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마벨과 TPU 반도체 공동개발…최대 122억 달러 지분 옵션


AI 칩을 직접 설계하는 빅테크는 설계 파트너가 필요하다. 아키텍처는 자기가 잡아도 물리적 구현과 검증, 양산 이전 단계는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 맡는 구조다. 구글의 TPU는 지난 10년간 그 자리를 브로드컴에 맡겨왔다.

구글, 마벨과 TPU 반도체 공동개발…최대 122억 달러 지분 옵션

이제 그 자리에 마벨이 들어왔다. 구글은 마벨과 TPU 생태계에 붙는 커스텀 실리콘을 공동 개발하기로 하고, 대가를 현금이 아니라 지분을 살 권리로 받았다.

칩을 사줄수록 지분이 늘어난다

구조가 특이하다. 구글은 마벨 주식 5,897만907주를 주당 206.58달러에 살 수 있는 워런트를 받았다. 전량 행사하면 122억 달러 규모다. 계약 기간은 마벨 2033 회계연도까지다.

핵심은 이 권리가 한 번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첫해에 약 140만 주가 행사 가능해지고, 나머지는 구글이 칩을 사들이는 실적에 따라 단계적으로 풀린다. 구매액 5억 달러마다 다음 물량이 열리는 방식이다. 목표를 모두 채우면 계약 기간 전체에 걸친 커스텀 칩 매출이 1,20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구글이 워런트를 전부 행사하면 마벨의 5대 주주가 된다. 돈을 주고 지분을 사는 통상적인 전략 투자가 아니라, 주문을 넣을수록 지분을 살 자격이 커지는 구조다. 구글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마벨은 매출과 대형 주주를 동시에 얻는다.

브로드컴을 밀어내는 것은 아니다

대상 품목은 TPU 생태계에 붙는 커스텀 실리콘 전반이다. AI 추론 가속기와 스토리지 컨트롤러,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컨트롤러, 메모리 인터페이스 컨트롤러, 니어메모리 컴퓨팅까지 포함한다. TPU 본체만이 아니라 그 주변에서 데이터를 옮기고 저장하는 칩들이다.

시장은 이를 공급망 다변화로 읽었다. 발표 직후 마벨 주가는 장중 14%까지 올라 8% 안팎에서 마감했고, 브로드컴은 5% 떨어졌다. 다만 브로드컴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두 번째 공급자를 붙이는 성격이다. 구글은 올해 4월 8세대 TPU를 학습용 ‘TPU 8t’와 추론용 ‘TPU 8i’로 쪼개 내놨고, 앤트로픽과는 브로드컴을 끼고 3.5기가와트 규모 TPU 계약을 맺었다. 물량이 이 정도로 커지면 설계 파트너 한 곳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마벨을 둘러싼 두 번째 큰손

마벨에 붙은 대형 파트너는 구글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엔비디아가 마벨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고 NVLink를 개방했다. AI 팩토리 표준을 굳히려는 포석이었다.

같은 회사에 엔비디아와 구글이 나란히 들어온 셈이다. 두 회사는 AI 칩 시장에서 정면으로 부딪히는 관계다. 엔비디아는 범용 GPU를 팔고, 구글은 자체 TPU로 그 의존을 줄이려 한다. 그 사이에서 마벨은 양쪽 물량을 다 받는 자리에 섰다.

자체 칩 경쟁의 다음 국면

빅테크의 자체 칩 개발은 올해 속도가 붙었다. 오픈AI는 브로드컴과 9개월 만에 첫 자체 추론 칩 ‘할라페뇨’를 완성했고, 앤트로픽은 삼성전자와 첫 자체 AI 칩을 논의하며 엔비디아 의존을 줄이려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퓨리오사AI가 브로드컴과 3세대 AI 반도체를 개발한다.

설계 전문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이 늘어나는 국면이다. 브로드컴은 구글과 오픈AI, 퓨리오사AI를 동시에 상대하고, 마벨은 엔비디아와 구글을 잡았다. 칩을 직접 만들겠다는 회사가 늘어날수록 정작 돈을 버는 쪽은 설계를 대신해주는 회사라는 구도가 선명해지고 있다.

구글 TPU를 설계했던 인력이 나가 세운 맷엑스LLM 전용 칩으로 5억 달러를 조달한 것도 같은 흐름에서 읽을 수 있다.

주요 AI 기업들의 투자 관계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Google Ties Marvell TPU Chip Deal to a $12.2B Equity War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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