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바이오헬스 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학에서 시작된 혁신적인 연구성과들이 스타트업을 통해 사업화되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연세대바이오헬스기술지주(연세대바이오헬스)가 있다.
많은 대학들이 ‘기술지주회사’를 운영 중이지만 연세대는 특이한 점이 있다. ‘연세대기술지주’와 ‘연세대바이오헬스기술지주’라는 2개의 회사를 운영 중이라는 점이다. 연세대바이오헬스는 국내에서 최초로 바이오헬스 분야에 특화된 기술지주사로 승인받은 기업이다. 연세대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의료원인 세브란스병원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대학의 우수한 연구성과를 사업화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연세대 교원창업 기업 중 약 40%가 바이오헬스 분야 기업이라는 점이 ‘연세대바이오헬스’의 탄생에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연세대바이오헬스를 이끄는 송영구 대표는 연세대 의대 출신으로 강남세브란스 병원장과 메르스 등 감염병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송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끄는 한원선 부대표 역시 미국에서 학사 학위를 마치고 연세대에서 세포생물학 등을 전공했으며 예일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쳤다. 연세대바이오헬스는 현재 약 2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며 21개의 바이오 스타트업에 투자를 완료했다.
성과도 착실히 검증해가고 있다. BnH 리서치, 이노제닉스, 마인즈에이아이 등 연세대바이오헬스가 투자한 몇 개 기업들은 현재 1~2년 내 IPO를 준비하는 등 결실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세브란스병원이라는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과의 협업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상은 물론, KOL(Key Opinion Leader)들과의 기술 검토 및 자문, 의료현장에서의 사용적합성 평가 등 연세대바이오헬스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여러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의료원 내 임상실험센터, 의료기기실증지원센터, 디지털헬스/SaMD 전주기 컨설팅 자회사, 임상유효성평가센터 등도 이러한 지원에 포함된다.
연세대바이오헬스의 실험은 다른 대학들로부터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교육부로부터 처음으로 승인받은 바이오헬스분야 대학기술지주인만큼 연세대바이오헬스의 성공은 다른 대학들의 바이오헬스분야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오헬스 분야는 투자가 만만치 않은 분야이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1조 원이 넘는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투자에 엄두가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다행히도 최근 정부는 ‘K-바이오 글로벌 5대 강국’ 전략을 밝히며 적극적인 바이오 육성 계획을 선포했다. 이에 대해 송영구 대표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탁상공론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원선 부대표는 “상반기 10조 원에 달하는 제약바이오분야 라이선스 아웃(L/O) 사례는 전통적인 바이오 대기업보다는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스타트업이 달성한 것”이라고 밝히며,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한국 바이오 산업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와우파트너스는 지난 10월 21일 서울바이오허브와 공동으로 ‘바이오헬스 전문IR데이’를 개최하는 등 바이오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연세대바이오헬스 인터뷰 역시 그러한 기획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인터뷰에 응한 송영구 대표와 한원선 부대표는 와우테일의 바이오 기술기업 인터뷰, 영문기사를 통한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소개 등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송영구 대표는 바이오 창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에베레스트 산에 오를 수도 있는 용기가 있다면 창업을 하길 권한다”고 말하고, “사람에게는 왼손, 오른손, 겸손이라는 세 개의 손이 있다. 자신감과 더불어 겸손한 자세로 창업하시기 바라고 투자를 희망하는 분들은 연세대바이오헬스의 문을 꼭 두드려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세대바이오헬스는 최초의 바이오헬스분야 대학기술지주회사로서 대학의 전문성과 투자역량이 결합된 모범사례를 꿈꾸며 오늘도 바이오헬스의 야심찬 창업자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먼저 두 분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주시겠습니까?
