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진료 파트너 하이디, 3억4000만 달러 투자유치…밸류 9억 달러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의료 인력이 1100만 명 부족할 것으로 내다본다. 진료 수요와 의료 인력 공급의 격차는 나라마다 계속 벌어지고 있다.

AI 진료 파트너 하이디, 3억4000만 달러 투자유치…밸류 9억 달러

하이디(Heidi)는 이 격차를 의사 곁에서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AI 케어 파트너’로 메우려 한다. 진료 기록 작성 같은 행정 업무부터 임상 지식 검색, 진료 전후 잡무까지 의사의 하루 전체를 지원한다는 목표다. 행정 업무 한 시간을 덜어낼 때마다 그 시간이 환자를 더 오래 듣고, 설명하고, 치료하는 데 쓰인다는 게 회사의 논리다.

하이디는 매주 280만 건의 진료에 쓰이고 있으며, 서비스 지역은 190개국, 지원 언어는 110개에 이른다. 누적 지원 진료 건수는 1억7500만 건으로, 시리즈B 때의 7300만 건에서 크게 늘었다. 임상 시간으로 환산하면 6700만 시간이 넘는데,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세 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연간반복매출(ARR)은 2년 만에 1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올해 4월 기준)로 뛰었다. 미국에서는 매사추세츠 최대 의료 시스템 중 하나인 베스이스라엘러헤이헬스가, 영국에서는 NHS 잉글랜드 미들랜즈가 하이디를 단독 공급사로 선정했다. NHS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임상 AI 조달이다. 호주에서는 로열칠드런스병원 멜버른, 퀸즐랜드아동병원, 메트로사우스헬스 등이, 뉴질랜드에서는 전국 모든 응급실이 하이디를 쓴다. 대형 의료기관에서의 도입률(enterprise activation rate)은 약 62%다.

하이디는 서비스 범위도 진료 기록 작성을 넘어 확장했다. 진료 현장에서 맥락에 맞는 임상 가이드라인을 즉시 찾아주는 ‘하이디 에비던스(Heidi Evidence)’는 지난 3월 출시 이후 1000만 건 넘는 질의에 답했다. 수술실부터 지역 진료소까지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리모트(Remote)’와 음성-텍스트 변환 기능 ‘딕테이트(Dictate)’도 새로 내놓았다. 전사·요약 등 하이디 연산의 대부분은 프런티어 모델을 그대로 빌려쓰는 대신 자체 개발한 기술로 돌아간다. 작업마다 가장 알맞은 방식을 골라 정확도·지연시간·비용을 함께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하이디는 2019년 혈관외과 레지던트였던 토머스 켈리(Thomas Kelly) CEO가 왈리드 무사(Waleed Mussa) CFO, 유 리우(Yu Liu) CTO와 함께 호주 멜버른에서 창업했다. 처음엔 ‘오서(Oscer)’라는 이름으로 임상 교육 도구를 만들다가, 2021년 AI 진료 기록 서비스로 방향을 틀며 지금의 하이디로 이름을 바꿨다. 수학을 전공한 켈리는 전공의 시절 겪은 오진·지연 진단 사례들과 알파제로 같은 딥러닝의 발전에서 창업 동기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이디는 블랙버드(Blackbird)가 이끈 시리즈C에서 1억 달러를 유치해 기업가치 9억 달러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피닉스코트(Phoenix Court), 포인트72프라이빗인베스트먼츠(Point72 Private Investments), 헤드라인(Headline) 등 기존 투자사도 참여했다. 여기에 더해 제너럴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의 ‘고객가치펀드(CVF)’가 주도하는 2억4000만 달러 규모 성장 자금도 별도로 확보해, 이번에 새로 조달한 금액은 총 3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 CVF는 지분 투자가 아니라 매출을 기반으로 영업·마케팅(GTM) 확장에 쓸 자금을 대는 구조다. 이번 라운드로 하이디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4억3660만 달러로 늘었다.

토머스 켈리 CEO는 “하이디를 시작한 날부터 목표는 진료 기록을 써주는 것보다 컸다. 나는 AI가 의사 곁에서 감독을 받으며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을 그렸다”며 “이제 그 전환을 시작한다. 진료를 기록하는 것에서 그 진료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돕는 단계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제너럴카탈리스트 CVF의 공동창업자 겸 파트너인 프라나브 싱비(Pranav Singhvi)는 “우리 고객가치펀드는 단위 경제성이 뛰어난 기업이 자체 대차대조표로 제품·엔지니어링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성장 엔진에 베팅할 수 있게 돕는 펀드”라며 “하이디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의료 시스템 안에서 신뢰를 얻어냈다는 걸 이미 증명했다”고 말했다. 블랙버드의 마이클 톨로(Michael Tolo) 제너럴 파트너는 “2021년 프리시드 때부터 톰과 팀을 지원해왔고, 지금 우리의 확신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하이디는 일찌감치 의사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깊이 이해하는 데 투자하고, 자체 모델과 학습 역량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의 테일러 브랜트(Taylor Brandt) 파트너는 “행정 부담이 어디서나 번아웃을 부르고 진료 역량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에 하이디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클리니컬 AI 경쟁 구도 속 하이디의 자리

하이디가 속한 ‘앰비언트 스크라이브’ 시장은 이미 여러 강자가 격돌하는 곳이다. 미국 시장의 선두주자 에이브리지(Abridge)는 3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53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프랑스 파리 기반 나블라(Nabla)는 유럽에서 시작해 미국으로 넓혀가는 중으로, 7000만 달러 시리즈C를 유치했다. 문서화를 넘어 코딩·수익주기까지 포괄하는 앰비언스 헬스케어(Ambience Healthcare)도 2억4300만 달러를 유치하며 유니콘에 올랐다.

이들 대부분이 미국 시장 중심인 것과 달리, 하이디는 처음부터 190개국·110개 언어로 뻗어나가는 국제 확장을 앞세운다. NHS 잉글랜드 미들랜즈나 뉴질랜드 전체 응급실처럼 국가 단위 조달을 따낸 것도 이 국제화 전략의 결과다. 여기에 프런티어 모델을 빌려 쓰는 대신 자체 모델을 구축해온 것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클리니컬 AI 시장 전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와우테일 클리니컬 AI 지형도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Heidi Raises $340M for Its AI Care Partner, Now Valued at $9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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