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플레이크 넘어선 데이터브릭스, 1,880억 달러 밸류 투자유치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고도 성과를 못 내는 이유는 대개 데이터에 있다. 여기저기 흩어진 데이터가 AI와 제대로 연결돼 있지 않으니, 비용과 보안, 신뢰성을 통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이 와중에 기업들의 태도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모든 작업에 가장 똑똑하고 비싼 모델을 무작정 돌리던 ‘토큰맥싱(tokenmaxxing)‘식 접근에서 벗어나, 작업에 맞는 AI를 골라 쓰며 달러당 최선의 결과를 뽑아내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것이다.

스노우플레이크 넘어선 데이터브릭스, 1,880억 달러 밸류 투자유치

이 흐름의 정점에 선 곳이 미국의 데이터·AI 통합 플랫폼 기업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다. 흩어진 데이터와 AI를 하나의 플랫폼 위에 모으고, AI 비용과 접근 권한을 통제하며, 팀이 AI를 실제로 만들고 배포하는 데 필요한 비즈니스 맥락까지 함께 제공한다. 여러 AI 모델의 거버넌스와 비용을 관리하는 ‘유니티AI게이트웨이(Unity AI Gateway)’, 비즈니스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 답변과 행동으로 바꿔주는 AI 동료 ‘지니(Genie)’, AI 에이전트를 위한 서버리스 포스트그레스 데이터베이스 ‘레이크베이스(Lakebase)’가 핵심 제품이다. 아디다스(adidas), AT&T, 바이엘(Bayer), 마스터카드(Mastercard), 리비안(Rivian), 유니레버(Unilever)를 비롯해 전 세계 2만 곳 넘는 조직, 포춘500 기업의 70%가 이 플랫폼을 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30여 개 사무소를 운영한다.

CEO 겸 공동창업자 알리 고드시(Ali Ghodsi)는 스웨덴 KTH왕립공과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9년 UC버클리 AMP랩(AMPLab)에 방문학자로 합류해 빅데이터 분산처리 프레임워크 아파치스파크(Apache Spark) 개발에 참여했다. 2013년 스파크가 오픈소스로 공개돼 2년 만에 빅데이터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되자, 고드시는 안디 콘윈스키(Andy Konwinski), 아르살란 타바콜리시라지(Arsalan Tavakoli-Shirazi), 이온 스토이카(Ion Stoica), 마테이 자하리아(Matei Zaharia), 패트릭 웬델(Patrick Wendell), 레이놀드 신(Reynold Xin)과 함께 스파크를 상용화하는 회사로 데이터브릭스를 세웠다. 이른바 ‘아파치 스파크 세븐’이다. 고드시는 2016년부터 CEO를 맡고 있다.

데이터브릭스는 기존 투자자 코튜매니지먼트(Coatue)가 주도하는 전략적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1,88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비상장 기업 반열에 오르는 밸류로, 텀시트에 서명한 단계이며 신규·기존 투자자가 추가로 참여해 올여름 중 라운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밸류에이션은 지난해 12월 3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34% 뛰며 1,340억 달러에 40억 달러를 유치한 시리즈L에서 다시 40% 오른 수치이며, 그보다 앞서 지난해 1월에도 150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J 라운드를 마무리한 바 있다. 최근 1년 반 사이 밸류에이션이 쉴 새 없이 뛰고 있는 셈이다. 새 자금은 유니티AI게이트웨이·지니·레이크베이스 강화를 비롯한 AI 전략 가속화는 물론, 향후 AI 관련 인수와 AI 연구 심화에도 쓰인다. 데이터브릭스는 지난달에도 AI 기반 보안 운영 플랫폼 팬서(Panther)를 인수한 바 있다. CEO 고드시는 “기업들은 모든 작업에 가장 똑똑한 모델의 비싼 토큰을 태우기보다, 작업에 맞는 AI를 자유롭게 고를 권리를 원한다”며 “이번 자금으로 멀티 AI 전략을 계속 밀어붙여 거대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메가 유니콘의 ‘탈IPO’ 전략, 계속되는 몸값 경쟁

데이터브릭스처럼 상장 대신 대규모 비상장 라운드를 반복하며 몸값을 불리는 전략은 이미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 흐름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데이터 플랫폼 시장에서는 이미 상장한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가 직접적인 경쟁자로 꼽히는데, 데이터브릭스의 이번 밸류에이션은 스노우플레이크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데이터 분석과 AI 플랫폼을 결합한 팔란티어(Palantir)도 비슷한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