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소셜 미디어 ‘블루스카이’, 1억 달러 시리즈B 뒤늦게 공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해 X로 바꾼 이후, 소셜 미디어 시장에는 분명한 균열이 생겼다. 광고 정책 변경, 콘텐츠 모더레이션 후퇴, API 유료화 등 잇따른 조치에 반발한 이용자들이 대안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고, 그 흐름 속에서 가장 주목받은 플랫폼이 블루스카이(Bluesky)다.

bluesky series b - 와우테일

블루스카이는 2019년 당시 트위터 CEO였던 잭 도시(Jack Dorsey)가 주도한 분산형 소셜 미디어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2021년 독립 법인으로 분사됐다. 단일 기업이 통제하는 플랫폼 구조를 벗어나 오픈 프로토콜 기반의 소셜 웹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현재는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핵심은 자체 개발한 오픈소스 규격인 AT 프로토콜(AT Protocol)로, 이를 통해 누구나 독립적인 소셜 앱과 서버를 구축할 수 있다.

블루스카이는 지난 2025년 4월 시리즈B 라운드로 1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3월 19일 공식 발표했다. 베인캐피탈 크립토(Bain Capital Crypto)가 라운드를 주도했으며, 알럼나이 벤처스(Alumni Ventures), 안토스 캐피탈(Anthos Capital), 블룸버그 베타(Bloomberg Beta), 나이트 재단(Knight Foundation), 트루 벤처스(True Ventures)가 합류했다. 기업 가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눈길을 끄는 건 공개 시점이다. 투자 클로징으로부터 약 1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발표가 이루어졌는데,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 직후 보도자료와 함께 대대적으로 알리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더 흥미로운 건 발표 타이밍이다. 창업자 제이 그레이버(Jay Graber)가 CEO직에서 물러나 최고혁신책임자(Chief Innovation Officer)로 이동한다고 밝힌 지 불과 열흘 만에 이번 투자 소식이 공개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테크크런치는 이번 공개가 리더십 교체 직후에 이루어진 것이 “전략적으로 배치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CEO 교체라는 불안 신호를 1억 달러 투자 소식으로 상쇄하고, 새 경영진 체제가 탄탄한 자금력을 갖추고 출발한다는 인상을 동시에 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넥스트웹(The Next Web)은 한 발 더 나아가, 블루스카이가 1억 달러를 거의 1년간 조용히 쥐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모멘텀을 연출하는 대신 실제로 무언가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회사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블루스카이가 X에 대한 반작용으로 성장한 플랫폼이라는 정체성, 그리고 “빌리어네어-프루프(billionaire-proof·억만장자도 함부로 못 하는 구조)”를 표방해온 행보와도 맥이 닿는 해석이다.

크립토 계열 투자사가 라운드를 주도했다는 점도 공개 시점 조율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블루스카이 커뮤니티는 탈중앙화 철학에 공감하는 이용자들로 구성돼 있어, 블록체인 및 토큰 기반 수익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블루스카이는 그간 “블록체인 기술이나 암호화폐는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밝혀왔고, 이번 투자 발표에서도 이 원칙을 재확인했다.

블루스카이를 여기까지 끌고 온 인물은 창업자 제이 그레이버(Jay Graber)다. 본명은 ‘란톈(Lantian)’으로, 중국어로 ‘푸른 하늘’을 뜻한다.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한 어머니가 “자유롭게 살라”는 뜻으로 지어준 이름이 훗날 그가 이끄는 플랫폼의 이름과 우연히 겹쳤다. 오클라호마 출신으로 펜실베이니아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공급망 관리 스타트업 스쿠체인(Skuchain), 암호화폐 프로젝트 지캐시(Zcash), 이벤트 소셜 네트워크 해프닝(Happening) 등을 거쳐 2021년 블루스카이 초대 CEO로 합류했다. 초대장 기반의 소규모 커뮤니티였던 플랫폼을 4,300만 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가진 주요 소셜 미디어로 키워냈다.

이달 초 그레이버는 “블루스카이가 성숙해지면서 회사에는 확장과 실행에 집중하는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고,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인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돌아가고 싶다”며 CEO직에서 물러났다. 후임 임시 CEO로는 워드프레스닷컴 모회사 오토매틱(Automattic) 전 CEO이자 트루 벤처스 파트너인 토니 슈나이더(Toni Schneider)가 선임됐다. 슈나이더는 1년여 전부터 블루스카이의 어드바이저로 활동해왔다. 이사회는 현재 정식 CEO 물색에 나선 상태다.

성장 숫자는 인상적이다. 2024년 10월 시리즈A 발표 당시 1,300만 명이었던 사용자가 지금은 4,300만 명을 넘어섰다. 2024년 한 해만 놓고 보면 약 60% 증가다. AT 프로토콜 기반 앱은 매주 1,000개 이상 사용되고 있고, 개발자용 SDK 다운로드는 월 40만 건을 넘는다. 블루스카이가 ‘애트모스피어(Atmosphere)’라 부르는 이 생태계 안에는 게시물·좋아요·댓글 등 약 200억 건의 공개 기록이 쌓여 있다. 비디오 앱 스카이라이트(Skylight), 사진 공유 서비스 플래시스(Flashes), 플립보드(Flipboard)의 오픈 소셜 앱 서프(Surf), 흑인 커뮤니티 특화 서비스 블랙스카이(Blacksky) 등이 이 생태계 위에서 운영되고 있다.

AT 프로토콜의 핵심은 이용자의 신원과 데이터, 소셜 그래프를 특정 플랫폼에 묶어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팔로워와 게시 이력을 그대로 가지고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어, 플랫폼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이용자들에게 구조적으로 매력적이다. 그레이버가 이전 인터뷰에서 “트위터에 일어난 일은 우리에게는 같은 방식으로 일어날 수 없다. 언제든 데이터를 가지고 떠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도 이 맥락이다.

나이트 재단의 참여는 블루스카이가 단순한 소셜 앱을 넘어 언론 자유와 오픈 인터넷의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달된 자금은 엔지니어링, 신뢰·안전(Trust & Safety), 개발자 관계(Developer Relations) 팀 확장과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에 투입되고 있다. 향후 수익 모델로는 프리미엄 구독, 유료 호스팅, 기업용 API, 크리에이터 후원 기능 등이 거론된다.

누적 투자 이력을 보면 2023년 네오(Neo) 등으로부터 씨드 800만 달러, 2024년 10월 블록체인 캐피탈(Blockchain Capital) 주도의 시리즈A 1,500만 달러에 이어 이번 시리즈B까지, 총 누적 조달 금액은 1억 2,300만 달러를 넘는다.메타(Meta)의 스레드(Threads)가 일일 활성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며 경쟁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블루스카이는 숫자보다 구조적 차별점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새 CEO 선임과 수익 모델 확립이라는 과제가 눈앞에 놓인 지금, 1억 달러가 플랫폼의 미션을 지키면서 지속 가능한 사업을 만드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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