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설계 차이디스커버리, 4억 달러 투자유치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10년과 수십억 달러가 들고, 임상시험까지 간 후보물질 중 실제로 환자에게 도달하는 것은 10%에 불과하다. AI가 이 비효율을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에 자본이 몰리면서 2025년 한 해 AI 신약개발 분야에 투입된 벤처캐피털은 1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아직 AI가 설계한 신약이 임상 3상을 마치고 규제 승인을 받은 사례는 없다. 2026~2027년이 이 기대가 진짜인지 가려질 시험대인 셈이다.

AI 신약설계 차이디스커버리, 4억 달러 투자유치

이 경쟁의 한복판에 있는 곳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AI 신약개발 기업 차이디스커버리(Chai Discovery)다. 생화학 분자 간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재프로그래밍하는 AI 모델로, 타깃 단백질 정보만 주어지면 완전히 새로운 분자·항체를 처음부터(제로샷) 설계한다. 릴리(Eli Lilly), 화이자(Pfizer) 등 대형 제약사가 이 플랫폼을 실제로 쓰고 있다. 2025년 공개한 Chai-2는 데노보 항체 설계에서 두 자릿수 실험 성공률을 낸 최초의 제로샷 생성 플랫폼으로, 기존 계산 방법 대비 100배 넘게 개선된 결과를 냈다. 최근 내놓은 후속 모델 Chai-3는 표적 성공률과 결합 친화도를 한층 더 끌어올려, 의도한 표적에 훨씬 강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어낸다.

창업자는 조슈아 마이어(Joshua Meier) CEO다. 하버드대 학부 시절 CRISPR 스크리닝 연구로 유명한 펑장(Feng Zhang) 랩에서 연구했고, 졸업 후에는 오픈AI(OpenAI)에서 GPT-1·GPT-2 개발 시기의 머신러닝 연구원으로 일했다. 이후 메타(Meta)의 생성생물학 그룹에서 최초의 트랜스포머 단백질언어모델 ESM1 개발에 참여했고, AI 신약개발 기업 업시(Absci)의 최고AI책임자(CAO)를 거쳐 2024년 3월 잭 덴트(President)·매트 맥파트론(CTO)·자크 부아트로(Jacques Boitreaud)와 함께 차이디스커버리를 창업했다.

차이디스커버리는 인덱스벤처스(Index Ventures) 주도로 시리즈C 4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클라이너퍼킨스(Kleiner Perkins), 세쿼이아캐피탈(Sequoia Capital), 디멘션(Dimension)이 함께 리드했고, 신규 투자자로 베인캐피털벤처스, 배터리벤처스, 베일리기포드, BDT&MSD, 사파이어벤처스, 아브라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스라이브캐피탈, 오픈AI, 오크HC/FT, 멘로벤처스, 제너럴캐털리스트, 글레이드브룩, 아베니어, 라키그룸, 요세미티도 이어서 투자했다. 이번 라운드로 기업가치는 38억 달러로 뛰었는데, 지난해 8월 시리즈A로 7,000만 달러를 유치한 지 불과 넉 달 만인 12월 시리즈B에서 1억3,000만 달러를 유치하며 인정받은 13억 달러 밸류에이션에서 7개월 만에 다시 3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마이어 CEO는 “내일의 의약품은 현대 공학의 정밀함과 속도, 규모로 설계돼야 하고, 이번 투자는 우리가 그 미래로 더 빨리 나아가게 해준다”며 “AI 신약개발은 이제 약속에서 실제 배치 단계로 넘어갔고, 차이의 모델은 이미 파트너사들이 더 나은 분자를 설계하고 어려운 표적에 더 빠르게 도전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인덱스벤처스의 니나 아차지안(Nina Achadjian) 파트너는 “프런티어를 밀어붙이는 기술적 탁월함과 이를 실제 상업적 성과로 옮기는 명확함을 동시에 갖춘 창업팀은 드물다”며 “이미 세계 최대 제약사들에 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쿼이아캐피탈의 팻 그레이디(Pat Grady) 파트너는 “신약개발은 과학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이고, 오랫동안 AI가 풀어줄 것이라는 꿈이 있었다”며 “릴리·화이자를 비롯한 제약업계 최대 기업들과의 실질적 파트너십이 그 꿈을 현실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디멘션의 자베인 다르(Zavain Dar) 창업자는 “디멘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라며 초기 투자자로서 확신이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고 전했다.

AI 분자 설계 경쟁, 노벨상 수상자들까지 뛰어들었다

AI로 신약 분자를 처음부터 설계하는 이 분야에는 이미 거물급 경쟁자가 여럿이다. 자이라테라퓨틱스(Xaira Therapeutics)는 2024년 설립과 동시에 10억 달러를 조달했고,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베이커·캐롤린 베르토치 교수가 공동창업에 참여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분사한 아이소모픽랩스(Isomorphic Labs)는 알파폴드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가 직접 이끌며, 릴리와 17억 달러·노바티스와 12억 달러 규모 파트너십을 동시에 체결했다.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신스(Generate:Biomedicines)는 암젠과 19억 달러, 노바티스와 별도 10억 달러 규모 딜을 맺었고, 레이턴트랩(Latent Labs)은 알파폴드2 핵심 연구자가 창업해 5,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AI 신약개발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