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예방의학 펑션, 4.5억 달러 투자유치…”100세 건강수명”


의료는 오랫동안 ‘아프고 난 뒤에 고치는’ 사후 대응 체계였다. 정작 병이 생기기 전에 몸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미리 손쓰는 일은 비싸고 번거로우며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검사는 검사대로, 영상 촬영은 촬영대로 따로 받고, 그 결과를 종합해 ‘그래서 뭘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곳은 마땅치 않았다.

AI 예방의학 펑션, 4.5억 달러 투자유치…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곳이 미국의 예방의학 플랫폼 펑션(Function)이다. 혈액검사 같은 랩 테스트와 MRI·CT 영상, 개인 맞춤형 분석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해, 연 1회 건강검진의 개념을 통째로 바꾸겠다는 회사다. 심장·호르몬·갑상선·간·신장·중금속 노출·영양 상태·염증·암 신호 등을 아우르는 160여 종의 랩 테스트를 연 2회 받는 구성이 연 365달러(하루 1달러)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암·동맥류·뇌졸중 등 수백 가지 징후를 살피는 MRI·CT를 1,000달러 미만 추가 비용으로 전국 200여 곳에서 받을 수 있다. 검사 결과는 개인 앱에 통합돼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 안내하며, 자체 임상연구팀 ‘메디컬 인텔리전스 랩(MI Lab)’이 개인의 미래 건강을 예측하는 지속학습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2023년 베타 출시 이후 회원 50만 명을 넘겼고, 누적 1억 건 이상의 랩 테스트를 수행했다.

펑션은 2021년 조너선 스워들린(Jonathan Swerdlin) CEO가 공동 창업했다. 공동창업자 중에는 기능의학(functional medicine) 분야의 유명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크 하이먼(Mark Hyman) 박사도 이름을 올렸다. “모두가 100년의 건강수명을 누리게 한다”는 미션을 내세운다.

펑션은 제너럴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의 고객가치펀드(Customer Value Fund·CVF)로부터 4억5,000만 달러 규모의 성장금융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CVF는 지분을 희석하는 일반 투자와 달리 고객 확보 성과에 자본을 연동하는 비희석(non-dilutive) 방식이어서, 이번 조달은 회사의 기업가치를 새로 매기지 않는다. 앞서 펑션은 지난해 11월 3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B를 유치한 바 있다.

이번 자금은 플랫폼을 더 빠르게 확산시키는 데 쓰인다. 특히 펑션은 2분기에 방문·직장 채혈 네트워크 ‘겟랩스(Getlabs)’와 영양제 플랫폼 ‘서프코(SuppCo)’를 잇따라 인수하며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제너럴카탈리스트 CVF 공동대표 프라나브 싱비(Pranav Singhvi) 파트너는 “펑션은 우리 세대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라는 믿음을 반영한 투자”라고 말했다.

전신 스캔·예방의학 시장, 미국서 격돌

병이 나기 전에 몸을 정밀 진단하는 예방의학·전신 스캔 시장은 미국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가장 가까운 경쟁자는 스포티파이 창업자 다니엘 에크가 세운 네코 헬스(Neko Health)로, 자체 센서와 혈액검사를 결합한 60분 전신 스캔을 앞세워 최근 7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약 7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전신 MRI에 특화된 프리뉴보(Prenuvo)도 미국 전역에 클리닉을 넓히고 있다. 펑션은 이들과 달리 랩 테스트를 축으로 삼아 영상·영양제·채혈 네트워크까지 붙이는 ‘통합 구독형’ 접근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다만 값비싼 검사가 오히려 불필요한 추가 진료를 부른다는 ‘과잉진단’ 논란은 이 시장 전체가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