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업계 안드로이드’ 노리는 페더, 760만 달러 프리시드 유치


로봇이 알아서 척척 일하는 이른바 ‘챗GPT 모먼트’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 순간을 기다리는 방식은 회사마다 다르다. 테슬라와 피겨AI(Figure AI)는 로봇의 몸체와 두뇌(AI 모델)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드는 길을 택했다. 그래서 이들의 로봇은 아직 시장에서 살 수도, 그 위에 무언가를 개발할 수도 없는 물건이다. 로봇 스타트업 페더(Feather Robotics)는 스스로를 ‘로봇업계의 안드로이드’라 부르며 정반대 베팅을 하고 있다. 여기서 안드로이드는 두뇌(AI 모델)가 아니라, 특정 제조사에 묶이지 않고 누구나 그 위에 제품을 얹을 수 있는 ‘표준 하드웨어’라는 의미에 가깝다. 즉 페더가 표준화하려는 건 몸체 쪽이고, 그 위에서 돌아가는 AI 모델은 안드로이드 위의 앱에 해당하는 셈이다. 로봇의 두뇌는 누구든 원하는 걸 얹어 쓰게 열어두고, 몸체만 잘 만들어 팔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가 투자를 유치했다.

'로봇업계 안드로이드' 노리는 페더, 760만 달러 프리시드 유치

미국 캘리포니아주 이스트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페더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함께 파는 모듈형 휴머노이드 플랫폼이다. 양팔 로봇 몸체에 바퀴 기반의 홀로노믹(전방위 이동) 구동부를 얹어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였고, 배터리는 10시간 가며 팔 길이는 평균 성인보다 약 50% 길다. 가격은 2만9990달러, 지금 바로 온라인에서 주문할 수 있다. 호아 마이(Hoa Mai) 최고경영자는 “테슬라 로봇을 오늘 산다고 해도 그 위에 무언가를 개발할 수는 없다”며, 엔비디아나 애플 같은 하드웨어 기업들도 처음엔 당장 작동하고 배포 가능한 제품부터 내놓은 뒤 시간을 두고 복잡한 기능을 더해가며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 전략은 속도로 증명됐다. 페더는 창업 2개월 만에 첫 시제품을 만들었고, 9개월 만에 첫 주문을 납품했다. 몸체와 두뇌를 함께 개발 중인 피겨AI가 같은 과정에 31개월을 쓴 것과 대비된다. 시스템을 최대한 단순하게 설계해 오차가 쌓이고 고장 나는 지점을 줄인 게 이런 속도의 비결이다.

호아 마이는 이전에 몸담았던 로봇 스타트업 킨드휴머노이드(Kind Humanoid)가 2025년 1월 1X에 인수된 뒤, 테슬라 모델3 생산 램프업 시기 일론 머스크에게 직접 보고하며 로보틱스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파르사 바흐티아리(Parsa Bakhtiari)와 의기투합해 지난해 페더를 창업했다.

페더는 760만 달러 규모 프리시드 투자를 SAFE(조건부 지분전환약정) 방식으로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의 AI 전문 투자 펀드 그래디언트벤처스(Gradient Ventures)가 라운드를 주도했고, 빌더캐피탈(Builder Capital), 지오메트리(Geometry), 버고VC(Virgo VC), 런던증권거래소 AIM 상장 투자사 시드이노베이션스(SEED Innovations)가 참여했다. 시드이노베이션스가 지난 5월 집행한 100만 달러 투자는 이번 라운드를 계기로 지분으로 전환되는데, 전환 밸류 상한은 6000만 달러다. 그래디언트벤처스의 대리안 시라지 제너럴 파트너는 페더를 미국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모듈형 휴머노이드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으로 꼽으면서, 시간당 임금과 채용·교육 비용까지 따지면 페더 로봇 한 대로 대체할 수 있는 인건비 시장 자체가 상당히 크다고 봤다.

숫자로도 이미 증명이 시작됐다. 페더는 매출 100만 달러를 넘겼고, 연매출 40억 달러 규모 제조업체를 포함해 제조·외식업 현장에 로봇을 실전 배치해 운영 중이다.

페더가 겨냥하는 시장에는 접근 방식이 전혀 다른 선수들이 뒤섞여 있다. 테슬라와 피겨AI가 몸체·두뇌를 모두 자체 개발하는 쪽이라면, 중국 업체들은 저가 하드웨어로 정면 승부한다. 유니트리(Unitree)의 H2 Edu는 6만8000달러, 아지봇(AgiBot)의 G2는 13만5000달러 선이고, 미국의 덱스메이트(Dexmate)가 만든 바퀴형 양팔 로봇 베가(Vega)도 8만9999달러다. 이들과 비교하면 페더의 2만9990달러는 2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이다. 대신 페더는 로봇을 구동할 AI 모델을 자체 개발하지 않는다. 피지컬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든 스킬드AI(Skild AI)든 엔비디아든, 개발자가 원하는 모델을 골라 얹으면 된다. 로봇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는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Feather Raises $7.6M Pre-Seed to Build the ‘Android of Robo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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