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인공강우 만드는 레인메이커, 1억 달러 시리즈B 유치


미국 서부는 가뭄이 일상이 됐다. 콜로라도강 유역 저수지는 사상 최저 수위를 기록했고, 2025~2026년 겨울 적설량은 관측 이래 최저치였다. 새 물을 구하는 방법은 담수화나 농지 휴경 보상처럼 비용이 크거나 부작용이 큰 방법뿐이었다.

드론으로 인공강우 만드는 레인메이커, 1억 달러 시리즈B 유치

드론으로 구름에 씨를 뿌리다

레인메이커(Rainmaker Technology Corporation)가 시리즈B로 1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내열 드론을 겨울철 폭풍 구름 속으로 띄워 요오드화은(실버아이오다이드) 입자를 살포하는 방식으로 인공강우를 만든다. 이 입자를 중심으로 얼음 결정이 자라 무거워지면 비나 눈으로 떨어진다. 자체 레이더와 검증 시스템으로 살포 작업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강수를 추가로 만들었는지 측정하는데, 이 검증 단계가 그동안 인공강우 업계에서 빠져 있던 부분이라고 회사는 설명한다.

올해 초 레인메이커는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인공강우 효과를 물리적으로 검증했다. 넉 달 동안 살포 비행과 직접 연결되는 뚜렷한 레이더 패턴, 즉 82건의 “씨뿌리기 신호”를 확인했고, 이를 합치면 검증된 담수량이 1억4500만 갤런을 넘는다 — 미국 가정 1,800곳의 연간 물 사용량과 맞먹는 양이다. 지난 8월에는 알래스카 호머 인근에서 세 시간 만에 1,900만 갤런을 만들어내며 효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 올림픽 규격 수영장 28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회사에 따르면 물 1에이커피트당 비용은 생산량이 늘수록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2026년 11월~2027년 4월 시즌에는 담수화나 휴경 보상 같은 다른 신규 수자원 확보 방법보다 저렴해질 것으로 회사는 내다본다. 도리코 CEO가 밝힌 더 큰 목표는 농가 지원을 넘어 콜로라도강, 그레이트솔트호처럼 말라가는 수원 자체를 되살리는 것이다.

창업 3년 만에 누적 1억 3,100만 달러

레인메이커는 2023년 어거스터스 도리코(Augustus Doricko)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했다. UC버클리에서 물리학·데이터과학을 공부하다 중퇴하고 티엘 펠로십을 거친 인물로, 창업 전에는 지하수 관련 스타트업 지분을 매각한 경력이 있다.

이번 시리즈B에는 노아VC(NOA VC)·업프런트벤처스(Upfront Ventures)·DCVC·로워카본캐피탈(Lowercarbon Capital)·드림벤처스(Dream Ventures)가 참여했다. 2024년 630만 달러 규모 시드 투자, 2025년 5월 로워카본캐피탈이 주도한 2,500만 달러 시리즈A에 이은 라운드로, 창업 3년 만에 누적 조달액은 1억3,100만 달러로 늘었다. 회사는 이번 라운드의 기업가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도리코 CEO는 “물의 미래가 곧 모든 것의 미래”라며 “이번 투자로 최전선 대기과학 연구를 이어가고, 미국 서부의 가뭄을 끝낼 인공강우 기술과 지구를 더 살기 좋게 만들 기술 스택을 계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새 자금은 대기과학자·레이더·위성 전문가·재료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을 늘리는 데 쓰인다. 어떤 구름을 언제 살포할지, 입자를 얼마나 뿌릴지, 강수를 어디에 떨어뜨려야 유역 전체에 최대 효과를 낼지 답을 찾는 게 이 팀의 일이다. 레인메이커는 현재 유타·아이다호·오리건·캘리포니아·콜로라도에서 사업을 운영 중이며, 미국 서부 전역과 해외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 타깃은 AI 데이터센터

