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 제도 개선 국회 토론회 개최 “후속투자 규제 완화해야”


스타트업얼라이언스(Startup Alliance)는 9일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과 함께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유니콘은 어디서 시작되는가-액셀러레이터의 스타트업 생태계 역할과 제도적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액셀러레이터 제도 개선 국회 토론회 개최 "후속투자 규제 완화해야"

이번 토론회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한국법제연구원이 공동 주관한 행사로, 액셀러레이터(AC) 제도 도입 10년을 맞아 AC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실증 데이터로 조명하고 스타트업 성장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AC 제도 개선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영사에서 “액셀러레이터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가장 먼저 발견해 투자하고, 사업모델과 경영전략을 함께 고민하며 성장을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이제는 액셀러레이터가 발굴하고 보육한 기업의 다음 단계까지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우리 창업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액셀러레이터가 현행 법제도의 한계로 발굴 기업들이 도약하는 시기에 투자로 뒷받침하는 게 쉽지 않다”며 “씨앗을 심은 사람이 열매를 맺는 순간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면밀히 살피고 제도의 문을 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는 “국내의 명문 액셀러레이터들은 모두 창업자 출신들이 사재를 털어 시작해서 그들의 경험과 자본으로 생태계를 만들었다”며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키워온 초기 투자 생태계가 AI 시대의 투자 규모 대형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 “데이터로 본 액셀러레이터의 스타트업 생태계 역할”에서 이지영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선임전문위원은 더브이씨(The VC)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5,110개 기업)와 AC 시드 투자 스타트업 대상 설문(180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2017~2025년 AC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은 기업은 3,882개로, 평균 투자금액은 3.7억원(중앙값 1.5억원)이었다. 이 선임전문위원은 초기 스타트업의 가장 큰 숙제인 PMF(제품-시장 적합성)를 달성하는 데 AC의 브랜드·평판, 멘토링·코칭, 후속 투자자 연결 등의 지원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도움이 되었다며, AC의 핵심 가치가 투자금보다 신뢰 시그널, 역량 전수, 네트워크 연결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기여는 성장 단계에서 단절되는 경향을 보였다. 프리A 단계에서는 AC와 VC의 후속투자 비율 격차가 1.2배로 크지 않았으나, 시리즈A부터 격차가 3.2배로 벌어졌다. 이 선임전문위원은 액셀러레이터가 매년 투자금의 40% 이상을 업력 3년 이내 초기창업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현행 의무투자비율 규정과 맞물린 결과로, AC 시드 스타트업 폐업의 95.3%가 발생하는 시드→시리즈A(이른바 데스밸리) 구간에서 정작 AC의 후속 지원을 받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한국법제연구원 박세훈 규제혁신법제팀장은 “액셀러레이터의 스타트업 성장 지원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현행 벤처투자법상 액셀러레이터 규율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짚고 5대 개선과제를 제시했다. ▲벤처투자법 제26조 개정을 통한 투자의무 대상 확대(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대한 후속투자 유형 신설 등 4개 유형으로 확대) ▲개인투자조합·벤처투자조합 규정(제13·51조)의 동반 정비 ▲컴퍼니빌딩 관련 계열회사 규제 적용 예외의 명문화 ▲신용공여 정의·범위에 대한 위임규정 신설 ▲누적 투자실적·전문인력 규모에 따른 규제 수준 차등화 방안 등 액셀러레이터 산업의 지속가능성 기반 조성이 그것이다. 박 팀장은 이를 위해 하위법령 정비(단기, ~6개월)→법률 개정(중기, ~1년)→운영 기반 마련(장기, 1~2년)의 3단계 입법 로드맵을 제안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전성민 가천대 교수(前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가 좌장을 맡아 액셀러레이터의 스타트업 생태계 역할과 제도적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종합 토론에서도 액셀러레이터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창업자에게 가장 도움이 필요한 시기는 업력 0~2년 차인데, 이 구간이 벤처캐피탈 투자 수익률이 가장 낮은 구간이라 액셀러레이터라는 모델이 등장한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프로그램 운영, 공간 임대, 후속 투자 등 다양한 수익 모델로 액셀러레이터가 성장해 왔지만, 국내는 행위 제한이 많아 대부분 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황규용 그린다 대표는 “저희 같은 그린테크·딥테크 기업의 경우, 기술 개발과 인허가, 공장 설립, 시장 검증까지 거쳐야 하다 보니 창업 3년이 지나도 데스밸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새로운 투자자는 낯선 사업모델을 짧은 시간 안에 이해하기 어렵지만, 초기부터 함께해 온 액셀러레이터는 회사의 기술과 성장 가능성을 가장 잘 안다”며 “액셀러레이터의 후속 투자는 ‘이 회사를 가장 오래 지켜본 투자자가 여전히 이 회사를 믿고 있다’는 명확한 신뢰 신호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홍열 중소벤처기업부 투자관리감독과 사무관은 “제도 도입 10년을 맞아 살펴보니 창업기획자의 유형과 투자 모델이 크게 다양화되고 있다”며 “10년 동안 양적 성장이라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만큼, 앞으로 10년은 질적 전환을 어떻게 이뤄낼지가 정부와 업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전성민 교수는 “스타트업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건 그 기업을 잘 키워내는 일이고, 그런 점에서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런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졌다는 것 자체가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같은 날 액셀러레이터 생태계를 데이터로 분석한 「액셀러레이터(AC)가 만드는 성장: AC의 역할과 가치」 리포트도 발간했다. 창업기획자 제도가 도입된 지난 10년간 등록 액셀러레이터는 531개로 늘었지만, 그 실제 성과가 데이터로 조명된 적은 없었다. 이번 리포트는 더브이씨(The VC) 투자 데이터베이스(5,110개 기업)와 AC 시드 투자 스타트업 대상 설문조사(180명)를 함께 분석해, AC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실제로 어떻게 기여해왔는지를 짚었다.

성장퍼널 분석 결과 2017~2025년 AC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은 3,882개 기업 중 시리즈A에 도달한 비율은 16.5%, 시리즈C는 1.6%로 나타났다. 관찰기간을 통제한 생존율은 AC 시드 기업이 82.8%로 VC 시드 기업(82.1%)과 유사해,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도 유사한 생존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원 기업의 37.8%는 비수도권 소재였고, 업종도 바이오·헬스케어부터 제조·딥테크까지 다양해 폭넓은 저변의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었다.

창업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AC로부터 시드 투자금, 멘토링·코칭, 동료 창업가 네트워킹, AC 브랜드·평판 순으로 충분히 지원받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76.6%가 PMF(제품-시장 적합성)를 “부분 달성” 이상으로 인식했고, 68.9%는 그 과정에서 AC가 “보통” 이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AC 브랜드·평판, 멘토링·코칭, 후속 투자자 연결과 같은 비재무적 지원이 창업자가 체감하는 AC의 PMF 달성 기여도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대 공동대표는 “이번 리포트를 통해 액셀러레이터가 실제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왔는지,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함께 들여다보고 싶었다”며 “이를 통해 초기 창업 생태계가 다시 활력을 찾고 새로운 창업자가 유입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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