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의 야망, 데이터센터를 넘어 PC까지… RTX 스파크 공개


엔비디아 RTX 스파크 젠슨 황 컴퓨텍스 2026

엔비디아(NVIDIA)가 PC용 칩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6월 1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컴퓨텍스(Computex) 2026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RTX 스파크(RTX Spark)’ 슈퍼칩을 공개하며 “PC를 재발명하겠다”고 선언했다. 발표 직후 인텔(Intel)은 4~6%, AMD는 3~5%, 퀄컴(Qualcomm)은 6% 급락한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6% 이상 뛰었다.

RTX 스파크란 무엇인가

RTX 스파크(코드명 N1X)는 엔비디아가 미디어텍(MediaTek),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공동 개발한 ARM 기반 시스템온칩(SoC)이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칩의 핵심 구성은 다음과 같다.

  • CPU: 20코어 ARM 아키텍처 (성능 코어 10개 + 효율 코어 10개, 최고 4.1GHz)
  • GPU: 블랙웰(Blackwell) 기반, CUDA 코어 6,144개
  • 메모리: 128GB 통합 LPDDR5X (대역폭 300GB/s)
  • 공정: TSMC 3나노미터
  • AI 성능: FP4 기준 1페타플롭(petaflop)

통합 메모리 구조가 핵심이다. CPU와 GPU가 같은 메모리를 공유하는 설계 덕분에 최대 1,200억 파라미터 규모의 대형 언어 모델(LLM)을 클라우드 없이 로컬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다.

이 칩은 사실 엔비디아가 이미 개발자용으로 판매 중인 DGX 스파크 미니 컴퓨터(약 4,800달러)에 탑재된 GB10 SoC와 사실상 동일한 설계다. 이번 발표는 그 서버급 칩을 소비자 PC 시장으로 끌어내린 것이다.

함께 뛰는 파트너들

올가을 RTX 스파크를 탑재한 윈도우 PC를 출시하기로 한 제조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델(Dell), HP, ASUS, 레노버(Lenovo), MSI다. 에이서(Acer)와 기가바이트(Gigabyte)도 이어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제품을 ‘Surface Laptop Ultra’로 명명하며 “역대 가장 강력한 서피스 랩톱”이라고 내세웠다. 두께는 14mm 수준의 초슬림 폼팩터를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가격대에 포지셔닝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에이전트를 안전하게 구동하기 위한 보안 샌드박스도 공동 개발했다.

또한 어도비(Adobe), 블렌더(Blender),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 엑스박스(Xbox) 등 100개 이상의 윈도우 소프트웨어 사가 이 플랫폼 지원을 선언했고, 게임과 애플리케이션 1,000개 이상에서 RTX 기술을 지원한다.

젠슨 황이 노리는 것: 2,000억 달러 CPU 시장

엔비디아가 분기 최고 매출을 기록한 직후 황 CEO는 투자자들에게 “AI용 CPU에서 2,000억 달러 규모의 새 시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그 선언의 첫 실체다.

그의 비전은 기술적 도전을 넘어선다. “수십억 개의 에이전트가 존재하게 될 것이고, 그 에이전트들은 모두 도구를 사용할 것이다. 오늘날 인간이 PC를 쓰듯, 에이전트들도 PC를 쓸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RTX 스파크 탑재 PC에서 AI 에이전트가 24시간 로컬로 구동되는 세계를 그리는 것이다.

“클라우드 API 없이 에이전트가 24/7 돌아간다. 과금 걱정 없이”라는 황의 발언이 이를 압축한다.

전례는 있었다, 하지만 그땐 달랐다

ARM 기반 윈도우 PC는 과거에도 시도된 적 있다.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 ARM 기반의 ‘Surface RT’를 출시했다가 9억 달러의 손실을 내고 사실상 철수했다. 당시 델을 포함한 파트너들도 손을 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1페타플롭의 AI 연산 능력은 2013년 Surface RT와는 차원이 다른 성능이며, 무엇보다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AI를 구동하는 사실상의 표준 인프라 제공자다. 그 소프트웨어 스택과 생태계를 그대로 엣지로 끌어내린다는 점이 퀄컴 스냅드래곤 기반 AI PC와의 결정적 차이다.

엔비디아가 최근 코스모스 3를 오픈소스화하며 로봇·AI 생태계 확장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데이터센터에서 출발한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우위가 PC와 엣지 디바이스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인텔의 반응, 그리고 현실적 과제

인텔은 “건전한 수준의 경각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RTX 스파크는 시장에 좋은 일”이라는 다소 어색한 논평을 냈다. x86 아키텍처의 강점을 강조하는 방어적 태도다.

현실적 과제도 있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분석가 벤 바자린은 RTX 스파크 시스템이 니치 시장을 넘어 대중화되려면 1,500달러 선까지 가격이 내려와야 할 것으로 봤다. 아직 제조사들은 구체적인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3세대 로드맵도 제시했다. N1X(RTX 스파크) 이후 루빈(Rubin), 로사 파인만(Rosa Feynman)으로 이어지는 PC칩 세대 계획이다.

PC 시장 매출은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 전체 사업에서 미미한 비중일 것이다. 하지만 AI 에이전트 시대가 열리는 시점에, GPU→서버 CPU→PC CPU로 이어지는 젠슨 황의 전방위 확장 전략이 현실이 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65억 달러를 투자한 포토닉스 인프라와 함께, AI 스택 전체를 장악하려는 시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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