송영구 대표(이하 송영구) 저는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 병원장을 역임했으며, 메르스 대응 등 감염병 관리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감염학회, 대한화학요법학회 등 주요 학회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왔습니다. 2024년 9월부터 연세대바이오헬스기술지주(이하 연세대바이오헬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한원선 부대표(이하 한원선) 저는 미국에서 학사를 마친 후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세포생물학 및 약리학을 전공하고 예일대에서 박사후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바이오헬스 기술사업화로 커리어를 전향한 후 귀국하여 제약사, 스타트업 등에서 10년 이상 기술검토, 사업개발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현재는 모교의 바이오헬스 기술지주에서 의대, 치대, 간호대, 보건대 및 병원의 교원창업 지원 및 투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연세대바이오헬스의 대표와 부대표를 맡고 계신데, 어떤 계기와 마음가짐으로 맡게 되셨나요?
송영구 4년간 강남세브란스병원 병원장을 역임하면서 연세의료원의 뛰어난 연구 역량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특히 의료진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실제 사업화로 이어져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의료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의 우수한 기술들이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이 자리를 맡게 되었습니다.
한원선 연세대학교와 의료원의 기초 및 임상연구에 대한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연구의 결과물이 사업화를 통해 의료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 믿고 있으며, 저희 기술지주가 그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세대바이오헬스는 다른 대학의 기술지주와 조금은 다른 회사로 알고 있습니다
송영구 보통 각 대학은 하나의 기술지주사를 갖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연세대학교에도 이미 기술지주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세의료원이라는 국내 최고의 의료기관을 보유하고 있는 연세대학교는 그동안 창업한 기업의 약 40% 이상이 연세의료원에서 비롯된 바이오헬스 분야 창업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어서 바이오헬스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일반 기술지주사의 이해도나 지원체계 등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근거로 수년간 교육부를 설득한 끝에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라는 취지로 바이오헬스 분야에 특화된 기술지주사로 국내에서 최초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연세대학교는 유일하게 2개의 기술지주사를 갖고 있습니다.
연세대바이오헬스는 바이오 기업 중 주로 어떤 분야에 투자를 하나요?
송영구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희는 바이오헬스 분야에 특화된 기술지주사입니다. 따라서 의약바이오, 의료기기,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분야에 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바이오헬스 분야라고 하더라도 AI, 신소재, 로봇, 기타 공학 분야와 혁신적인 융합 기술이 많기 때문에,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분야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펀드 규모와 포트폴리오는 어느 정도이고, 포트폴리오 중에 자랑할만한 곳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한원선 2023년 첫 개인투자조합 설립을 시작으로 현재 2개의 벤처투자조합을 포함해 약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고, 현재까지 총 21개의 바이오 기업에 투자를 완료하였습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BnH 리서치가 있습니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치매, 신경퇴행성 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는 회사로 현재 임상1상을 수행 중입니다. 이노제닉스는 24가지의 mRNA 마커를 활용해 혈액을 이용한 대장암 조기진단을 개발하는 회사이고, 마인즈에이아이는 당뇨병과 같이 우울증의 상태를 호르몬의 수치로 정확히 진단하여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입니다.
투자 외에 포트폴리오 성장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나요?
한원선 세브란스병원 기반 기술지주로써 다양한 임상과 KOL들과의 기술 검토 및 자문, 의료현장에서의 사용적합성 평가 등을 통해 포트사의 파이프라인 개발을 지원합니다. 규제산업의 특성에 따라, 의료원 내의 임상실험센터, 의료기기실증지원센터, 디지털헬스/SaMD 전주기 컨설팅 자회사, 임상유효성평가센터 등을 통해 실질적인 제품의 인허가 과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투자할 창업팀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한원선 아직 저희도 신생 회사라 다양한 외부 행사 등에 참여하며 저희 기관에 대한 홍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와우테일이 이 부분에 대해 도움을 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행히, 대학교 지주회사로서는 독특하게 민간 투자사, 제약회사 엑셀러레이터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벤처투자조합 결성으로 연세대학교 창업기업 외에 다양한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의 초기 창업기업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초기 투자 시장이 어렵고, 바이오 기업은 더욱 그렇습니다.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시나요?
송영구 최근 3년간 한국 바이오기업이 발굴한 신약 후보 물질은 약 1,300여 개로 글로벌의 약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는 미국(35%), 중국(31%)에 이어 3위에 해당되는 수치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의 신약개발 역량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판단됩니다.
