(현지시간) 시리즈C 라운드에서 1억 2,000만 달러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아이코닉(ICONIQ)이 이번 라운드를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사인 씨어리 벤처스(Theory Ventures), 퍼스트라운드 캐피털(First Round Capital), 레드포인트 벤처스(Redpoint Ventures), GV가 참여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3,000만 달러 규모의 직원 주식 매입도 포함됐다. 이로써 옴니의 기업가치는 15억 달러로 평가받았으며, 2025년 3월 시리즈B 당시 6억 5,000만 달러에서 1년 사이 두 배 이상 오른 수치다.

옴니는 202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세 명의 프린스턴대 동문이 공동창업했다. 콜린 지마(Colin Zima) CEO와 제이미 데이비슨(Jamie Davidson)은 구글이 26억 달러에 인수한 BI(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플랫폼 루커(Looker)에서 각각 최고분석책임자 겸 제품 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공동창업자 크리스 메릭(Chris Merrick)은 데이터 통합 플랫폼 스티치(Stitch)와 탈렌드(Talend)에서 경력을 쌓았다. 루커에서 데이터 거버넌스와 분석의 한계를 직접 경험한 창업팀이,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새 판을 짠 셈이다.

옴니의 핵심은 ‘시맨틱 레이어(semantic layer)’다. 기업의 원시 데이터와 이를 조회하는 모든 도구 사이에 위치하는 일종의 규칙집으로, “매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팀이 어떤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주요 지표를 어떻게 계산하는지를 중앙에서 정의하고 관리한다. 대시보드든 스프레드시트든 SQL 쿼리든 AI 에이전트든, 동일한 모델을 통해 조회하면 항상 같은 답이 나온다. AI가 생성한 쿼리도 이 시맨틱 모델의 정의와 접근 권한을 따르기 때문에, 숙련된 데이터 분석가가 내놓는 답과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플랫폼은 기술 수준에 따라 포인트앤클릭 UI, 엑셀 방식의 스프레드시트 수식, SQL 에디터, AI 자연어 질의까지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특히 AI 에이전트와의 연동을 강조하는데, 클로드(Claude), 챗GPT(ChatGPT), 커서(Cursor), VS Code에서 옴니의 거버넌스 데이터를 직접 조회할 수 있다. AI 도구에서 쿼리를 날려도 옴니의 비즈니스 로직과 권한 설정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게 핵심이다. 이 덕분에 옴니는 네이티브 분석과 외부 AI 에이전트 모두를 위한 시맨틱 기반 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고객 현황도 눈에 띈다. HR 소프트웨어 기업 밤부HR(BambooHR)은 옴니를 활용해 첫 4개월 만에 3만 명 이상에게 분석 제품을 출시하고, 현재는 10만 명 이상이 사용 중이다. 데이터 파이프라인 플랫폼 크리블(Cribl)은 옴니로 마이그레이션한 지 3개월 만에 전사 셀프서비스 AI 분석 체계를 구축했다. 기타 센터(Guitar Center)는 여러 BI 도구를 옴니로 통합하고, AI 기반 분석을 위한 데이터 기반을 마련했다. 주요 고객사로는 체크르(Checkr), dbt 랩스(dbt Labs), 히이디AI(Heidi AI), 머큐리(Mercury), 펜도(Pendo), 신세시아(Synthesia) 등이 있다. 옴니는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구글 빅쿼리(Google BigQuery),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아마존 레드시프트(Amazon Redshift), 포스트그레스(Postgres), 클릭하우스(ClickHouse) 등 주요 데이터 플랫폼과 연동된다.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 1년간 연간반복매출(ARR)이 4배 성장했고, 2026년 들어서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더블린, 시드니에 약 2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번 투자를 이끈 아이코닉의 매트 제이콥슨(Matt Jacobson) 파트너는 “데이터의 장벽은 접근성에서 이해로 이동했다. 모두가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됐지만, 비즈니스 맥락을 공유하는 레이어가 없으면 답이 흔들린다”며 “진짜 문제는 접근성이 아니라 신뢰였고, 옴니가 그 빠진 레이어를 구축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이코닉은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독(Datadog)에도 투자한 전력이 있다.

경쟁 구도

엔터프라이즈 BI 시장에서 옴니가 맞서는 상대들은 만만치 않다. 마이크로소프트 파워 BI(Microsoft Power BI), 세일즈포스 산하의 태블로(Tableau), 구글 클라우드 소속의 루커(Looker)가 대형 BI 플랫폼의 3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시그마 컴퓨팅(Sigma Computing), 쏘트스팟(ThoughtSpot) 같은 신세대 플랫폼도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앞세워 영역을 넓히고 있다.

더 직접적인 위협은 스노우플레이크데이터브릭스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자체 개발한 ‘시맨틱 뷰(Semantic Views)’를 플랫폼에 내재화해 Cortex Analyst 등 AI 기능과 연동했다. 데이터브릭스는 유니티 카탈로그에 ‘비즈니스 시맨틱스(Business Semantics)’를 최근 정식 출시했다. 두 회사 모두 자체 개발로 시맨틱 레이어를 구축한 것으로, 이미 자사 데이터 플랫폼을 쓰는 고객에게 분석 기능을 번들로 제공하는 전략이다.

반면 오픈AI의 에이전트 플랫폼 프론티어(Frontier)는 옴니의 경쟁자라기보다 보완 관계에 가깝다. 프론티어는 CRM, 데이터 웨어하우스, 사내 애플리케이션 등 기업 시스템 전반을 AI 에이전트와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이고, 옴니는 그 위에서 데이터를 거버넌스 있게 분석하는 레이어다. 실제로 옴니는 클로드, 챗GPT 같은 AI 도구에서 자사 시맨틱 레이어를 직접 조회할 수 있도록 연동을 지원하고 있다.

옴니의 대응 논리는 구조적 우위다. 데이터 웨어하우스 업체들이 시맨틱 레이어를 번들로 끼워 넣으려면 결국 기존 제품 전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반면, 옴니는 처음부터 AI 시대를 겨냥해 설계된 독립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아이코닉의 제이콥슨은 이를 스노우플레이크가 초기에 레거시 데이터 웨어하우스 대비 누렸던 구조적 이점에 비유했다.

이번 투자금은 엔터프라이즈 영업 확대, 데이터 플랫폼 연동 강화, 에이전틱 기능 고도화에 쓰인다. 옴니의 장기 목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쌓이는 기업 차원의 ‘기관 기억(institutional memory)’을 구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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