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트댄스발 AI 신약 에뉴랩스, 2억9000만 달러 투자유치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10년과 수십억 달러가 들고, 임상시험까지 간 후보물질 중 실제로 환자에게 도달하는 것은 10%에 불과하다. 이 비효율을 AI가 뒤집을 수 있다는 가설에 자본이 몰리면서, 2025년 한 해 AI 신약개발 분야에 투입된 벤처캐피털은 110억 달러를 넘어섰다 — 전년(89억 달러) 대비 23%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 흐름에 예상 밖의 이름 하나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바이트댄스발 AI 신약 에뉴랩스, 2억9000만 달러 투자유치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의 AI 신약개발 조직이 독립법인 에뉴랩스(Anew Labs, 중국명 新生实验室)로 분사한 뒤 2억9000만 달러 규모의 외부 투자를 마무리했다고 로이터(Reuters)가 16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트레이츠타임스(The Straits Times)도 같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를 확인했다. 기업가치는 15억 달러로 평가받았고, 바이트댄스는 이번 투자 이후에도 지분 56%를 유지한다고 소식통 중 한 명은 전했다. 다만 바이트댄스와 참여 투자사 모두 로이터의 확인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 아직 공식 발표는 없다는 뜻이다. 중국 현지 매체 36Kr은 이 팀이 올해 6월부터 독자 브랜드로 분사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는 소식을 꾸준히 전해왔는데, 이번 로이터 보도로 그 결실이 구체적인 수치로 처음 확인된 셈이다.

상하이·싱가포르·미국 새너제이에 거점을 둔 에뉴랩스는 AI로 신약을 발굴하는 회사다. 2025년 오픈소스로 공개한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프로테닉스(Protenix)는 구글 딥마인드 알파폴드3(AlphaFold3)를 재현·확장한 모델로, 여러 벤치마크에서 알파폴드3 이상의 성능을 냈다고 평가받는다. 여기에 신약 후보물질로 쓰일 단백질 결합체를 처음부터 설계하는 ‘PX디자인(PXDesign)’을 얹어 예측에서 설계까지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했고, 최근에는 500만 개 생체분자 복합체로 학습한 생성형 프레임워크 ‘에뉴옴니(AnewOmni)’도 공개했다. 현재 4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파이프라인에 올려두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프로그램이다. 지난 4월 미국면역학회(AAI) 연례총회 ‘Immunology2026’에서 에뉴랩스의 생물학 총괄 크리스 리(Chris Li)가 이 후보물질을 처음 공개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 건선·류마티스 관절염·강직성척추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의 핵심 경로인 IL-17 계열 단백질 복합체 3종을 동시에 저해하는 저분자 물질로, 결합 표면이 너무 크고 평평해 제약업계가 수십 년간 ‘드러거블(druggable)하지 않다’고 여겨온 표적을 공략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더넥스트웹(TheNextWeb)에 따르면 에뉴랩스는 이달 미국 샌디에이고 BIO 인터내셔널 컨벤션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에뉴랩스의 뿌리는 2021년 꾸려진 바이트댄스 내부 AI4S(AI for Science) 팀이다. 류카이(Liu Kai)가 이끄는 이 조직은 IDG캐피털·파이어스톤 인베스트먼트(Fire Stone Investment)에서 7년간 벤처투자 경력을 쌓은 뒤 2021년 바이트댄스에 합류한 인물로, AI 알고리즘 전문가와 제약업계 경력자를 함께 모아 조직을 꾸려왔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핵심 인력 36명과 함께 과학자문위원회 명단도 올라 있다 — 전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 사장 류용쥔(Liu Yongjun), 전 암젠(Amgen) 수석과학자 지 마(Ji Ma), 다케다 캘리포니아 단백질화학 총괄 화 저우(Hua Zou) 등이다. 소식통 중 한 명은 AI 신약개발이 바이트댄스 본업과는 산업 논리와 경영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분사를 결정한 배경이라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투자는 옛 세쿼이아 차이나였던 HSG와 IDG캐피털·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가 공동으로 이끌었고, 5Y캐피털이 공동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가오롱 벤처스(Gaorong Ventures)·프리마베라 벤처 파트너스(Primavera Venture Partners)·보유캐피털(Boyu Capital)도 이름을 올렸고, 전략적 투자자로 SBP그룹(SBP Group), 국유 자본인 상하이미래산업펀드(Shanghai Future Industries Fund)도 참여했다. 특히 IDG캐피털의 참여가 눈에 띄는데, 에뉴랩스를 이끄는 류카이 본인이 바이트댄스 합류 전 IDG캐피털에서 투자자로 일한 이력이 있다.

경쟁사는

AI 신약개발 시장에는 이미 조 단위 자본이 몰린 선두주자들이 있다.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분사해 알파폴드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가 직접 이끄는 회사로, 지난 5월 21억 달러 시리즈B를 유치했다. 에뉴랩스와 마찬가지로 알파폴드 계열 구조예측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아이소모픽은 일라이 릴리·노바티스 같은 빅파마와 수십억 달러 규모 파트너십을 맺으며 빅파마 협업 모델로 사업화하는 반면, 에뉴랩스는 자체 파이프라인(IL-17 저분자 등)을 직접 임상까지 끌고 가는 쪽에 가깝다. 자이라 테라퓨틱스(Xaira Therapeutics)는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데이비드 베이커·캐롤린 베르토치 교수가 공동창업에 참여해 설립과 동시에 10억 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직접적인 비교 대상은 홍콩에 상장한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이다. 생물학·화학·임상을 아우르는 ‘파마.AI(Pharma.AI)’ 플랫폼으로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온 이 회사는 2025년 12월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첫날 주가가 24.7% 뛰며 시가총액 21억 달러를 기록해, AI가 설계한 신약이 실제로 임상·상장까지 갈 수 있음을 먼저 증명해 보였다. 에뉴랩스가 앞으로 걸어갈 길을 먼저 걸은 셈이다. 세 회사 모두 결국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가 열어놓은 ‘생물학 파운데이션 모델’ 위에서 각자의 사업 모델을 쌓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에뉴랩스는 2021년 바이트댄스 내부 조직으로 출발해 2026년 독립법인으로 분사했으며, 상하이·싱가포르·새너제이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ByteDance’s AI Drug Spin-Off Anew Labs Closes $290M Round, Sources 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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