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델 통합 라우팅 ‘오픈라우터’, 시리즈B 1억1,300만 달러 투자 유치


AI 모델 선택의 시대다. 기업들은 더 이상 단일 AI 모델에 의존하지 않는다. 용도에 따라 OpenAI, Anthropic, Google, Meta의 모델을 넘나들며 최적의 조합을 찾는다. 문제는 복잡성이다. 수십 개 모델 제공업체마다 API가 다르고, 과금 체계가 다르고, 성능 특성이 다르다. 개발자들은 모델 하나 바꿀 때마다 코드를 뜯어고쳐야 했다.

openrouter logo - 와우테일

오픈라우터(OpenRouter)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한다. 하나의 API로 300개 이상의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는 통합 라우팅 플랫폼이다. 개발자는 오픈라우터 API 하나만 연동하면 OpenAI의 GPT, Anthropic의 Claude, Google의 Gemini, Meta의 Llama, Mistral, DeepSeek 등 주요 모델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모델별로 별도 계약을 맺거나 API 키를 관리할 필요가 없다. 가격과 속도, 성능을 비교해 상황에 맞는 모델을 실시간으로 선택하면 된다.

창업자 알렉스 아탈라(Alex Atallah)는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penSea)의 공동창업자 출신이다.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다양한 체인과 프로토콜을 연결하는 인프라의 가치를 체득한 그가 AI 모델 생태계에서 같은 역할을 노린 셈이다.

오픈라우터가 캐피탈G(CapitalG) 주도로 시리즈B 1억1,3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a16z)와 멘로 벤처스(Menlo Ventures)가 공동 참여했다. 주목할 점은 엔비디아 벤처스(NVentures)의 참여다. GPU 제조사 엔비디아가 AI 추론 인프라 레이어에 직접 투자한 것은 모델 실행 환경 전반에 대한 전략적 관심을 드러낸다. 이 외에도 서비스나우 벤처스(ServiceNow Ventures), 몽고DB 벤처스(MongoDB Ventures), 스노우플레이크 벤처스(Snowflake Ventures), 데이터브릭스 벤처스(Databricks Ventures) 등 기업형 벤처캐피탈들이 대거 합류했다. 시드와 시리즈A 투자자였던 앤드리슨 호로위츠, 옥타 벤처스(Okta Ventures), 리그 오브 제너럴리스트(League of Generalists)도 후속 투자에 나섰다.

주간 25조 토큰, AI 인프라의 새로운 기준

성장세가 가파르다. 오픈라우터의 주간 토큰 처리량은 25조 개를 돌파했다. 처리 토큰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AI 라우팅 플랫폼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수백만 명의 개발자와 10만 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이 AI 모델에 접근하고 있다.

핵심은 선택권이다. 오픈라우터는 개발자들이 품질, 비용, 속도 사이에서 최적점을 찾을 수 있도록 실시간 비교 도구를 제공한다. 같은 프롬프트를 여러 모델에 동시에 던져 응답 품질을 비교하거나, 비용 대비 성능이 가장 좋은 모델을 자동으로 선택하는 기능도 있다. 특정 모델이 다운되면 자동으로 대체 모델로 폴백(fallback)하는 안정성 기능도 갖췄다.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하다. 오픈라우터를 통해 처리되는 토큰에 소정의 마진을 붙인다. 개별 모델 제공업체 가격에 약간의 라우팅 비용이 추가되는 구조다.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수익이 따라오는 구조인 만큼, 25조 토큰이라는 처리량은 곧 매출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AI 에이전트 시대, 라우터의 전략적 위치

오픈라우터가 주목받는 이유는 AI 에이전트 시대의 도래와 맞물린다.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는 단일 모델로 작동하지 않는다. 추론에는 강력한 모델을, 반복적인 작업에는 저렴하고 빠른 모델을, 특수 도메인에는 전문 모델을 조합해 쓴다. 이런 멀티모델 오케스트레이션 환경에서 오픈라우터 같은 통합 라우팅 레이어는 필수 인프라가 된다.

이번 투자금은 엔터프라이즈 기능 강화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기업 고객을 위한 보안 기능, SLA(서비스수준협약) 보장, 세분화된 분석 도구 등이 개발 로드맵에 올라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 확대와 모델 제공업체 파트너십 확장도 병행한다.

경쟁 환경

AI 모델 라우팅 및 통합 API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베이스텐(Baseten)은 모델 추론 인프라와 함께 멀티모델 배포 기능을 제공하며, 올해 초 4억 달러 규모 시리즈D를 유치했다. 파이어웍스AI(Fireworks AI)도 자체 추론 인프라 위에 다양한 오픈소스 모델을 서빙하며 2억5천만 달러 시리즈C를 마감했다.

다만 오픈라우터는 자체 인프라를 운영하기보다 순수 라우팅 레이어로 포지셔닝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인프라 투자 부담 없이 모델 선택의 유연성에만 집중하는 전략이다. 이는 특정 인프라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기업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지점이다.

AI 추론 시장의 경쟁 구도와 주요 플레이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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