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의료 인력 부족 메운다 — 스텝풀, 5,500만 달러 투자 유치


미국 헬스케어 업계의 고질적 인력난을 AI 기반 교육 플랫폼으로 풀어나가는 스타트업 스텝풀(Stepful)이 5,500만 달러(약 75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Series C) 투자를 유치했다. 2021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액은 1억 500만 달러에 달한다.

stepful founder - 와우테일

이번 라운드는 기존 투자자인 오크 HC/FT(Oak HC/FT)가 주도했으며, 포어사이트 캐피털(Foresite Capital)·허스트 벤처스(Hearst Ventures)·시티 임팩트 펀드(Citi Impact Fund)가 신규로 합류했다.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와 인터마운틴 헬스(Intermountain Health)도 기존 투자를 이어갔다.

스텝풀이 겨냥하는 문제의 규모는 뚜렷하다. 미국 병원들은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계약직·파견 인력 고용에만 연간 약 970억 달러를 쏟아붓는다. 현재 미국 내 공인 간호사(RN) 부족 인원은 25만여 명, 의사는 8만 5,000명에 달하며 향후 수년 내 필요한 헬스케어 인력은 1,600만 명 규모로 추산된다. 문제는 인력 자체가 없는 게 아니라 제때 교육할 인프라가 없다는 데 있다. 기존 직업 훈련학교와 커뮤니티 칼리지는 정원 제한·긴 수업 기간·높은 비용이 발목을 잡는다. 의료 보조인력 과정 하나를 이수하는 데 평균 2만 달러 이상, 수년이 걸린다.

스텝풀은 이 구조를 뒤집는다. 학생이 학교를 찾는 것이 아니라 병원이 스텝풀을 ‘내부 교육 인프라’로 들여오는 방식이다. 스텝풀은 이를 ‘스쿨 애즈 어 서비스(School as a Service)’라고 부른다. 현재 의료 보조인력(5개월), 약국 기사(4개월), 치과 보조인력(4개월), 실무 간호사(LPN), 수술 기사 등 7개 과정을 운영하며 수료 후 NHA CCMA, PTCB 등 공인 자격증 취득으로 이어진다. 수업은 의료 전문가의 온라인 라이브 강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AI가 학습 참여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1대1 커리어 코치가 수강 중도 이탈을 막는다. 학비는 학생 1인당 평균 2,500달러로 기존의 10분의 1 수준이며, 병원이 학비를 부담하는 고용주 후원 방식이 많아 학생 본인 부담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21년 와이콤비네이터 S21 배치로 출발한 스텝풀은 설립 첫 해 50여 명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3만 2,000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고객사는 마운트 사이나이(Mount Sinai)·오크스너(Ochsner)·프로비던스(Providence) 등 35개 이상의 병원·의료 시스템이며 임상 파트너십 기관은 전국 8,000곳이 넘는다. 플랫폼 졸업률은 75%다. 일반적인 온라인 교육 수료율이 10~2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타임(TIME)지·스태티스타(Statista)는 2025년 미국 최고의 에드테크 기업으로 스텝풀을 선정했다.

경쟁 구도를 보면 스텝풀의 포지셔닝이 더 선명해진다. 기업용 의료 교육 시장에는 릴리어스(Relias)헬스스트림(HealthStream)처럼 13,000개 이상의 병원을 고객으로 둔 대형 학습관리시스템(LMS) 업체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기존 직원의 컴플라이언스 교육과 역량 관리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으로, 신규 인력을 처음부터 길러내는 파이프라인 모델과는 거리가 있다. 반대편에는 메드서츠(MedCerts)·펜 포스터(Penn Foster) 같은 온라인 직업 훈련학교들이 있지만 학생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B2C 모델이어서 병원에 내재화된 구조가 아니다. 클립보드 헬스(Clipboard Health)·인텔리케어(IntelyCare) 등 스태핑 플랫폼은 기존 인력의 배치를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인력난에 접근하지만 새 인력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스텝풀이 ‘병원에 내재화된 AI 교육 파이프라인’이라는 자리를 고집하는 이유다.

리드 투자자인 오크 HC/FT의 비그 찬드라모울리(Vig Chandramouli)는 “온라인 교육과 정교한 AI 엔진을 결합해 인재 공급 문제를 대규모로 해결하는 기업은 스텝풀이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칼 마디(Carl Madi) CEO는 이번 투자금으로 병원·의료 시스템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공인 간호사(RN)·호흡기 치료사(Respiratory Therapy)·영상의학(Imaging) 등 상위 학위 과정을 새롭게 론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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