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와우파트너스입니다. 와우파트너스는 지난 2월에 립스(LIPS) 운영사에 선정되었습니다. 립스(LIPS)는 Lifestyle business Incubating Program for Strong Enterprise의 약자로, 로컬(Local) 및 라이프스타일(Lifestyle) 분야 창업자를 지원하는…
미국 의사들은 하루 평균 5시간을 진료가 아닌 서류 작업에 쓴다. 환자를 보는 시간보다 기록하고, 청구하고, 승인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다. 번아웃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이 문제에 수십억 달러의 벤처 자금이 몰리고 있다.
2025년 미국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이 조달한 자금은 142억 달러로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중 54%가 AI 관련 기업에 집중됐다. 록 헬스(Rock Health) 집계 기준으로 2024년의 37%에서 급등한 수치다. 특히 임상 문서화 AI 한 분야에서만 1년 새 12억 달러 이상이 투자됐다.
이 기사는 신약 개발이나 의료 영상 진단이 아닌, 진료 현장에서 의사의 일상을 바꾸는 AI에 집중한다. 진료 기록을 자동으로 작성하고, 최신 의료 문헌을 실시간으로 검색해주고, 환자에게 24시간 전화를 걸어주고, 보험사의 사전승인을 대신 처리하는 AI들이다.
이 분야를 클리니컬 AI(Clinical AI)라고 부른다. Medical AI가 영상 진단·신약 개발 등 의료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넓은 개념이라면, 클리니컬 AI는 진료실(clinic) 안에서 의사의 워크플로우를 직접 보조하는 AI로 범위가 명확하게 좁혀진다.
진료 기록 자동화 — 의사의 손을 해방하다
의사가 환자와 대화하는 동안 AI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 진료 기록을 자동으로 완성한다. 앰비언트 스크라이브(Ambient Scribe)로 불리는 이 기술은 2025년 헬스케어 AI에서 가장 뜨거운 카테고리가 됐다. 피터슨 헬스 테크놀로지 인스티튜트(PHTI)는 “의료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채택되는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병원 채택률은 이미 30~40%에 달하고, 일부 선도 병원은 90%에 근접했다.
에이브리지 (Abridge)
카테고리 1위 자리를 굳힌 회사다. 카네기멜런대학교 출신 연구진이 2018년 피츠버그에서 창업했다. AI가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듣고 SOAP 형식의 진료 기록을 실시간으로 완성한다. 55개 전문과, 28개 언어를 지원하며 존스홉킨스, 메이요클리닉, 듀크헬스 등 150개 이상의 병원 시스템에 배포됐다.
에이브리지(Abridge)의 경쟁력은 에픽(Epic) EHR과의 통합 깊이에서 나온다. 에픽에 지분과 수익 공유를 제공하는 대신 에픽을 쓰는 전체 병원 네트워크에 우선 접근권을 확보했다. 이 구조 덕에 경쟁사 대비 EHR 통합 속도가 3~6개월 앞선다는 평가다.
2025년 한 해에만 2월 시리즈D 2억5천만 달러, 6월 시리즈E 3억 달러를 연속 조달했다. 기업가치는 27.5억 달러에서 53억 달러로 4개월 만에 두 배가 됐다. 2026년 4월에는 시리즈E 익스텐션으로 3억1600만 달러를 추가로 유치하며 누적 조달액이 약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앰비언스 헬스케어 (Ambience Healthcare)
에이브리지의 최대 라이벌이다. 샌프란시스코 기반으로 단순 문서화를 넘어 코딩 지원과 수익 사이클 자동화까지 확장하며 “엔터프라이즈 풀스택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오픈AI 스타트업 펀드가 투자사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앰비언스 헬스케어(Ambience Healthcare)는 2025년 7월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와 오크HC/FT(Oak HC/FT) 주도로 2억4300만 달러 시리즈C를 마감했다. 기업가치는 12.5억 달러로 유니콘에 등극했다. 누적 조달액은 3억4500만 달러다.