레인메이커의 물 사업은 최근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논란과도 맞닿는다. 미국 전역에서 AI 붐을 뒷받침할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이 소음·전력·용수 문제로 지역 주민과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연구진은 텍사스주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이 2040년까지 주 전체 용수의 최대 9%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고(현재는 1% 미만), 미국에서 신규 건설이 예정된 데이터센터 809곳 중 3분의 2가 최근 1년간 가뭄을 겪은 지역에 몰려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리코 CEO는 더스탠다드(The Standard)와의 인터뷰에서 빅테크 기업들과 데이터센터 인근에 인공강우로 비를 내리게 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업계 최대 사업자는 아니라고 밝힌) 데이터센터 사업자 한 곳과는 이미 계약도 맺었다. 그는 “데이터센터가 쓸 물은 이미 충분하지만, 지역사회가 혜택을 볼 수 있을 만큼 물이 넘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용수 시스템 재충전을, 구글은 데이터센터 인근 물 재활용 사업 지원을 약속했지만, 정작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물을 쓰는지는 대부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UC리버사이드의 사올레이 런 교수는 클라우드시딩이 특정 기상 조건에서만 작동해 “일괄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고, 와이오밍대 대기과학자 바트 게르츠는 앞서 언급한 알래스카 실험을 “고무적”이라면서도 회의론을 잠재우기엔 아직 규모가 작다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 반대 목소리를 주도해온 싱크탱크 퍼블릭시티즌의 타이슨 슬로컴 이사는 한발 더 나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사업 모델을 날씨를 인위적으로 바꿔서 해결할 수는 없다”며 “더 커지기 전에 없애야 할 무모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경쟁사는

인공강우 자체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다만 레인메이커는 전통적인 방식을 인수하며 판을 흔들고 있다.

분석업체 사크라(Sacra)에 따르면 레인메이커는 2024년 10월, 1968년 설립된 전통 인공강우 기업 노스아메리칸웨더컨설턴츠(North American Weather Consultants)를 인수했다. 유인 항공기와 지상 발생기로 요오드화은을 뿌리는 이 회사의 방식은, 드론으로 구름 내부에 직접 입자를 주입하는 레인메이커 방식보다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가장 큰 남은 경쟁사는 웨더모디피케이션(Weather Modification Inc.)이다. 노스다코타주의 50년 된 우박 억제 프로그램을 비롯해 여러 주 정부와 다년 계약을 맺고 항공기·발화체·조종 인력을 공급해왔다. 네바다주 사막연구소(Desert Research Institute)는 1960년대 네바다주 인공강우 프로그램을 만든 연구기관으로, 상업 서비스보다는 정부 연구 파트너에 가깝다. 레인메이커는 AI 기반 기상예보 스타트업 아트모(Atmo)와도 제휴해, 어떤 구름을 살포할지 예측하는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규제라는 변수

인공강우는 미국에서 연방 차원의 통일된 인허가 제도가 없다. 1976년 기상조절활동보고법에 따라 사업자는 계획을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신고해야 하지만, NOAA는 이를 집계할 뿐 승인·거부 권한은 없다. 실제 인허가는 주(州) 단위에서 이뤄지는데, 레인메이커가 사업을 벌이는 콜로라도·유타·오리건 등은 오래전부터 인공강우를 물 정책 수단으로 채택해 각자 허가 절차를 운영해온 곳이다. 오리건에서는 지난해 1976년 이후 처음으로 강수 증대 목적의 인공강우 허가를 받아내기도 했다.

문제는 이 지지 기반 밖의 정치 지형이다. 2024년 테네시주를 시작으로 플로리다·루이지애나가 잇달아 인공강우·지구공학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 플로리다에서는 인공강우가 아예 중범죄(felony)로 규정돼 있다. 2025~2026년에는 30개 안팎의 주에서 유사한 금지 법안이 발의됐고, 연방 의회에도 인공강우를 전면 금지하는 ‘클리어스카이법(Clear Skies Act)’이 발의돼 있다.

이런 흐름에는 지난해 7월 텍사스 힐컨트리를 덮친 대홍수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119명이 숨진 이 홍수 이틀 전 레인메이커가 인근에서 인공강우 임무를 수행한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회사가 홍수를 유발했다는 주장이 확산했다. 기상학자와 팩트체크 매체들, 그리고 NOAA도 공식적으로 인공강우가 이 정도 규모의 폭우·홍수를 일으킬 물리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이 논란은 여러 주에서 금지 법안이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됐다. 레인메이커가 실제 사업을 운영하는 서부 주들의 우호적 규제 환경과, 그 밖에서 빠르게 번지는 금지 움직임 사이의 간극이 확장 계획의 변수로 남아 있다.

레인메이커는 창업 3년 만에 시드·시리즈A·시리즈B를 합쳐 1억3,100만 달러를 모았다. 농업용 물 부족과 AI 데이터센터발 용수 논란이라는 두 개의 큰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며, 우박 피해·토양 개선 등으로도 기술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Drone-Powered Rainmaker Raises $100M Series B to Scale Cloud See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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