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오픈AI 지분 5% 美 국부펀드에 기부 제안


올트먼, 오픈AI 지분 5% 美 국부펀드에 기부 제안

오픈AI(OpenAI)가 회사 지분 5%를 미국 국부펀드에 내놓겠다는 제안을 트럼프 행정부 쪽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에 따르면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CEO는 이 제안을 통해 워싱턴과의 관계를 다지고 정치적 반발을 잠재우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다른 AI 기업들도 비슷한 규모의 지분을 함께 내놓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 오픈AI 지분 5% 美 국부펀드에 기부 제안

오픈AI는 지난 2월 마무리한 대규모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8,52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이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하면 지분 5%의 가치는 약 426억 달러에 달한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올트먼은 정부가 오픈AI 지분 5%를 갖는 대신, 앤트로픽(Anthropic)·구글(Google)·메타(Meta) 등 주요 AI 기업들도 정부 산하 국부펀드 형태의 기구에 동일한 비율의 지분을 내놓는 구조를 초기 논의 단계에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앤트로픽 측은 정부와 지분 관련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구글과 메타는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제안이 나온 배경에는 미국 AI 기업을 향한 워싱턴의 압박이 있다. 정부는 AI 모델의 사이버보안 취약점과 함께, 값싸면서도 성능은 크게 뒤지지 않는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의 부상을 경계해왔다. 실제로 앤트로픽은 수출 통제 지침을 이유로 최고 성능 모델인 미토스(Mythos)·페이블(Fable)에 대한 해외 접근을 지난달 일시 차단했다가, 정책 당국의 안전 우려를 해소한 뒤에야 최근 접근을 복원할 수 있었다. AI 기업들이 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할 유인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미 비슷한 구상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그는 “AI 기업의 일부 지분을 미국 국민에게 나눠줘 국민이 사실상 기업의 파트너가 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지분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지난해 8월 인텔(Intel)에 88억7천만 달러를 투자하며 9.9%의 지분을 확보한 전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 거래를 두고 “더 큰 지분을 요구했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번 오픈AI 제안 역시 인텔식 정부 지분 확보 모델을 AI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오픈AI는 정부 지분 참여보다 한발 더 나아간 구상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지난 4월 발표한 정책 보고서 “지능의 시대를 위한 산업 정책(Industrial Policy for the Intelligence Age)”에서는 정부와 AI 기업이 함께 출자해 AI 관련 자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국민에게 직접 배분하는 “공공 부(富)펀드(Public Wealth Fund)” 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오일 수익을 주민 배당금으로 지급해온 알래스카 영구기금(Alaska Permanent Fund)을 모델로 삼아, 출발선의 자산이나 자본 접근성과 무관하게 더 많은 사람이 AI가 만드는 성장의 과실을 나눠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번 지분 기부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실제 이행을 위해서는 의회 승인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절차를 상당히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변수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보다 훨씬 급진적인 안도 나와 있다.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은 지난 6월 “미국 AI 국부펀드법(American AI Sovereign Wealth Fund Act)”을 발의했다. 연간 AI 관련 매출 2억 달러를 넘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AI 기업의 주식에 일회성으로 50%의 세금을 물리고, 이를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징수해 독립기구인 ‘민주적 AI를 위한 위원회’가 관리하는 공공기금에 편입하는 내용이다. 데이터센터·인프라·로봇 사업을 다루는 기업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이렇게 조성되는 기금 규모는 최대 7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AI 사업이 전체 사업의 일부에 불과한 구글이나 스페이스X(SpaceX) 같은 기업은 비(非)AI 부문을 분사해 과세 대상에서 빠질 수 있는 예외 조항도 담겼다. 이 법안은 아직 상원 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두 제안은 방향이 다르다. 오픈AI가 내놓은 안은 기업의 ‘자발적 기부’ 형태를, 샌더스 의원의 법안은 정부 주도의 ‘강제 과세’ 방식을 취한다. 그러나 AI가 만드는 부를 소수의 기업과 투자자를 넘어 대중이 나눠 가져야 한다는 문제의식만큼은 공유하고 있다.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AI 대기업의 부를 어떻게 사회와 나눌 것인가는 앞으로도 미국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주요 AI 기업들의 투자 관계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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