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프, 6천만 달러 시리즈B 유치… AI로 엔터프라이즈 HR 시장 판도 바꾼다


HR 테크 시장에서 워크데이(Workday)는 오랜 기간 대기업용 인력 관리 소프트웨어의 표준처럼 여겨져 왔다. 수십 년간 대규모 조직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했지만, 긴 도입 기간과 전문 관리자, 상당한 운영 부담이 뒤따랐다. 그 결과 소규모 기업은 기능이 제한된 간단한 도구를, 대기업은 운영이 어렵기로 악명 높은 강력한 시스템을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워프, 6천만 달러 시리즈B 유치… AI로 엔터프라이즈 HR 시장 판도 바꾼다

워프(Warp)는 AI가 이 방정식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거 대기업 전용이었던 기능을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수행하는 형태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신규 채용자를 등록하면 시스템이 세금 계정을 개설하고 앱과 기기를 설정하는데, 이 과정에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다.

워프는 2023년 설립된 뉴욕 기반 스타트업으로, 급여·HR·컴플라이언스·복리후생·IT를 5명부터 5천 명 규모 기업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운영한다. 급여 처리는 미국 50개 주에서 수 초 만에 완료되고,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세금 신고서를 제출한 뒤 이후 발생하는 세금 고지서까지 사람 없이 처리한다.

6일 만에 완료된 시리즈B

워프는 배터리벤처스(Battery Ventures)가 리드한 시리즈B 라운드에서 6천만 달러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피크 XV(Peak XV), 사운드벤처스(Sound Ventures),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도 참여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년도 안 돼 8,500만 달러에 달한다. 본래 가을에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라운드는 단 6일 만에 마무리됐다.

쇼피파이(Shopify) 창업자, 전 스트라이프(Stripe) COO, 드롭박스(Dropbox) 공동창업자, 전 코인베이스(Coinbase) CTO, 전 크루즈(Cruise) 창업자, 레플릿(Replit) 창업자 등 지난 20년간 주요 테크 기업을 구축한 인물들이 투자에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

Q1 ARR 2배, 올해 급여 처리 규모 20억 달러 목표

워프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1분기에 ARR(연간 반복 매출)이 2배로 뛰었고, 올해 처리할 급여 규모는 20억 달러 이상이 될 전망이다. 수천 명 규모 직원을 둔 엔터프라이즈 고객도 확보했다. 자체 복리후생 중개 서비스인 ‘워프 베네핏(Warp Benefits)’과 AI 기반 IT 자동화 제품군 ‘워프 패브릭(Warp Fabric)’을 연이어 출시했다.

워프의 직원 수는 6개월 전 15명에서 현재 50명 이상으로 3배 늘었다. 모두 뉴욕에서 출근 근무 중이며, 향후 1년 내 200명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고객사는 주로 빠르게 성장하는 AI 기업으로, 블랜드 AI(Bland AI), 리덕토(Reducto), 그렙타일(Greptile) 등이 포함돼 있다.

워프에 따르면 평균 고객사는 동종 업계 기업 대비 5배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HR 및 행정 인력 비용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AI 네이티브 HR의 차별점

워프는 기존 소프트웨어에 챗봇을 얹는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한다. “AI 네이티브란 기존 소프트웨어에 챗봇을 추가하는 게 아니다. 맥락을 이해하고, 워크플로를 조율하며,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백그라운드에서 작업을 완료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워프 측은 밝혔다.

워프 플랫폼은 다중 주(州) 급여 처리, 1만 개 이상 세무 관할권의 세금 신고, 복리후생 관리, 온보딩, 경비 관리, 200개국 이상 계약자 결제를 자동화한다. 레거시 서비스가 수동 워크플로 위에 자동화를 덧씌우는 것과 달리, 워프는 AI 에이전트가 1차 운영자로 작동하도록 처음부터 설계됐다.

AI 에이전트는 1천 개 이상 세무 관할권의 규제 변경을 모니터링해 계산과 신고 요건을 자동으로 갱신한다. 세금 고지서가 도착하면 분류·조사·해결까지 사용자 수신함에 닿기 전에 처리하기도 한다.

경쟁사 동향

HR 테크 시장은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다.

리플링(Rippling)은 2016년 설립된 HR·IT·재무 통합 플랫폼으로, 2025년 5월 시리즈G에서 4억5천만 달러를 유치했으며 기업가치는 168억 달러에 달한다. 클라이너퍼킨스(Kleiner Perkins), 와이콤비네이터,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 등으로부터 총 18억5천만 달러를 유치했다.

딜(Deel)은 2019년 설립됐으며, 2025년 10월 시리즈E 라운드에서 3억 달러를 유치해 기업가치 173억 달러를 기록했다. 핵심 제품은 현지 법인 설립 없이 전 세계 어디서든 채용할 수 있게 해주는 고용대행(EOR) 서비스와 계약자 관리 플랫폼이다. 150개국 이상에서 3만5천 개 기업이 딜을 사용 중이다.

구스토(Gusto)는 2011년 ‘젠 페이롤(Zen Payroll)’로 시작해 와이콤비네이터를 졸업한 뒤 중소기업 급여·복리후생에 집중해왔다. 2021년 8월 시리즈E에서 1억7,500만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기록했고, 현재 40만 개 이상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401(k)·건강보험·휴가 추적 등 직원 경험 전반을 지원한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워크데이(Workday)가 2026년 기준 벤치마크로 꼽힌다. 핵심 HR·급여·인재관리·학습·기획·분석이 단일 데이터 모델 위에서 통합 운영된다. 최근 워크데이는 2025년 11월 AI 기업 사나(Sana)를 11억 달러에 인수 완료했다고 발표하며 AI 역량 강화에 나섰다.

워프가 노리는 시장은 이처럼 거대 자본과 기존 강자들이 경쟁하는 격전지다. 그러나 워프는 AI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가 규모의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고 본다. 과거 대기업만 누리던 기능을 5인 팀도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핵심 비전이다.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