또한 2025년 한국의 혁신 신약 라이센싱 계약 규모는 78억 6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2024년 대비 113% 성장한 수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바이오 벤처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가 여전히 과거 최고치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2024년 VC 투자액은 전년 대비 약 14% 증가했지만, 최고점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국내 혁신 스타트업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신약개발 R&D 역량을 고려하면 투자 시장도 개선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특히 저희 바이오헬스 기술지주사와 같이 바이오헬스 분야에 특화된 기술지주사와 투자사들을 중심으로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국가의 바이오산업에 대한 일관성 있는 정책적인 지원과 방향성이 뒷받침된다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투자를 하시면서 한국 바이오 기업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한원선 메디게이트 기사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제약바이오 섹터의 글로벌 기술이전 딜 규모는 10조 원이 넘었습니다. 이 기술이전은 전통적인 제약회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알테오젠, 올릭스, 에이비엘 바이오, 알지노믹스 등 바이오텍 기업들이고 이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투자유치를 진행하던 스타트업들이었습니다.
이것이 현재 우리 한국 바이오기업의 가능성에 대한 방증이라 생각합니다. 제약바이오 섹터는 과거 내수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의 참여자가 아닌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로 도약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최근 ‘K-바이오 글로벌 5대 강국’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는데 정부에게 요청하신다면?
송영구 9월 초에 있었던 ‘K-바이오 글로벌 5대 강국’ 전략에는, 2030년까지 바이오 의약품 수출 2배, 블록버스터급 신약 3개 창출, 임상시험 글로벌 3위라는 목표와, 이를 위한 핵심 과제들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 과제들이 소위 보여주기 식의 탁상 공론이 아니라 반드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지원책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다만, 혁신적인 신약은 기존의 중견 제약기업에서 보다는 바이오 스타트업에서 많이 나옵니다. 따라서 대학의 기술지주사 겸 투자사의 입장에서는, 대학에서 나오는 많은 혁신적인 바이오헬스 기술들이 바이오 벤처로 연계되어 사업화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효율적인 플랫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원선 하나하나 다 주옥같은 전략이고 정책입니다. 투자 시에도 강조하는 내용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고 결과물입니다. 결국은 얼마나 디테일하게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느냐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연세대바이오헬스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송영구 일단 국내에서 최초로 승인된 바이오헬스 분야에 특화된 기술지주사로서 보는 눈이 많음을 잘 알고 있어 어깨가 무거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의 방향성은 가장 효율적인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 생태계 구축입니다. 이를 위해 대학과 의료원에서 나오는 수많은 혁신적인 기술들이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발굴과 창업지원부터 초기 투자, 보육, 밸류업 연계, 후속투자 연계 등을 통해 이들 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필수적입니다. 결국 성공한 기업들이 후배 연구자들의 연구와 사업화를 지원할 수 있는 기업과 대학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목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와우파트너스(와우테일)과 협업을 하기로 했는데, 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한원선 좋은 바이오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와우테일 인터뷰에 출연하게 된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들의 위상이 굉장히 올라가서 해외에서도 한국 바이오 기업들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랩센트럴(Lab Central)의 회장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구요. 이러한 기업들을 해외에 소개하는게 필요한데 와우테일의 영문기사, 영문 뉴스레터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이오 창업 기업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송영구 사실 제 아들도 창업을 했습니다. 최근 젊은 분들은 꿈이 있으면 창업을 1순위로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베레스트 산도 오를 수 있다는 꿈과 각오가 있다면 창업을 하시길 권하면서 동시에 이윤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창업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사람에게는 왼손, 오른손, 겸손이라는 세 개의 손이 있다고 합니다. 꿈과 더불어 겸손한 마음으로 사업을 영위할 창업자, 특히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꿈꾸는 창업자는 연세대바이오헬스를 찾아와주시기 바랍니다.
한원선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리드 파이프라인은 바뀔 수도 있습니다. 앞서간 선배 창업 기업들의 경험치를 충분히 내재화하시기 바랍니다.
답글 남기기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