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검열·프라이버시 AI 베니스AI, 6,500만 달러 유치… 유니콘 등극


이제 사람들은 생각하고, 창작하고, 결정하는 많은 과정을 AI에 맡긴다. 그만큼 AI는 한 사람의 디지털 삶에서 가장 내밀한 표면이 됐지만, 대다수 AI 서비스는 이 대화를 ‘보관해야 할 데이터’로 취급한다. 프롬프트는 기록되고 분석되며 사용자 신원과 묶인다. 그 기록은 팔리거나 해킹당하거나 소환장·정부 요구에 넘어갈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됐다.

무검열·프라이버시 AI 베니스AI, 6,500만 달러 유치… 유니콘 등극

베니스AI(Venice AI)는 프라이버시와 ‘무검열’을 앞세운 AI 플랫폼이다. 이 회사의 핵심은 데이터를 잘 관리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애초에 회사가 사용자 데이터를 갖지 않도록 설계했다는 데 있다. 베니스는 프롬프트를 로깅하지 않으며, 대화는 회사 서버가 아니라 사용자 본인의 기기에 저장된다. 또한 모델을 검열하거나 사용자가 무엇을 물을 수 있는지 제한하지 않는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텍스트·이미지·영상·음성에 걸친 200개 이상의 프런티어·오픈소스 AI 모델을 익명으로 쓸 수 있다.

크립토 거물이 세운 ‘AI 은신처’

회사를 세운 인물은 에릭 부히스(Erik Voorhees)다. 비트코인 초기 옹호자이자 암호화폐 거래소 셰이프시프트(ShapeShift)를 창업한 크립토 업계의 유명 인사로, 오랫동안 프라이버시 보호를 주창해 왔다. 그는 2024년 “수십억 명이 프라이버시를 희생하지 않고 기계 지능을 쓰게 하겠다”며 베니스를 창업했다. 그는 “지능은 인간과 기계의 협업이 되어가고 있으며, 베니스의 사명은 이를 대규모 감시와 검열로부터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장세는 빠르다. 등록 사용자는 350만 명, 월간 처리 토큰은 1조3천억 개에 이른다. 개발자들의 API 호출은 하루 200만 건을 넘어선다. 무엇보다 회사는 이미 흑자를 내고 있으며, 연 환산 매출(ARR)이 7천만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립토 VC가 주도한 6,500만 달러

베니스AI는 6,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창업 이후 처음 받는 외부 투자로, 회사 가치는 10억 달러로 평가돼 단숨에 유니콘에 올랐다. 이번 라운드는 크립토 전문 벤처캐피털 드래곤플라이(Dragonfly)가 주도했고, 코인베이스 벤처스(Coinbase Ventures), 에프프라임(F-Prime), 노스아일랜드 벤처스(North Island Ventures) 등이 참여했다. 확보한 자금은 소비자 앱과 API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데 쓰인다.

크립토 색채도 뚜렷하다. 베니스는 올해 1월 자체 토큰 ‘VVV’를 출시해, 이를 스테이킹하면 하루 1달러어치의 AI 크레딧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전체 발행량의 약 42%에 해당하는 3,370만 VVV가 소각됐다. 다만 부히스에 따르면 실제로 암호화폐로 결제하는 사용자는 전체의 8%가량에 그친다.

애그리게이터 경쟁 속 ‘프라이버시’라는 차별점

여러 AI 모델을 한곳에서 쓰게 해주는 ‘애그리게이터’ 시장은 이미 경쟁이 붙어 있다. 대표적으로 오픈라우터(OpenRouter)는 다양한 AI 모델을 하나의 창구로 연결하며 1억1,300만 달러 시리즈B를 유치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개발자·편의성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베니스AI는 ‘프라이버시’와 ‘무검열’을 전면에 내세워 결을 달리한다. AI가 개인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감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수록, 베니스가 노리는 틈새도 넓어지는 셈이다.

생성AI 서비스 시장 지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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