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피그, 삼성·현대·LG 포함 2700만 달러 시드 유치… “로보틱스의 TSMC” 목표


로봇을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 로봇에게 움직임을 가르치는 것이다. 대형언어모델(LLM)의 경우 인터넷에 쌓인 방대한 텍스트를 재료로 쓸 수 있지만, 로봇 AI는 사정이 다르다. 팔을 뻗고, 물건을 집고, 계란을 깨는 동작 하나하나를 직접 기록해야 한다. 그 데이터를 모으려면 로봇, 시설, 운영 인력이 모두 필요하다. 비용이 높고, 규모를 키우기도 어렵다.

Config inc. logo - 와우테일

서울과 미국 산호세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컨피그(Config)는 이 문제를 전문적으로 푼다.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Robotic Foundation Model) 개발사들이 필요로 하는 고품질 훈련 데이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회사다. 직접 로봇을 만들지 않고 데이터 인프라를 쌓는 전략이다. 자신을 ‘로보틱스의 TSMC’로 부른다. 애플, 엔비디아(NVIDIA), AMD에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면서도 직접 칩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는 TSMC처럼, 컨피그는 모든 로봇 AI 개발사에 데이터를 공급하되 어느 쪽과도 경쟁하지 않겠다는 포지셔닝이다.

삼성벤처투자(Samsung Venture Investment)가 주도한 이번 시드 라운드에서 컨피그는 2700만 달러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2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됐다. 이번 라운드는 초과 신청(oversubscribed)으로 마감됐다. 현대차 벤처 투자 법인제로원(ZER01NE), LG 테크놀로지 벤처스(LG Technology Ventures), SK텔레콤 미국 법인의 VC 부문 SKT 아메리카(SKT America)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재무적 투자자로는 미래에셋벤처투자(Mirae Asset Venture Investment), 한국산업은행(Korea Development Bank), GS 퓨처스(GS Futures), 카카오벤처스(Kakao Ventures), 제트벤처캐피탈(ZVC)가 합류했다. 여기에 코바리언트 AI(Covariant AI) 공동창업자이자 UC버클리 교수 피터 애빌(Pieter Abbeel)이 엔젤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라운드 포함 누적 투자금은 3400만 달러다.

메타·트웰브랩스 출신 창업자

컨피그는 2025년 1월 서준민(Minjoon Seo) CEO가 공동 창업했다. 서 CEO는 메타(Meta) AI 연구원 출신으로, 이후 AI 영상 분석 스타트업 트웰브랩스(Twelve Labs)에서 최고과학자(Chief Scientist)로 근무했다. 나머지 네 명의 공동창업자는 웨이모(Waymo), 구글, 네이버 출신이다.

서 CEO는 테크크런치(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로봇 AI 훈련 데이터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이렇게 설명했다. LLM은 인터넷에 쌓인 방대한 텍스트가 재료지만, 로봇은 다르다. 훈련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직접 수집해야 한다. 로봇과 시설, 운영 인력이 모두 필요하다. 그래서 로봇 AI는 소프트웨어만으로 동작하는 챗봇보다 개발 비용이 훨씬 높다. 기업들이 더 유능한 로봇을 원할수록 데이터 수집과 레이블링 비용은 빠르게 불어난다.

하노이·서울 거점, 10만 시간 축적

컨피그는 서울과 베트남 하노이에서 약 300명 규모의 데이터 생산 인력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축적한 인간 동작 데이터는 10만 시간을 넘는다. 이는 현재 공개된 최대 규모 오픈소스 데이터셋인 아기봇 월드(AgiBot World)의 약 3000시간보다 30배 이상 많은 수치다.

컨피그는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수집된 인간 동작 데이터를 로봇의 움직임 방식에 맞게 변환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서 CEO는 이 과정을 언어 번역에 비유한다. 영어로만 학습한 모델에 한국어 업무를 시키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인간 동작 데이터를 그대로 로봇에 적용하면 성능이 떨어진다. 변환이 필요하다. 그는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를 변환해야 한다. 이 변환 기술이 컨피그의 핵심 기술적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매출 이미 발생, ARR 1000만 달러 목표

컨피그 공동창업자이자 COO 잭 방(Jack Bang)에 따르면 회사는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고객은 대형 제조사, 시스템 인티그레이터, 농업 및 방산 분야 기업들이다.

이번 투자금은 세 가지 방향에 쓰인다. 첫째, 베트남과 서울 데이터 수집 거점을 확장해 데이터 규모를 100만 시간으로 끌어올린다. 둘째, 2026년 말까지 엔터프라이즈 플랫폼 사업의 ARR을 1000만 달러로 성장시킨다. 셋째, 온보드 하드웨어 없이도 컨피그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실행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RaaS(Robot-as-a-Service) 제품을 출시한다.

경쟁사들과의 차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의 주요 경쟁사로는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 스킬드 AI(Skild AI), 제네시스 AI(Genesis AI) 등이 있다.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알파벳 캐피탈G(Alphabet Capital G) 주도로 6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56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스킬드 AI는 소프트뱅크(SoftBank) 주도로 14억 달러를 유치해 기업가치 140억 달러에 달한다. 제네시스 AI는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와 이클립스 벤처스(Eclipse Ventures) 등의 투자를 받았고, 최근 독자 개발한 로봇 손과 데이터 수집 장갑을 공개했다. 이들 경쟁사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자체를 개발하는 것과 달리, 컨피그는 그 모델들의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 공급에 집중한다.

로보틱스 분야 주요 기업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피지컬 AI 지형도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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