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비서 인스팅트, 한 달 만에 밸류 4배…10억달러 투자유치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면 대신 일을 처리해주는 AI 개인비서 카테고리가 갑자기 가장 뜨거운 격전지가 됐다. 답만 주는 챗봇이 아니라 실제로 예약하고, 구독을 해지하고, 대신 전화까지 걸어주는 에이전트를 두고 빅테크와 스타트업이 동시에 뛰어들고 있다.

AI비서 인스팅트, 한 달 만에 밸류 4배…10억달러 투자유치

인스팅트(Instinct)가 시리즈C로 10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세쿼이아캐피탈(Sequoia Capital)·벤치마크(Benchmark Capital)·코튜(Coatue)가 참여했고,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로 뛰었다. 지난 8월 2억5000만 달러 시리즈B(밸류 25억 달러) 발표 이후 한 달 만에 밸류에이션이 다시 4배로 뛴 셈이다.

발표에는 새 기능도 함께 담겼다. 예약을 받지 않는 식당이나 치과 대기자 명단처럼 사람이 직접 전화를 걸어야 하던 일은 ‘인스팅트 컨시어지’가 대신 처리한다. ‘신뢰 인맥망(Trusted Person Network)’을 쓰면 내 에이전트가 상대방 에이전트와 직접 말을 섞어 일정을 맞추고 파일도 주고받는다. 아이메시지로 위치를 공유해두면 도착한 곳에 맞춰 알아서 제안도 해준다. 보안 쪽도 손봤다. 작업마다 새로 발급하는 임시 인증정보, 격리된 실행 공간, 답변을 내놓기 전 미묘한 환각을 걸러내는 자체 점검 장치를 넣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창업자 노아 신(Noah Shinn)은 23세로, 2023년 노스이스턴대를 중퇴하고 MIT와 노스이스턴에서 머신러닝·프로그래밍 언어를 연구했다. 그는 에이전트가 실패를 스스로 요약해 기억으로 만들고 다음 과제에 적용하게 하는 방법을 제안한 2023년 논문 ‘리플렉션(Reflexion)’의 제1저자이며, 에이전트 평가 벤치마크 타우벤치(τ-bench)도 공동 개발했다. 이후 기업용 AI 에이전트 회사 시에라(Sierra)에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로 일하다 2025년 나와 스피어스트리트테크놀로지(Spear Street Technology)를 세웠다. 인스팅트는 이 회사가 운영한다.

인스팅트는 창업 몇 달 만에 밸류에이션을 기하급수적으로 불려왔다. 8월 시리즈B는 인덱스벤처스(Index Ventures)와 벤치마크가 공동 주도했고, 초기 투자자로는 컨빅션파트너스(Conviction Partners)와 그린오크스(Greenoaks)가 있었다. 이번 시리즈C까지 누적 조달액은 약 13억5000만 달러로 늘었다. 신 창업자는 “인스팅트를 일상의 지극히 사적인 디테일까지 다루는 최고의 개인비서로 만들고 있다”며 “이번 투자로 더 많은 사람에게 인스팅트를 전달하고 개인용 AI의 미래를 계속 만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메타(Meta)의 ‘뮤즈(Muse)’는 출시 2주 만에 앱스토어 1위에 올랐다. 일정 관리·예약·구독 관리 같은 인스팅트와 비슷한 기능에 더해 인스타그램 DM 요약, 페이스북 그룹 모니터링, 마켓플레이스 매물 추적처럼 메타의 소셜 서비스와 깊게 연동된다는 차별점이 있다. 인스팅트는 아직 별도 모바일 앱조차 없이 문자메시지로만 작동하고, 이용자 수나 성장 지표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신 창업자의 전 직장 시에라도 1년 전 같은 10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찍은 적이 있다(현재는 158억 달러). 다만 시장은 다르다 — 시에라는 해결된 고객 상담 건당 과금하는 기업용 고객서비스 에이전트이고, 인스팅트는 소비자 개인비서다. 오픈소스 진영에는 오픈클로(OpenClaw)가 있다 — 5개월 만에 깃허브 스타 34만 개를 넘긴 무료 개인 AI 에이전트로, 창업자 피터 스타인버거는 올해 2월 오픈AI에 합류해 차세대 개인 에이전트 개발을 이끌고 있다. 또 다른 메시지 기반 비서 포크(Poke)는 지난 7월 AI 코딩 에이전트 데빈(Devin)을 만드는 코그니션(Cognition)에 인수됐다. AI 에이전트 생태계 전반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하시길.

투자 광풍 이면에는 견제도 만만치 않다. 지난 8월 비공개 베타 단계에서부터 프라이버시 논란이 터졌다. 초기 이용약관은 사용자 자료를 AI 모델 학습에 쓰는 것까지 포함해 ‘영구적이고 철회 불가능한’ 라이선스를 인스팅트에 부여했고, 화면 캡처·키보드 입력까지 수집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구글 계정 연동을 끊은 지 세 시간 뒤에도 인스팅트가 이메일을 계속 요약해준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봇은 이메일이 나중 검색을 위해 평문으로 저장돼 있었다고 인정했다. 스타트업 공동창업자 알렉스 코언은 자신을 상대로 피싱 테스트를 해본 뒤 계정을 삭제했다고 밝혔고, 벤처투자자 케이티 제이컵스 스탠턴은 인스팅트가 확인 없이 자신을 대신해 이메일을 보내자 “신뢰가 한 번의 무단 행동으로 제로가 됐다”고 적었다. 이번 발표의 보안 기능들은 이런 논란에 대한 응답으로 읽힌다.

이번 라운드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테크크런치는 인스팅트가 이용자 수·매출·요금제는 물론 일반 공개 일정조차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인스팅트가 이용자들에게 “용량이 가득 찼다”고 안내한 적도 있어, 수요가 이미 공급을 앞서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회사 직원은 14명에 불과하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Text-and-Call AI Assistant Instinct’s Valuation Quadruples in a Month, Raises $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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