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용 클라우드 ‘플라이닷아이오’, 2,500만 달러 시리즈D 유치


AI 에이전트가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코드를 작성하고 테스트하며, 브라우저와 데이터베이스를 조작하고, 완성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배포하기 시작했다. 몇 초간 코드를 실행한 뒤 사라지는 샌드박스만으로는 이러한 장기 작업을 처리하기 어렵다. 에이전트가 파일과 작업 상태를 보존하고 외부 시스템에 안전하게 접속할 수 있는 새로운 실행 인프라가 필요한 이유다.

에이전트용 클라우드 ‘플라이닷아이오’, 2,500만 달러 시리즈D 유치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플라이닷아이오(Fly.io)가 델테크놀로지스캐피털(Dell Technologies Capital)과 인텔캐피털(Intel Capital)이 공동 주도한 2,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안드레센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와 EQT, 지오데식(Geodesic),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투자에 참여했다. 구체적인 기업가치와 누적 투자금은 공개하지 않았다.

플라이닷아이오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기존 애플리케이션 호스팅에서 ‘AI 에이전트를 위한 컴퓨터’로 사업의 중심을 옮긴다. 에이전트가 일회성 코드를 실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파일과 상태를 유지하며 실제 업무와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운영하도록 하는 인프라다.

일회용 샌드박스가 아닌 ‘에이전트 전용 컴퓨터’

AI 에이전트용 실행 환경은 일반적인 챗봇 서버와 요구사항이 다르다. 챗봇은 사용자의 질문을 받아 모델을 호출하고 응답을 돌려주면 작업이 끝난다. 반면 코딩·리서치·업무 자동화 에이전트는 수십 분에서 수일 동안 여러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코딩 에이전트는 저장소를 내려받고 패키지를 설치한 뒤 코드를 수정한다. 테스트가 실패하면 로그를 읽고 다시 수정하며, 완성된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한다. 브라우저 에이전트는 로그인 상태와 쿠키를 유지하며 여러 웹사이트를 오간다. 기업용 업무 에이전트는 데이터베이스와 사내 API, 클라우드 저장소에 접속한다.

첫 세대 AI 실행 인프라는 격리된 컨테이너나 샌드박스를 빠르게 만들고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안과 비용 측면에서는 효율적이지만 작업이 끝나면 파일과 실행 상태가 사라진다. 장기간 실행되는 에이전트는 외부 저장소와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설정을 별도로 조합해야 한다.

플라이닷아이오는 에이전트마다 실제 가상머신에 가까운 실행 환경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한다. 각 환경은 지속형 디스크와 전용 파일 시스템을 갖추고 다른 서비스와 사설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작업을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해도 저장소와 설치된 도구, 중간 결과를 유지할 수 있다.

회사가 말하는 ‘리얼 컴퓨터’는 물리 서버 한 대를 에이전트 하나에 배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빠르게 시작할 수 있는 격리된 마이크로 가상머신에 지속형 스토리지와 네트워크를 결합해 일반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파일·네트워크·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에이전트

플라이닷아이오가 강조하는 핵심은 지속성, 연결성, 확장성이다.

지속성은 에이전트가 생성한 파일과 실행 상태를 작업 이후에도 보관하는 기능이다. 코딩 에이전트가 내려받은 소스코드와 설치한 개발 도구, 테스트 결과를 매번 처음부터 만들 필요가 없다. 사용자별 에이전트에 장기 기억이나 개인 설정을 저장하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연결성은 에이전트가 데이터베이스와 API, 사내 서비스에 안전하게 접근하도록 지원한다. 여러 에이전트와 애플리케이션을 사설 네트워크로 묶고 공개 인터넷에 노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통신하게 할 수 있다.

확장성은 필요할 때 수많은 실행 환경을 빠르게 만들고 사용하지 않을 때 중지하는 기능이다. 기업이 사용자마다 독립된 코딩 환경이나 브라우저를 제공하려면 수천에서 수백만 개의 격리된 인스턴스를 관리해야 한다.

이 구조는 단순한 모델 추론용 GPU 클라우드와도 다르다. 플라이닷아이오는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하거나 추론하는 GPU 자체보다 모델의 판단을 받아 도구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컴퓨팅 계층을 공략한다.

코딩·웹 탐색·데이터 처리 에이전트에 활용

가장 직접적인 적용 분야는 코딩 에이전트다. 사용자나 프로젝트마다 격리된 개발 환경을 만들고 Git 저장소, 컴파일러, 데이터베이스, 테스트 서버를 함께 실행할 수 있다. 에이전트가 만든 웹 애플리케이션을 같은 환경에서 미리 보여주거나 실제 서비스로 배포하는 것도 가능하다.

웹 탐색 에이전트는 브라우저와 로그인 세션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가격 조사, 쇼핑, 여행 예약, 경쟁사 모니터링처럼 여러 단계와 재방문이 필요한 업무에 적합하다.

데이터 분석 에이전트는 대용량 파일을 내려받고 분석 도구를 설치해 장시간 작업할 수 있다. 작업 도중 생성한 중간 데이터와 노트북, 차트를 보존해 사람이 검토한 뒤 분석을 이어갈 수 있다.

기업용 에이전트는 CRM과 ERP, 고객지원 시스템, 사내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해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에이전트별로 네트워크와 자격증명, 저장공간을 분리하면 하나의 에이전트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고객이나 업무로 확산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AI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의 호스팅도 중요한 시장이다. 에이전트가 코드를 작성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직접 서버를 만들고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하며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배포 대상 인프라가 필요하다. 플라이닷아이오는 에이전트의 작업 환경과 에이전트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의 운영 환경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려 한다.

