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물류 AI ‘두뇌’ 노에티브, 4,100만 달러 시드 투자유치


AI는 인터넷 위에서 벌어지는 정보 노동을 지난 몇 년 새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런데 30조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전 세계 물리적 경제, 즉 실제로 물건을 만들고 옮기고 짓는 영역은 그 변화에서 비껴나 있었다. 자재·설비·운송·재고·인력·공급망이 끊임없이 바뀌는 이 현장의 의사결정은 여전히, 애초에 사업 전체를 조율할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부서별 개별 시스템의 데이터에 의존한다.

제조·물류 AI '두뇌' 노에티브, 4,100만 달러 시드 투자유치

샌프란시스코의 노에티브(Noetive)는 이 틈을 노린 스타트업이다. 회사는 스스로를 ‘운영기술(OT)을 위한 AI 뉴랩(NeoLab)’이라 부르며, 제조·물류·에너지·데이터센터 같은 물리적 사업의 ‘인텔리전스 오브 레코드(intelligence of record)’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두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두뇌(Brain)’ — 고객사가 이미 쓰는 시스템 위에 얹혀 그 사업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학습하고, 운영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대신 처리하는 자가개선형 AI다. 다른 하나는 ‘눈과 귀(Eyes & Ears)’ — 회사가 자체 설계했다는 멀티모달 센싱 장비로, 시스템 데이터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현장의 실제 상태(자재가 어디 쌓여 있는지, 설비가 얼마나 느려졌는지, 현장 여건이 어떤지)를 ‘두뇌’에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다만 이 ‘두뇌’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과 하는 일이 같지는 않다. 피지컬 인텔리전스·스킬드AI 같은 회사들의 두뇌는 로봇 팔·다리 같은 하나의 몸체에 탑재돼 지각을 곧바로 모터 제어로 옮기는, 이른바 임베디드 두뇌다. 노에티브의 ‘두뇌’는 로봇을 직접 조종하지 않는다. 현장을 감지해 생산계획·물류 배치 같은 운영 의사결정까지만 판단하고, 실제 실행은 여전히 사람과 기존 설비가 맡는 ‘오케스트레이션 두뇌’에 가깝다.

노에티브는 현재 제조·물류·건설 세 영역에서 설계 파트너들과 함께 검증 중이다. 제조에서는 설비 고장이나 자재 지연이 생길 때마다 어긋나는 생산계획을 실시간으로 다시 짜고, 물류에서는 화물 통합·파렛트 배치처럼 매번 사람이 판단해온 작업을 대신 처리하며, 건설에서는 사무실에서 짠 일정과 실제 현장 상황 사이의 격차를 좁힌다.

식품·음료 제조사 스토이벤 푸드의 메나헴 카츠 CEO는 “생산계획은 언제나 우리 사업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드는 일 중 하나였다”며 “노에티브 덕분에 예전엔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씩 걸리던 계획 수립이 이제 매일 몇 분 만에 끝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까지 공개된 성과 근거는 이 스토이벤 푸드 사례 하나뿐이다. 계획 수립에 걸리는 시간이 줄었다는 것 외에 불량률·가동률·비용이 실제로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노에티브가 자체 설계했다는 센싱 장비의 구체 사양(카메라·라이다·음향센서 구성 등)도 아직 비공개다.

노에티브의 창업 과정은 일반적인 스타트업과 결이 다르다. CEO 아미르 프렌켈(Amir Frenkel)은 메타에서 거의 10년간 부사장으로 일하며 최근까지 생성형 AI 조직을 아마드 알달레(현 에어비앤비 CTO)와 공동으로 이끌었고, 그 전에는 리얼리티랩스 XR 부문과 알파벳·아마존에서 리더십 역할을 거쳤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프렌켈은 지난 4월 투자사 이클립스(Eclipse)에 회사의 첫 최고AI책임자(CAO)로 합류했고, 노에티브는 그 안에서 설계돼 바깥으로 분사한 회사다 — 이클립스가 창업팀 구성까지 직접 도왔다.

공동창업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 댄 바락(Dan Barak)은 프렌켈과 군 복무 시절부터 28년째 인연을 이어온 인물이다. 페이스닷컴(face.com)에서 제품을 이끌다 페이스북 인수를 겪었고, 리프트에서 그로스 제품 팀을 이끈 뒤 시각적 웹 편집 플랫폼 스택빗(Stackbit)을 공동창업해 2023년 넷리파이(Netlify)에 매각했다.

노에티브는 이클립스가 주도하고 크래프트벤처스(Craft Ventures)·웨슬리그룹(The Westly Group)·스위시벤처스(Swish Ventures)·팩토리(Factory)·인사이트벤처스(Incite Ventures)·기가스케일캐피탈(Gigascale Capital)·오퍼레이터파트너스(Operator Partners)·리퀴드2벤처스(Liquid 2 Ventures)가 참여한 4,100만 달러 규모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 앤드루 보즈워스, 에어비앤비 CTO 아마드 알달레, 네스트 공동창업자 매트 로저스, 전 메타 CTO이자 기가스케일캐피탈 창업자 마이크 슈로퍼 등도 개인 투자자로 참여했다.

투자금은 물리적 경제를 위한 자가개선형 AI의 프론티어 연구와 현장 검증에 쓰인다. 노에티브는 소수의 설계 파트너와 협업하며 AI 연구자·풀스택 엔지니어를 채용 중이다.

이클립스 창업자 겸 CEO 라이어 수전(Lior Susan)은 “AI는 디지털 세계를 바꿔놓았지만 30조 달러 규모의 물리적 경제는 그동안 소외돼 있었다”며 “우리는 이 기회를 보고 노에티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클립스는 10여 년간 제조·로보틱스·물류·에너지 등 물리 산업 전반에서 직접 창업팀을 꾸리는 ‘컴퍼니 빌딩’ 방식을 취해온 벤처사로, 지난 4월에는 두 개 펀드에 걸쳐 13억 달러 규모 ‘피지컬 AI’ 전용 자금을 조성했다고 별도 보도된 바 있다.

경쟁 구도를 보면, 앞서 말했듯 로봇 몸체를 직접 조종하지 않는 노에티브와 가장 가까운 비교 대상은 로봇을 만드는 회사들이 아니라 제조·물류 현장의 데이터를 AI가 다룰 수 있는 형태로 구조화하는 회사들이다. 지난 19일 캐디(CADDi)가 1억1,400만 달러 시리즈D를 유치하며 유니콘에 올랐는데, 이 회사는 설계도면·공급망 데이터처럼 부서별로 흩어진 제조 정보를 의미 단위로 구조화해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같은 맥락 위에서 협업하게 만드는 ‘데이터 레이어’ 회사다. 노에티브가 실시간으로 계획을 다시 짜고 에이전트가 운영 업무 자체를 직접 수행하며 자체 하드웨어로 현장을 감지하는 쪽에 가깝다면, 캐디는 설계·조달·생산·품질 데이터를 하나의 시맨틱 기반으로 연결하는 쪽에 가깝다 — 물리적 경제의 AI 병목을 겨냥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접근하는 층위가 다르다. 로봇 몸체 자체를 만드는 피지컬 AI 진영의 경쟁 구도는 피지컬 AI 시대의 로봇 전쟁을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Noetive Raises $41M Seed to Build an AI “Brain” for Factories and Wareho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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