나블라 (Nabla)
프랑스 파리 기반의 유럽 대표 주자다. 단순 노트 작성에서 벗어나 코딩 보조, 사전승인 지원, 다중 공급자 역할 지원까지 아우르는 에이전틱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
나블라(Nabla)는 2025년 6월 HV캐피탈(HV Capital) 주도로 7천만 달러 시리즈C를 유치했다. 누적 조달액은 1억1460만 달러다.
커뮤어 (Commure)
앰비언트 스크라이브와 수익 사이클 관리(RCM)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은 회사다. 2024년 오그메딕스(Augmedix)를 1억39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AI 스크라이브 시장에 진입했다. 미국 최대 민간 병원 체인 HCA헬스케어와 응급실·입원·외래를 아우르는 앰비언트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 중이다. 130개 이상의 병원 시스템, 2000개 이상의 의료 시설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계약 ARR은 2억 달러를 넘어섰다.
독립 개원의 전용 플랫폼이다. 에이브리지·앰비언스가 기존 EHR에 붙이는 추가 도구라면, 테브라는 EHR 자체가 핵심 제품이다. 진료 기록 자동화에 청구, 예약, 환자 소통, 마케팅까지 하나로 묶은 올인원 전략을 쓴다. 현재 14만 명 이상의 개원의, 1억2500만 건의 환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AI 노트 어시스트로 올해 하반기에만 50만 건 이상의 진료 기록을 생성했고, 의사들은 노트 작성 시간을 평균 60% 줄였다.
간호사 전용 AI 음성 기록 솔루션이다. 의사를 위한 AI 비서는 넘쳐나지만, 간호사 업무 방식에 맞춘 전용 솔루션은 드물었다.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며 말하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듣고 기록하며 EHR에 자동 연동한다. 스마트폰에서 오프라인으로 작동한다는 점도 독특하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1100개 요양시설에서 7만5000명 이상의 간호사가 사용 중이며, 교대 근무 시간을 최대 30% 절약할 수 있다.
빅테크 중 가장 깊이 이 시장에 들어와 있는 플레이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2023년 197억 달러에 인수한 뉘앙스(Nuance)의 앰비언트 스크라이브 제품 ‘DAX 코파일럿’을 애저(Azure) 기반으로 운영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프라 위에서 운영하는 대형 병원 시스템에 강점이 있다.
임상 의사결정 지원 — “의사를 위한 ChatGPT”
의사가 진료 중 모르는 것을 검색한다. 구글 대신 AI가 동료 심사 의학 논문만 학습한 검색엔진 역할을 한다. 오진을 막고, 최신 치료 가이드라인을 즉시 확인하고, 희귀 질환 감별을 돕는다.
오픈에비던스 (OpenEvidence)
금융 데이터 분석 회사 켄쇼(Kensho)를 S&P글로벌에 매각한 연쇄창업자 대니얼 나들러(Daniel Nadler)가 2022년 설립했다. NEJM, JAMA 등 동료 심사 의학 저널만을 학습 데이터로 삼는다는 것이 핵심 차별점이다. 인터넷 전체를 학습한 범용 AI와 달리, 의료 문헌만 소화해 신뢰도를 높였다.
오픈에비던스(OpenEvidence)의 성장 속도는 눈이 돌아갈 정도다. 월 300만 건이던 임상 상담 건수가 1년 만에 1800만 건으로 폭증했다. 미국 의사 40%가 매일 쓰고, 1만 개 이상의 병원에서 활용되고 있다. 2025년 상업 팀을 구성한 지 1년이 채 안 되어 ARR 1억 달러를 달성했다. 일반 의사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고, 제약·의료기기 회사의 광고로 수익을 낸다.
켄타우로스(Centaur)는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가 명명한 용어로, 연간 반복 매출(ARR)이 1억 달러를 넘어선 SaaS 기업을 지칭한다.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을 뜻하는 유니콘(Unicorn)이 투자 밸류에이션 기준이라면, 켄타우로스는 실제 매출 규모로 성장을 입증한 기업에 붙는 타이틀이다.