고객 3만7천 곳…에이전트 기업 매출 12배 증가

플라이닷아이오는 현재 3만7천 개 이상의 고객사가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천 곳 이상이 에이전트 네이티브 기업이라고 밝혔다.

지난 12개월 동안 대형 에이전트 고객의 매출은 약 12배 증가했다. 전체 대형 고객 매출 가운데 에이전트 네이티브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3분의 2에 달한다. 회사는 최근 분기가 창업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으며 성장의 대부분이 에이전트 워크로드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웹 데이터를 수집해 AI가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파이어크롤(Firecrawl), AI 코딩 플랫폼 킬로코드(Kilo Code), AI 모델 연구기업 플라스틱랩스(Plastic Labs) 등이 고객사로 공개됐다.

다만 전체 매출과 연간반복매출, 고객별 계약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고객 수와 매출 증가율도 회사가 자체 발표한 수치다.

도커 전 CEO 영입…창업자는 기술 자문으로

플라이닷아이오는 투자와 함께 스콧 존스턴(Scott Johnston)을 신임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멤버로 선임했다. 존스턴은 컨테이너 플랫폼 도커(Docker)의 최고경영자를 지냈으며 퍼핏(Puppet), 라우드클라우드(Loudcloud), 넷스케이프(Netscape)에서 인프라 사업을 경험했다.

도커는 개발자가 애플리케이션과 실행 환경을 컨테이너로 묶어 어디서나 동일하게 배포하도록 만든 기업이다. AI 에이전트용 컴퓨팅 역시 격리된 실행 환경을 대규모로 만들고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컨테이너 시장과 닮아 있다.

창업자인 커트 매키(Kurt Mackey)는 이사회에 남아 기술 자문 역할로 전환한다. 기술 중심의 창업자가 장기 비전을 담당하고, 인프라 플랫폼을 확장한 경험이 있는 전문경영인이 기업 고객과 에이전트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구조다.

이번 시리즈D를 공동 주도한 델테크놀로지스캐피털의 다니엘 독터(Daniel Docter)와 기존 투자사 안드레센호로위츠의 마틴 카사도(Martin Casado)는 이사회에 합류한다.

E2B·데이토나·모달과 에이전트 실행 인프라 경쟁

AI 에이전트 실행 인프라 시장에는 서로 다른 출발점을 가진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

E2B는 AI 에이전트가 코드를 안전하게 실행하도록 격리된 클라우드 샌드박스를 제공한다. 빠르게 환경을 만들고 제거하는 데 강점이 있어 코딩 에이전트와 데이터 분석 서비스에 사용된다. 플라이닷아이오가 장기 실행과 지속형 디스크를 강조한다면 E2B는 에이전트가 필요할 때 즉시 생성하는 보안 샌드박스에 가깝다.

데이토나(Daytona)도 코딩 에이전트를 위한 격리된 개발 환경과 샌드박스 인프라를 제공한다. 저장소 복제와 개발 도구 설치, 코드 실행을 표준화해 에이전트가 재현 가능한 작업 공간을 사용하도록 한다.

모달(Modal)은 개발자가 서버를 직접 관리하지 않고 Python 코드로 CPU와 GPU 작업을 실행하도록 지원한다. AI 모델 추론과 배치 처리,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강점이 있다. 장기간 유지되는 개인 컴퓨터보다는 요청과 작업 단위로 컴퓨팅 자원을 할당하는 서버리스 모델이다.

애플리케이션 배포 시장에서는 레일웨이(Railway), 렌더(Render), 벌셀(Vercel),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가 경쟁한다. 이들은 개발자가 웹 애플리케이션을 간편하게 배포하도록 지원하며 AI SDK와 에이전트 실행 기능을 빠르게 추가하고 있다.

AWS 람다와 ECS·파게이트, 구글 클라우드런,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컨테이너 앱스 등 대형 클라우드의 서버리스·컨테이너 서비스도 직접적인 대안이다. 대기업 고객은 기존 클라우드 계약과 보안 체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지만 여러 서비스를 조합하고 운영해야 하는 복잡성이 따른다.

‘지속형 컴퓨터’가 항상 정답은 아냐

에이전트마다 오래 유지되는 컴퓨터를 제공하면 개발은 단순해지지만 비용과 보안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가상머신과 디스크가 계속 남아 있으면 일회용 샌드박스보다 자원 효율이 낮아진다.

장기간 유지되는 환경에는 소스코드와 사용자 데이터, 쿠키, API 키가 축적된다. 공격자가 에이전트나 실행 환경을 장악하면 일회성 샌드박스보다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저장 데이터 암호화와 자격증명 순환, 네트워크 격리, 작업 이력 감사가 중요하다.

반대로 모든 작업을 일회용 환경에서 처리하면 에이전트가 매번 저장소와 도구를 다시 준비해야 한다. 상태를 외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여러 서비스를 연결하는 비용도 발생한다.

결국 짧고 독립적인 코드 실행은 E2B와 모달 같은 일회용·서버리스 환경이 적합하고, 장기 코딩과 브라우저 세션, 사용자별 개발환경,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에이전트는 플라이닷아이오의 상태 유지형 접근이 유리할 수 있다.

플라이닷아이오의 승부처는 기존 개발자용 클라우드를 에이전트용이라고 다시 포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백만 개의 상태 유지형 환경을 낮은 비용과 강한 격리 수준으로 운영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의 사용자이자 개발자, 운영자가 되는 변화 속에서 누가 이들의 기본 컴퓨터를 제공할지를 둘러싼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AI 에이전트 산업의 모델·도구·오케스트레이션·실행 인프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와우테일의 AI 에이전트 생태계 지형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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