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형 보안 아르마딘, 2억5550만달러 투자유치…밸류 25억달러


과거엔 취약점이 공개돼도 패치할 시간이 있었다. 이제는 그 반대다. 구글 클라우드 맨디언트의 2026년 위협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공개된 취약점의 28.3%는 공개 24시간 안에 공격에 악용됐고, 평균 ‘악용까지 걸리는 시간’은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 패치가 나오기도 전에 공격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2026년 위협 보고서도 비슷한 경고를 담았다. 공격자가 내부망에 침투한 뒤 옆으로 이동하기까지 걸리는 시간(breakout time)은 평균 29분으로 줄었고, 가장 빠른 사례는 단 27초에 불과했다. AI가 공격 쪽의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모의해킹이나 개별 취약점에 점수만 매기는 스캐너로는 더 이상 방어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공격형 보안 아르마딘, 2억5550만달러 투자유치…밸류 25억달러

이 간극을 메우겠다며 등장한 공격형 보안 스타트업 아르마딘(Armadin)이 시리즈B로 2억5550만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안드리센호로위츠(a16z)와 액셀(Accel)이 공동 주도했고, 기업가치는 25억달러를 넘어섰다. 베인캐피털벤처스(BCV)·레드포인트(Redpoint)가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고, 8VC·밸리스틱벤처스·구글벤처스·인큐텔(In-Q-Tel)·클라이너퍼킨스·멘로벤처스 등 기존 투자자도 모두 재참여했다. 이로써 아르마딘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4억4500만달러로 늘었다. 지난 3월 시드와 시리즈A를 묶어 1억8990만달러를 유치하며 스텔스를 벗은 지 단 7개월 만의 일이다 — 당시에도 사이버보안 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결합 시드·시리즈A 라운드로 꼽혔었다.

사람 대신 AI 공격조가 직접 뚫어본다

아르마딘이 만드는 건 자율 AI 에이전트 ‘군집(swarm)’이 실제 공격자처럼 사고하며 전체 공격 표면을 훑는 공격형 보안 플랫폼이다. 하나하나는 위험도가 낮아 보이는 취약점 여러 개를 엮어, 인증 없이 외부에서 침투 가능한 원격코드실행(RCE)부터 내부망 측면이동, 클라우드 전체 장악까지 이어지는 ‘킬체인(kill chain)’을 실제로 검증해낸다. 기업·정부 보안팀은 이론적인 위험 점수 대신, 공격자가 오늘 당장 쓸 수 있는 구체적 공격 경로와 그 파급범위를 확인하고 악용되기 전에 끊어낼 수 있다. 스텔스를 벗은 지 7개월 만에 포천 500대 기업과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이미 실전 운영 단계에 들어갔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창업자는 ‘맨디언트의 그 사람’

아르마딘을 이끄는 케빈 맨디아(Kevin Mandia) CEO는 보안업계에서 이미 상징적인 인물이다. 2004년 포렌식·침해대응 회사를 창업해 2006년 ‘맨디언트(Mandiant)’로 이름을 바꿨고, 2013년 파이어아이(FireEye)에 10억달러에 인수되며 CEO로 합류했다. 2021년 파이어아이가 제품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맨디언트’는 위협 인텔리전스·대응 전문 기업으로 다시 분리 상장했고, 2022년에는 구글이 이 맨디언트를 54억달러에 인수했다. 맨디아는 구글 클라우드 산하 맨디언트 CEO로 남아 있다가 2024년 5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구글을 떠난 뒤에도 그는 보안업계를 벗어나지 않았다. 사이버보안 전문 벤처캐피털 밸리스틱벤처스에 제너럴파트너로 합류해 투자자로 활동했고, 2024년 10월에는 보안 스타트업 엑스펠(Expel) 이사회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 2026년 3월, 자신의 30년 경력을 건 베팅으로 아르마딘을 창업하며 스텔스에서 나왔다. 이번 시리즈B 발표 직전인 9월에는 아마존 이사회(감사·보안위원회 겸임)에도 선임됐다. 맨디아는 당시 공개 인터뷰에서 창업 배경에 대해 “공격이 기계 속도로 이뤄지는 시대엔 방어도 자율화돼야 한다. 모든 방어 판단에 사람이 일일이 개입하는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맨디아 CEO는 이번 투자에 대해 “지금은 공격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시점”이라며 “AI 덕분에 공격자는 어떤 인간 조직보다 빠르게 취약점을 찾아 연결할 수 있다. 그 속도를 따라잡는 방어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매일 최고 수준의 공격 기법으로 스스로를 훈련시키는 것이고, 우리가 만든 게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16z와 액셀의 공동 주도, 그리고 이번 라운드에 참여한 모든 투자자의 지원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을 지키는 기업과 정부기관을 위해 이 공격력을 실전에 투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액셀의 핑 리(Ping Li) 파트너는 “에이전트형 공격자에 맞서는 최선의 방어는 AI가 구동하는 뛰어난 공격력”이라며 “아르마딘의 시리즈A를 주도했을 때부터 이런 확신이 있었고, 지금은 그 확신이 더 절실해졌다.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아르마딘은 기업·정부를 아우르는 AI 기반 공격형 보안·복구 분야의 표준을 세웠다”고 말했다. 안드리센호로위츠의 데이비드 조지(David George) 제너럴파트너도 “모든 주요 플랫폼 전환은 새로운 세대의 보안 리더를 낳는데, AI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전환”이라며 “맨디아는 역사상 가장 중대한 침해 사고 현장을 직접 누벼온 인물이고, 최정예 레드팀과 세계적 AI 엔지니어를 한 팀으로 묶어냈다. 아르마딘이 AI 시대를 정의하는 보안 기업이 될 것이라 믿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경쟁사: AI 공격형 보안 삼국지

아르마딘이 뛰어든 ‘에이전트형 자율 모의해킹’ 시장에는 이미 여러 주자가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앞선 곳은 호라이즌3.ai(Horizon3.ai)다. 2019년부터 에이전트 없이 돌아가는 자율 모의해킹 제품 ‘노드제로(NodeZero)’를 운영해온 업계 최고참으로, 내부망·외부·클라우드·쿠버네티스·계정 체계를 가리지 않고 공격 경로를 검증하고 패치 후 재검증까지 자동화한 게 특징이다. 지난 8월 시리즈E로 2억5000만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0억달러를 넘겼고, 누적 투자유치액은 4억2850만달러에 달한다. NSA·CISA를 포함해 6500개 넘는 기관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XBOW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겨냥해 대규모 에이전트를 병렬로 투입하는 쪽에 특화했다. 2025년 2분기 버그바운티 플랫폼 해커원(HackerOne) 미국 리더보드에서 취약점 신고 건수 1위에 오르며 주목받았고, 이후 여러 차례 추가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 10억달러를 넘겼다. 모더나·삼성데이터시스템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보다 앞서 자리 잡은 펜테라(Pentera)는 ‘자동화된 보안 검증(security validation)’이라는 이름으로 지속적인 모의해킹을 상품화해온 기존 강자다. 지난해 시리즈D로 6000만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억달러를 넘겼고, 60개국 1000여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아르마딘·호라이즌3·XBOW가 ‘AI 에이전트가 새 공격 경로를 스스로 찾아낸다’는 점을 앞세운다면, 펜테라는 규제·컴플라이언스 대응을 위한 반복적 검증에 방점을 찍어왔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Offensive Security Startup Armadin Raises $255.5M Series B at $2.5B+ Valu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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