환자 응대 AI 에이전트 — 의사 대신 전화를 건다
의사 부족 문제의 다른 해법이다. AI 에이전트가 환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복약 안내, 퇴원 후 상태 확인, 만성질환 관리, 예약 안내를 처리한다. 의사나 간호사가 해야 할 일을 AI가 넘겨받는다.
히포크래틱 AI (Hippocratic AI)
“진단도, 처방도 하지 않는다”를 철학으로 내세운다. 헬스IQ(Health IQ) 창업자 출신 뮨잘 샤(Munjal Shah)가 스탠퍼드·존스홉킨스·워싱턴대 의사들과 함께 창업했다. AI 에이전트가 전화로 환자와 대화하며 복약 일정, 만성질환 관리, 퇴원 후 추적 관찰, 임상시험 참여자 관리를 담당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노스웨스턴 메디슨 등 50개 이상의 병원·보험사·제약사가 고객이다. 상용화 15개월 만에 1억1500만 건 이상의 임상 환자 상담을 처리하며 단 한 건의 안전 사고도 없었다고 밝혔다.
히포크래틱 AI(Hippocratic AI)는 2025년 1월 시리즈B 1억4100만 달러(기업가치 16.4억 달러), 11월 아브니어 그로스(Avenir Growth) 주도 시리즈C 1억2600만 달러(35억 달러)를 유치했다. 누적 조달액은 4억400만 달러다. 2026년 1월에는 임상시험 운영 AI 스타트업 그로브AI(Grove AI)를 인수하며 제약·생명과학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병원 행정 자동화 — 서류의 지옥을 끝낸다
미국 병원이 행정에 쓰는 비용은 연간 1조5천억 달러 규모다. 사전승인, 청구 코딩, 수익 사이클 관리(RCM), 의뢰서 처리… 의사 시간의 상당 부분을 빼앗는 이 작업들을 AI가 가져가고 있다.
이노배커 (Innovaccer)
2014년 설립된 헬스케어 AI 플랫폼의 노장이다. 에픽, 서너(Cerner), 애시나(Athena) 등 주요 EHR에 흩어진 환자 데이터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연결한다. 이 데이터 레이어 위에 사전승인, 수익 사이클, 인구 건강 관리, 의뢰 관리 등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얹는다. 미국 상위 10대 병원 시스템 중 6곳이 고객이다. ARR은 2억5천만 달러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병원 전체를 하나의 AI 운영체제(OS)로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이노배커가 데이터 통합에 강하다면, 퀄리파이드 헬스는 병원 현장의 임상·운영 워크플로우 전반에 AI를 직접 심는다. 플랫폼 사용자가 5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미국 전체 병원 수익의 약 7%에 해당하는 규모다. UT 메디컬 브랜치(UTMB)는 협력 6개월 만에 연간 환산 기준 1500만 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
앤트로픽(Anthropic)은 2026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Claude for Healthcare를 공개했다. 병원·제약사·보험사를 대상으로 HIPAA 준수 인프라와 함께 메디케어 보장 데이터베이스, ICD-10 코드, PubMed 등 의료 데이터에 즉시 연결되는 커넥터를 제공한다. 배너헬스는 2만2천 명 이상의 의료진에게 배포했고, 노보노디스크는 임상 문서 작업 시간을 10주에서 10분으로 단축했다.
오픈AI(OpenAI)는 ChatGPT Health를 통해 소비자 시장을 공략한다. 개인 건강 기록과 220만 의료 제공자의 EHR을 연동해 환자 스스로 건강 데이터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수한 뉘앙스 DAX 코파일럿을 통해 대형 병원 시스템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
빅테크가 범용 플랫폼으로 진입하면서 역할 분담이 명확해지는 모양새다. 에이브리지·나블라 같은 임상 AI 스타트업들은 오픈AI·앤트로픽의 API를 기반 기술로 활용하면서도, EHR 통합 깊이와 전문과별 모델이라는 차별점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지킨다.
의료 AI의 다음 경쟁은 단순한 기능 경쟁이 아니다. 누가 병원 시스템 깊숙이 들어가 대체 불가능한 인프라가 되느냐의 싸움이다.클리니컬 AI 분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에이전틱 AI 지형도를 참고하시길.
답글 남기기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