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전화로 쓰는 AI 비서 인스팅트, 2.5억 달러 투자유치


새 앱을 깔 필요도, 새 인터페이스를 익힐 필요도 없다.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면 된다. 창업 4개월 된 회사가 이 단순한 전제로 기업가치 25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문자·전화로 쓰는 AI 비서 인스팅트, 2.5억 달러 투자유치

AI 개인비서 인스팅트(Instinct)가 2억5,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인덱스벤처스(Index Ventures)와 벤치마크(Benchmark)가 공동 주도했고, 누적 조달액은 3억5,000만 달러가 됐다. 창업자 노아 신(Noah Shinn)이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고 여러 매체가 26일 함께 보도했다.

새 인터페이스 없이, 문자와 전화로

신은 X에 올린 글에서 제품을 이렇게 설명했다. “인터페이스는 단순하다.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없다.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면 된다. 사람이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휴대폰과 컴퓨터를 쓰도록 훈련됐다.”

사용자는 왓츠앱·아이메시지 같은 메신저와 이메일을 연결하고, AI는 그 위에서 실제 거래까지 수행한다. 이메일 답장 초안 작성, 일정 정리, 여행 준비, 가사 서비스 예약 같은 일을 맡긴다. 신은 저널에 이 제품을 “거의 모든 것을 처리하는 원스톱 창구”라고 표현하며, 일부 사용자는 집을 사거나 임대 매물을 찾는 데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사용자들이 대륙 횡단 자동차 여행을 계획하고, 주간 장을 보고, 콘서트 티켓을 사고, 수백 달러어치 구독을 해지했다고 전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앱은 현재 초대제 비공개 베타이며, 회사는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대로 문을 넓힐 계획이다.

에이전트 자기성찰 논문을 쓴 23세

창업자 이력이 제품과 직결된다. 노아 신은 23세로, 2023년 노스이스턴대를 중퇴했다. MIT와 노스이스턴에서 머신러닝과 프로그래밍 언어를 연구했다.

그가 알려진 계기는 리플렉션(Reflexion) 논문이다. 2023년 NeurIPS에 제1저자로 발표한 이 연구는 에이전트가 실패한 뒤 오류를 스스로 요약해 기억으로 만들고, 다음 과제에 그 기억을 적용하게 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AI 에이전트가 시행착오로 학습하는 구조의 초기 설계도에 해당한다. 이후 그는 에이전트 평가 벤치마크 타우벤치(τ-bench)를 공동 개발했다. 모델이 사용자와 대화하면서 동시에 도구를 호출하고, 업무 규칙을 지키고, 여러 번 실행해도 일관성을 유지하는지 시험하는 척도다.

이후 기업용 AI 에이전트 기업 시에라(Sierra)에 초기 멤버로 합류해 연구원으로 일했고, 2025년 회사를 나와 샌프란시스코에 스피어스트리트테크놀로지(Spear Street Technology)를 세웠다. 인스팅트는 이 회사가 운영한다. 에이전트가 실패에서 배우는 법을 논문으로 쓴 사람이, 그 에이전트를 개인의 삶에 붙이고 있는 셈이다.

자금 조달 속도는 이례적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기업가치는 몇 달 사이 5,000만 달러에서 25억 달러로 뛰었다. 초기 투자자로는 컨빅션파트너스(Conviction Partners)와 그린오크스(Greenoaks)가 있다. 신은 성명에서 “이번 투자는 능동적이고 항상 켜져 있으며 극도로 유능한 비서, 사용자의 모든 맥락에 접근하면서 늘 도우려 하는 존재의 가능성에 초기 사용자들이 보인 열광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앱은 현재 무료이며, 포브스는 검토 중인 수익 모델로 유료 구독 등급과 함께 앱이 들여다보는 사용자의 대화·금융 활동을 활용하는 광고 방식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열광 뒤의 문제들

초기 사용자 반응은 갈린다. 일부 벤처투자자는 식당 예약부터 행사 등록까지 실제로 일을 끝내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문제를 겪은 사례도 나왔다. 포브스에 따르면 한 사용자는 예약 가능한 자리를 찾아달라고만 했는데 앱이 200달러 취소 수수료가 붙는 식당 예약을 실제로 진행했다.

프라이버시 문제도 제기됐다. 테크크런치는 인스팅트의 이용약관이 회사에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할 광범위한 권리를 부여하고, 회사가 이를 AI 모델 학습에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초기 사용자는 구글 계정 연결을 끊은 뒤에도 앱이 자신의 이메일 사본을 계속 저장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신은 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있으며, 제품 업데이트로 AI가 사용자 의도를 벗어나 행동할 위험을 줄였다고 밝혔다.

두 문제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에이전트가 유능해지려면 사용자의 맥락을 전부 봐야 하고, 실제로 일을 끝내려면 되돌릴 수 없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인스팅트가 내세우는 강점이 그대로 위험이 되는 구조다.

경쟁 구도

개인용 AI 에이전트는 지금 자금이 가장 빠르게 몰리는 곳 중 하나다.

가장 큰 상대는 하크(Hark)다. 피규어 AI와 아처를 창업한 브렛 애드콕이 세운 회사로, 지난 5월 기업가치 60억 달러에 7억 달러 시리즈A를 유치했다. 다만 방향이 정반대다. 하크는 소프트웨어와 전용 하드웨어 기기를 처음부터 하나의 경험으로 설계하겠다는 전략이고, 인스팅트는 새 기기는커녕 새 앱조차 만들지 않겠다는 쪽이다. 개인 비서를 두고 “새 하드웨어를 줄 것인가, 이미 쓰는 문자·전화에 얹을 것인가”라는 갈림길이 선명하게 갈렸다.

야후 전 CEO 마리사 메이어가 창업한 대즐(Dazzle)800만 달러 시드로 AI 비서를 만들고, 픽서AI는 이메일 처리에 특화해 3,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범용 에이전트 쪽에서는 젠스파크(Genspark)2억 달러를 유치하며 창업 2년 만에 유니콘이 됐다.

가장 큰 위협은 빅테크다. 오픈AI(OpenAI)의 챗GPT 에이전트와 앤트로픽(Anthropic)의 컴퓨터 사용 기능은 같은 문제를 모델 자체에서 풀려 한다. 인스팅트가 기댈 곳은 모델 성능이 아니라 접점이다. 사용자가 이미 쓰는 문자와 전화에 자리 잡아, 새 앱을 여는 마찰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AI 에이전트 생태계 전반의 구도는 AI 에이전트 총정리: 6개 레이어로 보는 생태계 지형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요 AI 기업들의 투자 관계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Instinct Raises $250M at $2.5B — Four Months Old, No New Inter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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