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현장 투입 범용로봇 월든로보틱스, 3억 달러 투자유치


제조·물류 현장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인구구조 변화, 늘어나는 수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특정 작업 하나만 반복하도록 프로그래밍된 기존 산업용 로봇으로는 이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최근 물리 세계에서 직접 몸을 움직여 일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인데, 지난해에만 로봇 스타트업에 138억 달러가 몰리며 2021년 정점(131억 달러)을 넘어섰다.

제조현장 투입 범용로봇 월든로보틱스, 3억 달러 투자유치

이 흐름 한복판에서 스텔스를 벗고 등장한 곳이 미국의 풀스택 피지컬 AI 기업 월든로보틱스(Walden Robotics)다. 다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들이 기존 로봇 하드웨어에 AI 두뇌를 얹는 방식을 택하는 것과 달리, 월든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AI 모델·애플리케이션 계층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만든다. 로봇은 상체에 팔 두 개를 단 휴머노이드 형태지만 하체는 바퀴형 베이스를 채택했는데, 공장 안전 인증을 더 수월하게 통과하기 위한 설계라는 설명이다. 모방학습(imitation learning)·시뮬레이션·원격조작(teleoperation)을 조합해 로봇의 정교한 손동작을 훈련시킨다. 실험실이 아니라 실제 제조·물류 현장에 이 로봇을 투입해 첫날부터 사람과 나란히 실무를 수행하게 하고, 일하면서 계속 학습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숙련된 현장 인력이 자동화하기 어려운 반복 작업을 로봇에 맡기고, 정작 판단력과 장인정신이 필요한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다는 설계 철학을 갖고 있다. 자동차·항공우주·반도체·전자·물류·생명과학 등 여러 산업의 전략적 파트너와 협력 중이며, 2026년 1월 토요타리서치인스티튜트(Toyota Research Institute)에서 분사해 나온 이후 곧바로 여러 업종 고객사와 일을 시작했다. 지난 2월부터는 북미의 한 토요타 공장에서 로봇이 8시간 교대 근무를 서며 자동차 부품 상하차, 설비 청소, 조립용 부품 키팅 작업을 실제로 수행 중인데, 첫 파일럿에서 실전 투입까지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CEO 겸 공동창업자 러스 테드레이크(Russ Tedrake) 박사는 MIT 전기공학·컴퓨터과학·기계공학·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이자 토요타리서치인스티튜트 산하 ‘라지 비헤이비어 모델(Large Behavior Models, LBM)’ 부문 수석부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로봇이 이미지 생성 모델인 디퓨전 모델을 응용해 작업을 배우게 하는 ‘디퓨전 폴리시(Diffusion Policy)’를 비롯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의 핵심 연구를 다수 개척해왔다. 월든로보틱스는 테드레이크를 포함해 토요타리서치인스티튜트·MIT·스탠퍼드·아마존 출신 로보틱스·AI 전문가들이 2026년 함께 창업했다.

월든로보틱스는 토요타(Toyota Motor Corp·Toyota Invention Partners·Toyota Ventures)와 디비에이션캐피털(Deviation Capital)이 공동 주도한 라운드에서 3억 달러를 유치하며 스텔스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엔비디아(NVIDIA), 보잉(Boeing), 삼성벤처스(Samsung Ventures), 프로로지스벤처스(Prologis Ventures), 코어위브벤처스(CoreWeave Ventures), AE벤처스(AE Ventures)와 재무적 투자자인 칼리브레이트벤처스, 콜캐피털, 샤인캐피털, 넥스트뷰벤처스, 스퀘어포인트캐피털, 원매디슨그룹, KAS벤처파트너스, 멘로벤처스(Menlo Ventures) 등도 참여했다. 이번 라운드로 기업가치는 11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Walden robotics logo - 와우테일

토요타 모터코퍼레이션의 나카지마 히로키(Hiroki Nakajima) 이사회 멤버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월든의 독자성은 실무 환경에서 첫날부터 가치를 제공하는 로봇을 만든다는 데 있다”며 “가이젠(改善)과 지도카(自働化)를 비롯해 사람을 키우고 지원하는 데 대한 강한 헌신까지, 토요타와 월든이 공유하는 가치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말했다. 디비에이션캐피털의 콜린 베이른(Colin Beirne) 파트너는 “월든 팀은 로보틱스 기초 연구, 대규모 생산 하드웨어, 사업 리더십을 아우르는 보기 드문 융합형 전문가 집단”이라고 평가했다.

피지컬 AI 두뇌 경쟁, 몸값도 천정부지

로봇에 범용 두뇌를 심으려는 경쟁은 이미 조 단위 밸류에이션 싸움으로 번졌다. 피지컬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는 세탁물 개기부터 상자 조립까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범용 정책 모델 ‘파이제로(π0)’로 기업가치 56억 달러를 인정받았고, CMU 로보틱스 교수 출신이 창업한 스킬드AI(Skild AI)는 로봇 형태를 가리지 않고 제어하는 ‘옴니바디드’ 파운데이션 모델 ‘스킬드 브레인’으로 소프트뱅크 주도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 140억 달러에 도달했다. 휴머노이드 진영의 피겨AI(Figure AI)도 기업가치 390억 달러를 인정받으며 실제 공장 배치를 늘리고 있다. 월든로보틱스는 이들과 달리 토요타 생산 현장에서 이미 실전 검증을 마쳤다는 점을 앞세워 ‘두뇌’ 경쟁이 아닌 ‘실전 배치’ 경쟁으로 승부를 보려 한다. 피지컬 AI·로봇 산업 지형 전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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