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비밀리에 IPO 신청서 제출 — AI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상장 초읽기


오픈AI(OpenAI)가 5월 2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등록 신청서를 비밀리에 제출했다. 이 사실은 약 2주가 지난 6월 8일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됐다. 오픈AI 측은 “어차피 유출될 것 같아서 그냥 발표한다”고 썼다. AI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이번 상장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OpenAI filing S1 - 와우테일

‘비밀 신청’이란 무엇인가

S-1은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해 SEC에 제출하는 기업 등록 신청서다. 통상 S-1이 공개되면 회사의 매출·손익·사업 위험 등 상세한 재무 정보가 시장에 노출된다. 그러나 JOBS법(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s Act)에 따라 기업은 이를 ‘비밀(Confidential)’ 방식으로 먼저 제출해 SEC와 내부적으로 검토를 받을 수 있다. 공개 S-1은 IPO 로드쇼 개시 최소 15일 전까지만 내놓으면 된다. 오픈AI가 5월 22일 제출한 것은 이 비밀 초안이며, 실제 재무 수치가 담긴 공개 버전은 이르면 7~8월에 나올 전망이다. 주관사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맡았다.

비영리에서 공개 상장사로 — 5년에 걸친 구조 개편

오픈AI가 IPO를 추진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지난해 10월 완료된 법인 구조 전환이 있다. 오픈AI는 원래 비영리 법인이 수익 추구 자회사를 통제하는 ‘상한 이익(Capped-Profit)’ 구조로 운영됐다. 투자자 수익률에 상한이 걸려 있었고, 비영리 법인은 증시에 상장할 수 없다.

2025년 10월 오픈AI는 수익 창출 법인을 ‘공익 법인(PBC·Public Benefit Corporation)’으로 전환했다. 회사의 미션(인류에 유익한 AGI 개발)을 법적으로 명문화하면서도 일반 주식회사처럼 운영할 수 있는 구조다. 기존 비영리 법인은 ‘오픈AI 재단(OpenAI Foundation)’으로 이름을 바꿔 지분 약 26%(약 1,300억 달러 상당)를 보유한다. 투자자 수익 상한도 폐지되면서 일반적인 지분 구조로 재편됐다.

신청서 제출 이틀 전에는 일론 머스크가 제기했던 오픈AI 상대 소송이 배심원단에 의해 기각됐다. IPO를 짓누르던 법적 불확실성이 걷힌 타이밍이었다.

연매출 20조 원, 그러나 손실은 더 크다

오픈AI의 성장 속도는 경이롭다. 2022년 연매출 2,800만 달러에서 2023년 20억 달러, 2024년 60억 달러로 뛰었고, 2025년 연간반복매출(ARR)은 전년 대비 세 배 성장한 200억 달러(약 27조 원)에 달한다. 지난 2월 마감된 1,220억 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를 기준으로 현재 기업가치는 8,520억 달러다. 아마존, 엔비디아, 소프트뱅크가 참여한 이 라운드는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프라이빗 펀딩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2025년 순손실은 약 90억 달러로 추산되며 2026년 영업손실은 14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수익 1달러를 내기 위해 약 1.22달러를 쓰는 구조다.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들어가는 컴퓨팅 비용이 수익을 압도한다. 회사 측은 흑자 전환 시점을 2029년으로 내다보며, 그때까지 누적 손실은 4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IPO 목표 기업가치는 8,500억~1조 달러 사이로 거론된다.

마이크로소프트·소프트뱅크, 무엇을 기대하나

오픈AI의 상장은 주요 투자자들의 지분 가치를 공개 시장에서 확정 짓는 사건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지금까지 약 13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애저(Azure) 클라우드를 통한 오픈AI 기술 공급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 이후 매 분기 공시되는 재무 지표는 마이크로소프트 투자자들에게도 오픈AI 사업 성과를 들여다보는 창구가 된다.

더 큰 변수는 소프트뱅크(SoftBank)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오픈AI에 400억 달러를 약정한 최대 단일 투자자다. 문제는 소프트뱅크 자체가 채권 만기 등으로 32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 부족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 오픈AI IPO의 성패가 소프트뱅크 재무 건전성과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앤스로픽이 먼저, xAI는 더 크게

오픈AI의 S-1 제출은 AI 업계의 공개 시장 진출 레이스가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앤스로픽(Anthropic)은 오픈AI보다 약 일주일 앞서 비밀 S-1을 제출했으며, 최신 기업가치는 9,650억 달러로 잠시 오픈AI를 앞질렀다. 일론 머스크의 xAI는 스페이스X(SpaceX)와 합병해 1조 7,50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상장을 추진 중으로, 이 세 곳이 모두 올 가을을 전후해 공개 시장에 진입할 경우 AI 기업 상장의 역사적인 시즌이 열린다.

경쟁 구도는 단순히 IPO 타이밍 싸움이 아니다. 지난 12개월간 챗GPT의 웹 트래픽 점유율은 86.7%에서 64.5%로 내려앉은 반면 구글 AI의 점유율은 5.7%에서 21.5%로 급등했다. 공개 S-1 서류에서 오픈AI가 이 경쟁 심화를 어떻게 서술할지도 주목 포인트다. 오픈AI·앤스로픽·xAI에 동시 투자하는 주요 투자자들의 자본 관계망도 공개 서류를 통해 처음으로 명확히 드러날 전망이다.

“AI의 과대 광고를 공개 시장 앞에 세우는 시험대”

오픈AI의 상장은 단순한 자금 조달 이벤트가 아니다. ‘미션 중심 조직’을 내세워온 오픈AI가 분기 실적과 주가 압박을 받는 공개 기업이 된다는 의미다. 공익 법인(PBC) 형태로 상장하는 것은 이례적인 구조다. 안전 연구와 단기 수익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을 것인지, 창업자 샘 알트만(Sam Altman)의 지분 구조는 어떻게 정리됐는지, 2029년 흑자 전환 전망을 시장이 얼마나 믿어줄지 — 공개 버전 S-1이 나와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쌓여 있다.

공개 S-1이 나오면 그것만으로도 AI 산업 전체의 경제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문서가 된다. 오픈AI의 IPO는 AI의 ‘과대 광고’와 ‘실제 사업 성과’ 사이의 간극을 처음으로 공개 시장 앞에 세우는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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