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와우파트너스입니다. 와우파트너스는 지난 2월에 립스(LIPS) 운영사에 선정되었습니다. 립스(LIPS)는 Lifestyle business Incubating Program for Strong Enterprise의 약자로, 로컬(Local) 및 라이프스타일(Lifestyle) 분야 창업자를 지원하는…
개발과 양산에 시간과 자본이 오래 묶이는 하드웨어, 이윤보다 용역에 가까워 보이는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통합)성 사업, 그리고 본업이 무엇인지 헷갈릴 정도로 여러 사업을 동시에 벌이는 종합상사식 구조다. 공교롭게도 에이치디엠(HDM, 이하 에이치디엠)은 이 세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한다. 그런데도 이 회사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각각 따로 보면 약점처럼 보이는 조건들이, 실제로는 서로를 지탱하는 하나의 구조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에이치디엠은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영상인식 기술로 벽면 터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구현하는 하드웨어 ‘쉐도우빔’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벽에 공을 던지거나 손으로 화면을 터치하며 노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구현하려면 고사양 컴퓨터와 대형 빔프로젝터, 레이저·키넥트 센서 등이 필요해 설치 비용만 최소 1,300만원을 웃돌았다. 에이치디엠은 이 값비싼 센서들을 카메라 한 대와 AI 영상인식 기술로 대체해,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상업 공간이 아닌 가정으로 들여오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박기훈 대표가 이 아이디어를 떠올린 계기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왔다. 두 아들을 재우기 전 방 안에서 스마트폰 손전등을 벽에 비춰 그림자놀이를 시켜주던 습관이, 아이들의 에너지를 소진시켜 자연스럽게 잠자리로 이어지는 루틴이 된 것. 이 경험을 과거 디지털 키즈카페 사업에서 쌓은 인터랙티브 콘텐츠 개발 노하우와 결합해 저비용 벽면 터치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다만 이 하드웨어를 완성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참고할 만한 선례가 없는 제품이다 보니 시제품만 다섯 차례 다시 만들어야 했고, 지금도 다양한 인증 절차를 남겨둔 채 내년 어린이날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 하드웨어 사업을 지금까지 지탱해온 건 회사의 현재 주력 매출원인 유아교재(출판) 사업이다. 에이치디엠은 유아동 콘텐츠 교재 사업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면서, 동시에 그 콘텐츠 자산을 쉐도우빔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작업을 병행해왔다. 언뜻 보면 본업이 분산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교재 사업이 만든 콘텐츠와 매출이 그대로 쉐도우빔의 자산이자 개발 동력이 되는 구조다.
저희는 벽면 터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구현하는 하드웨어 ‘쉐도우빔’을 만들고 있습니다. 빔프로젝터와 카메라, 미니PC를 하나로 결합한 제품인데요, 빔프로젝터가 벽에 화면을 투사하면 카메라가 사용자의 손을 실시간으로 인식해서 벽면을 터치판처럼 쓸 수 있게 해줍니다.
전시회나 키즈카페에서 벽에 공을 던지거나 손으로 화면을 터치하며 노는 콘텐츠, 한 번쯤 보셨을 거예요. 저희 제품은 그 경험을 별도의 레이저 센서나 키넥트 센서 없이, 카메라 한 대와 AI 영상인식만으로 구현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아이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일반 빔프로젝터처럼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나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쓸 수 있는 기기로 만들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데, 아이들이 낮에 활동을 많이 안 하면 밤에 잘 안 자더라고요. 그래서 재우려고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었어요. 방에 들어가서 불을 끄고 핸드폰 손전등을 벽에 비춰서 그림자놀이를 시켜준 거죠. 아이들이 그 그림자를 치면서 놀다가, 제가 손전등을 끄면 자연스럽게 잠자는 분위기가 됐어요. 그런데 이걸 매일 하려니 저도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자동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제가 했던 벽면 터치 시스템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그래서 제품 이름도 ‘쉐도우빔’이에요. 처음에 그림자놀이에서 시작했던 경험을 살려서, 콘텐츠 중에는 밤에 잠들기 전 색 자극 없이 검은색 위주로 즐길 수 있는 ‘쉐도우 콘텐츠’도 따로 만들어 놨습니다.
기존 인터랙티브 콘텐츠 시스템과 비교하면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제가 이 사업을 하기 전에 디지털 키즈카페를 직접 만들고 런칭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가장 큰 문제가 비용이었어요. 기존 벽면 터치 시스템은 고사양 컴퓨터, 대형 빔프로젝터, 레이저 센서, 키넥트 센서 같은 장비가 다 필요해서 설치 비용만 최소 1,300만원 이상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경험을 집으로 가져오려면 센서를 없애야겠다고 생각했어요. AI 시대가 왔으니까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죠.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니 가능성이 보여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저희 제품은 판매 가격을 80만원 수준으로 잡고 있는데요, 어른들이 쓰는 일반 빔프로젝터도 중국산은 60만원, 삼성이나 LG 같은 국내 제품은 150만~200만원 정도 합니다. 저희 제품은 그 가격대에서 OTT 시청 같은 어른용 기능은 물론 아이를 위한 인터랙티브 콘텐츠까지 함께 쓸 수 있으니,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에이치디엠을 창업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예전에 애니메이션 회사에 있었는데, 그 회사가 보유한 애니메이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서 뭘 해볼까 기획하다가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걸로 키즈카페에 납품도 하고, 수익이 잘 나서 프랜차이즈까지 확장해봤고요. 그 전에는 게임 회사와 앱 관련 회사에도 있었고, 직접 앱을 만들어 창업한 경험도 있습니다.
