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팀 AI 운영 플랫폼 워드스미스, 7천만 달러 시리즈B 유치


기업 법무팀에는 시스템이 없다. 영업팀엔 CRM이 있고, 재무팀엔 ERP가 있고, 개발팀엔 지라(Jira)가 있다. 법무팀엔 슬랙 채널, 이메일 더미, 채팅 스레드, 반쯤 완성된 문서들이 있다. 문제는 변호사도, 속도도 아니다. 법무팀이라는 기능 자체가 운영되는 시스템이 없었던 것이다.

wordsmith series b funding - 와우테일

영국 에든버러 기반의 법률 AI 스타트업 워드스미스(Wordsmith AI)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해 지난 3일 7천만 달러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이번 라운드로 누적 투자액은 1억 달러에 달한다.

창업자가 변호사인 이유

로스 맥네언(Ross McNairn) CEO는 직접 변호사로 일한 경험이 있다. 이후 테크 업계로 전향해 첫 스타트업을 스카이스캐너(Skyscanner)에 매각했고, B2B SaaS 플랫폼 Perk에서 ARR을 100만 달러에서 2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법률 현장을 알면서 동시에 SaaS 스케일링 경험을 갖춘 창업자다.

그가 2023년 최고기술책임자(CTO) 볼로디미르 기기냑(Volodymyr Giginiak), 최고운영책임자(COO) 로비 팔켄탈(Robbie Falkenthal)과 함께 워드스미스를 창업한 건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었다. “AI 시대에 기업이 AI 속도로 움직이면, 법무팀도 그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법무 요청을 받아 처리하는 ‘AI 인박스’

워드스미스가 만드는 것은 기업 법무팀을 위한 운영 플랫폼이다. 핵심은 ‘일을 처리하는 인박스(inbox that does the work)’다. 슬랙, 이메일, 세일즈포스(Salesforce),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 어느 채널로 들어오는 법무 요청이든 한곳으로 모아 담당자, SLA, 이해관계자, 맥락을 자동 부여한 뒤 AI가 처리 가능한 업무는 직접 완료한다. NDA 검토, 벤더 계약, 개인정보 설문지 등 반복 루틴 업무가 대상이다.

법무팀 입장에서 이는 외부 로펌 비용을 줄이는 직접적인 수단이 된다. 맥네언 CEO는 “법무팀엔 또 다른 파일링 캐비닛도, 변호사 한 명을 빠르게 만드는 코파일럿도 필요 없다. 워드스미스는 일을 처리하는 프론트 도어”라고 말했다.

현재 BT, 캔바(Canva),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세이지(Sage), 스탈링(Starling), 트립닷컴(Trip.com) 등 500개 이상의 기업이 플랫폼을 사용한다. 지난 12개월간 매출은 14배 성장했다.

7천만 달러, 제품 완성에 쓴다

이번 라운드는 하이랜드 유럽(Highland Europe)이 리드했고 인덱스 벤처스(Index Ventures)가 공동 참여했다. 인덱스 벤처스는 2024년 6월 시드(500만 달러)와 2025년 6월 시리즈A(2,500만 달러)에도 참여한 기존 투자자다.

자금은 제품 개발 가속화에 투입된다. 하반기 로드맵은 구체적이다. 2분기엔 옴니채널 인박스, 3분기엔 매터(matter) 레이어(담당자·SLA·컨텍스트 자동 부여), 4분기엔 법무 비용 및 성과 데이터 대시보드를 출시한다. CFO가 법무팀 비용을 처음으로 숫자로 볼 수 있게 되는 단계다. 채용도 확대해 연말까지 미국·영국·EMEA 전반에서 약 300명 규모로 성장할 계획이다.

경쟁사들 — 치열해지는 법률 AI 판

워드스미스가 뛰어드는 리걸테크 AI 시장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AI 시대의 레그테크·컴플라이언스 자동화 지형도 2026에서 정리된 것처럼, 법률 AI 소프트웨어 시장은 2025년 31억 달러에서 2030년 108억 달러로 연 28.3% 성장이 전망된다.

주요 경쟁자들도 대규모 투자를 받고 있다. 로펌과 대형 기업 법무팀을 대상으로 하는 하비(Harvey)는 기업가치 110억 달러에 2억 달러를 유치했다. AI 기반 법률 연구 플랫폼 레고라(Legora)는 시리즈D에서 5억5천만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55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계약 검토 AI 루미넌스(Luminance)도 7,5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다만 워드스미스의 포지셔닝은 차별화돼 있다. 하비와 레고라가 로펌이나 개별 변호사 생산성에 집중하는 반면, 워드스미스는 처음부터 사내 법무팀만을 대상으로 설계했다. 유럽 리걸테크 투자 규모는 2024년 3억8천만 유로(79건)에서 2025년 8억4천만 유로(93건)로 급증하며 이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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