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성 받아쓰기 위스퍼 플로우, 2억8천만 달러 시리즈B 유치


음성 입력은 오랫동안 실패한 카테고리였다. 15년 넘게 사람들이 컴퓨터에 말을 걸어 한 일이라고는 날씨를 묻거나 타이머를 맞추는 정도였다. 기대가 낮으니 틀려도 상관없었다. 다시 말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었다.

AI 음성 받아쓰기 위스퍼 플로우, 2억8천만 달러 시리즈B 유치

지금은 다르다. 업무 문서와 중요한 메시지를 말로 쓰기 시작하면 단어 하나가 틀리는 순간 대가가 생긴다. 멈추고, 키보드로 손을 옮기고, 고치고 나면 하려던 생각은 이미 사라져 있다. 말로 입력하는 이유가 자기 생각의 흐름 안에 머무르기 위해서인데, 몇 문장마다 그 흐름을 끊는 도구는 아무것도 아껴주지 못한다.

누적 600억 단어

위스퍼 플로우는 맥·윈도우·아이폰·안드로이드에서 어느 앱에나 말한 내용을 곧바로 글로 바꿔 넣어주는 받아쓰기 도구다. 사용자가 지금까지 이 도구로 쓴 글은 600억 단어를 넘었다. 포춘 500대 기업 대부분과 1만 곳 이상의 기업이 쓰고 있다. 이달 초에는 회의 내용을 정리해주는 노트테이커를 내놨다. 회사는 플로우를 ‘컴퓨터에 하는 말’, 노트테이커를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로 구분한다.

시작은 받아쓰기가 아니었다. 공동창업자 타나이 코타리와 사하지 가르그는 스탠퍼드대 기숙사에서 만나 소리를 내지 않고 컴퓨터를 조작하는 무음 발화 웨어러블을 만들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 가까운 기기였고, 정작 개발팀조차 쓰지 않았다. 창업 3년 차에 이를 접고 플로우로 방향을 틀었다.

2억8천만 달러, 기업가치 20억 달러

위스퍼 플로우는 2억8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기업가치는 20억 달러로 평가받았고, 누적 조달액은 3억6,100만 달러가 됐다. 지난해 3천만 달러 시리즈A를 이끌었던 멘로벤처스가 이번에도 리드를 맡았다. 멘로벤처스가 AI 기업에 집행한 투자 가운데 가장 큰 축에 든다.

기존 투자사인 노터블캐피탈, NEA, 네오벤처스, 8VC, MVP벤처스가 후속 투자했다. 애크루, 액티베이트, 포러너, 굿워터, 피크XV, 투게더펀드, 플러스캐피탈이 새로 참여했다. 플러스캐피탈은 운동선수와 문화계 인사를 묶어 투자하는 곳으로, 클레이 톰슨과 폴 조지, 트레 영, 도만타스 사보니스, 조 버로우 등이 이름을 올렸다. 리투아니아어와 스페인어, 영어를 오가며 자란 사보니스는 어떤 언어로 말해도 따라오는 제품이라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포춘은 위스퍼 플로우의 매출이 네 개 분기 연속 15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수백만 명의 개인 사용자와 10만 곳의 비즈니스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음성 모델 ‘칸토’

투자 발표와 함께 첫 자체 음성 모델 칸토(Canto)의 프리뷰도 공개했다. 파라미터 20억 개 규모다.

대부분의 음성 모델은 조용한 방에서 좋은 마이크로 녹음한 깨끗한 음성으로 학습하고 평가받는다. 실제 사용 환경은 그렇지 않다. 차 안이거나 길거리이거나, 한 발짝 옆에서 다른 사람이 통화하는 사무실이다. 회사는 소음과 바람, 강한 억양, 음악이 섞인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 단어 오류율이 30% 이상에서 5~10%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일상적인 사용에서는 손봐야 하는 받아쓰기가 30~35% 줄어들 것으로 본다.

언어를 섞어 쓰는 습관도 겨냥했다.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하루 중 언어를 옮겨 다니고, 한 문장 안에서 바꾸기도 한다. 힌디어와 영어를 섞는 힝글리시가 대표적이다. 힌디어 사용자는 평소 데바나가리 문자로 쓰지만 힝글리시를 말할 때는 로마자로 돌려받길 기대한다. 모든 단어를 정확히 알아들어도 그대로 보낼 수 있는 결과물이 아닌 셈이다. 사용자 사전과 주변 인물의 이름을 함께 참고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회사가 내부적으로 삼는 지표는 ‘제로 에디트 레이트’다. 말한 것 가운데 손대지 않고 그대로 쓸 수 있는 비율이다. 보낼 만한 수준이나 고치기 쉬운 정도가 아니라, 아예 건드리지 않은 것만 센다. 이번 라운드의 가장 큰 몫이 이 격차를 좁히는 연구에 들어간다. 지난달 세운 고급 인터페이스 연구소도 같은 맥락이다. 아마존 알렉사 초기 팀 출신인 최고과학책임자가 이끌며, 말한 내용을 글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의도와 맥락을 이해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목표로 한다.

경쟁 구도

음성 AI 투자는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몰렸다. 음성 AI 플랫폼 딥그램은 지난 1월 1억3천만 달러를 유치하며 유니콘에 올랐고, 음성 합성 선두인 일레븐랩스110억 달러 가치에 5억 달러를 조달했다. 프랑스의 그라디움시드 라운드를 1억 달러로 늘렸고, 중국의 피시 오디오5,200만 달러 시드를 받았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쪽이고, 위스퍼 플로우는 알아듣는 쪽이다.

받아쓰기 자체를 두고 겨루는 상대는 따로 있다. 윌로우, 모놀로그, 아쿠아, 슈퍼위스퍼 같은 도구들이 같은 자리를 노린다. 노트테이커가 들어간 회의록 시장에는 그래놀라, 파이어플라이즈, 리드AI가 있고, 하드웨어로 접근한 플라우드기기 200만 대를 팔아 연간 반복매출 1억 달러를 넘겼다.

가장 큰 변수는 빅테크다. 구글은 지난 4월 구독료 없는 무료 받아쓰기 앱을 내놨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음성·전사 자체 모델을 공개했다. 오픈AI도 API에 실시간 음성 번역·전사 기능을 넣었다. 운영체제에 기본 탑재된 받아쓰기가 공짜로 따라붙는 시장에서, 위스퍼 플로우가 내건 답은 정확도 하나다.

음성을 포함한 생성AI 서비스 시장의 전체 구도는 여기를 참고하시길.

주요 AI 기업들의 투자 관계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AI Dictation Startup Wispr Flow Raises $280M Series B at $2B Valu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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