지금 주력 매출은 유아교재 사업이라고 들었는데, 쉐도우빔과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제가 스타트업을 여러 번 겪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투자가 끊기면 회사가 그대로 문을 닫아버린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창업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최소한 저와 직원들이 먹고 살 수 있는 매출 기반을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유아동 교재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거고요.
이게 지금 하고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사업과 완전히 동떨어진 건 아닙니다. 저희가 만드는 유아동 콘텐츠, 예를 들면 몸으로 배우는 파닉스나 몸으로 배우는 한글 같은 콘텐츠들이 그대로 쉐도우빔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교재 사업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면서, 동시에 그 콘텐츠 자산을 인터랙티브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작업을 계속해온 셈입니다. 원래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건 쉐도우빔이었는데, 하드웨어를 만드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그 사이를 교재 사업이 버텨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드웨어, 여기에 교재 사업까지…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업이 분산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사실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꺼리는 유형이 있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개발에 시간과 돈이 오래 묶이는 하드웨어, 그리고 기술보다는 용역처럼 보이는 SI성 사업, 여기에 교재 사업까지 같이 하고 있으니 여러 사업을 벌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그런데 실제로는 이 세 가지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교재 사업이 만들어내는 매출과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에 하드웨어 개발이 다섯 번의 실패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될 수 있었고요. 그렇게 축적한 콘텐츠와 노하우가 결국 쉐도우빔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이는 구조입니다. 하드웨어와 콘텐츠, 사업화 경험을 모두 내부에서 갖추고 있다는 게 오히려 저희 팀의 경쟁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굉장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저희 제품과 똑같은 사양의 하드웨어가 시중에 없다 보니, 저희에게 맞는 부품을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시제품을 다섯 대 만들면서 원하는 수준의 손 인식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요. 손 터치 인식 속도도 초반에는 초 당 20프레임(FPS, Frames Per Second) 수준으로 느렸는데, 지금은 60프레임 안팎까지 끌어올려서 훨씬 자연스러운 수준이 됐습니다.
세계적으로 참고할 규격이 없다 보니 저희가 직접 기준을 만들어가면서 테스트해야 했던 것도 시간이 걸린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드웨어는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고, 시장에 출시하려면 다양한 인증도 받아야 해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내년 어린이날에는 정식으로 출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과 타깃 시장은 어떻게 되나요?
저희 비즈니스 모델은 하드웨어 판매와 콘텐츠 구독이 결합된 플랫폼 모델입니다. 하드웨어를 구매하시면 기본적으로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동화 콘텐츠가 함께 제공되고, 이후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 이용하시려면 구독 형태로 서비스를 이용하시게 됩니다. 저희가 자체 개발한 콘텐츠만 300개에 이르고요, 인터랙티브 콘텐츠 뿐 아니라 동화도 아이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갈라지는 인터랙티브 동화로 만들어 놨습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B2B 시장에서는 기기를 먼저 공급해드리고, 이용 기간과 이용량에 따라 구독료를 지속적으로 받는 모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층간소음 부담이 있는 공동주택 특성 상 어린이집·유치원·도서관 같은 교육기관을 먼저 공략하고 있고, 해외 시장은 조금 다르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독일에서 디지털 키즈카페를 런칭해 본 경험이 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래서 단독주택 비율이 70%가 넘는 북미와 유럽을 대상으로, 가정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라이선싱한 애니메이션 IP가 진출한 국가를 중심으로 함께 진출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만들어오셨나요?
기술력 면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제60회 발명의 날)을 받았고, 이 외에도 국내외 창업·기술 경진대회에서 10건 이상 수상했습니다. 특허도 6건을 등록했고 3건은 출원 중이라, 조만간 총 10건 가까운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업적으로는 500개 이상의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500대 규모의 구매확약을 받아 놓은 상태입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쪽에서도 도입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고요. 아직 외부 투자를 받은 적은 없지만, 그만큼 시장에서 검증 받은 제품이라는 점을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경기콘텐츠진흥원(판교허브)으로부터는 어떤 도움을 받고 있나요?
저희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의 보육기업으로 다양한 지원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제품과 사업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고 실제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고, 기업과 제품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홍보 콘텐츠 제작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투자유치와 사업화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자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보고 IR 자료와 사업 전략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었고요. 저희에게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단순히 지원을 제공하는 기관이 아니라, 콘텐츠 개발부터 홍보, 사업화, 투자유치까지 기업의 성장 과정 전반을 함께 고민하고 지원해주는 든든한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에이치디엠이 투자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첫째, 기존에는 고가의 장비가 있어야 가능했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AI 기술로 대중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레이저 센서나 키넥트 센서 같은 값비싼 장비를 AI 영상인식 기술로 대체해서, 누구나 가정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둘째, 아이디어 단계가 아니라 시장에서 이미 검증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500개 이상의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업체와의 MOU와 구매확약, 다수의 정부 포상과 특허가 그 증거입니다.
셋째, 하드웨어와 콘텐츠, 사업화 경험을 모두 내부에서 갖춘 팀이라는 점입니다. 하드웨어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도, 저희가 교재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두 가지가 따로 있지 않고 서로를 지탱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쉐도우빔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12년 이상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기획·개발해왔고, 디자인팀은 17~18년, AI 개발팀은 20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부터 콘텐츠 제작, 사업화까지 한 팀에서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는 게 저희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답글 남기기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