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반도체 ‘발열’ 잡을 신소재 찾는다…디스커버드 머티리얼스, 900만 달러 시드 투자유치


AI 칩에는 심각한 ‘열 문제’가 있다. 오늘날 GPU가 감당하는 열 유속은 약 140W/㎠로,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우주왕복선 노즈콘보다 뜨겁다. 세대가 바뀔수록 발열은 더 심해진다.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과 물을 쓰는 것도 상당 부분 이 칩을 식히기 위해서다. 발열량과 열이 빠져나가는 속도는 모두 칩을 이루는 ‘소재’에 좌우되는데, 지금 쓰이는 소재는 한계에 다다랐다. 새 소재는 칩 성능을 수십 배 끌어올릴 수 있지만, 신소재 하나를 발굴해 실제 공장(fab)에 넣기까지는 수년과 수억 달러가 든다. 대부분의 아이디어가 실험실과 공장 사이 ‘죽음의 계곡’에서 사라지는 이유다.

AI가 반도체 '발열' 잡을 신소재 찾는다…디스커버드 머티리얼스, 900만 달러 시드 투자유치

미국 스타트업 디스커버드 머티리얼스(Discovered Materials)는 이 과정을 AI로 압축한다. 여러 분야에 걸친 수개월치 과학 연구를 AI 에이전트가 며칠로 줄여준다는 것이다. 회사는 와이콤비네이터(YC) 3개월 배치 동안, 세계 최대 화학기업들이 20년 넘게 영업비밀로 지켜온 열계면 소재(thermal interface material)와 맞먹는 성능의 소재를 직접 시뮬레이션·합성·시험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AI 기반 소재 발굴 능력을 측정하는 오픈소스 벤치마크 ‘머티리얼 디스커버리 벤치(Material Discovery Bench)’도 공개했다. IBM·IMEC·스탠퍼드·케임브리지 전문가들과 함께 만든 것으로, 프런티어 AI 모델이 실제 반도체 소재 문제를 얼마나 푸는지 평가한다.

회사를 만든 건 10여 년 전 인도공과대(IIT) 마드라스에서 만난 두 사람이다. 아드바이스 스리다르(Advaith Sridhar)는 카네기멜런대에서 AI를 공부하고 페르소나AI(인수됨)와 루마랩스(Luma Labs)에서 영상 모델·에이전트를 만든 연구 엔지니어다. 아카시 람다스(Akash Ramdas)는 스탠퍼드대에서 재료공학 박사를 받고 11년간 반도체 칩용 신소재를 연구했으며, 그의 나노스케일 인터커넥트 연구는 2025년 스탠퍼드 공대에서 가장 많이 읽힌 이야기로 꼽혔다.

디스커버드 머티리얼스는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가 주도한 900만 달러 시드 라운드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피크 XV(Peak XV)가 참여했고, 폴 그레이엄(Paul Graham), 고쿨 라자람(Gokul Rajaram), 타리크 시히파르(Thariq Shihipar) 등 엔젤 투자자도 이름을 올렸다.

‘무어의 법칙’을 되살릴 수 있을까

디스커버드 머티리얼스의 목표는 크다. 지난 50년간 기술 진보 대부분을 이끈 컴퓨팅 성능 향상의 엔진이 2010년대 중반 멈춰 섰는데, 소재 발굴을 가속해 이 엔진을 다시 돌리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오늘날 칩은 인간 뇌보다 최소 1만 배 전력 비효율적이며, 그 격차를 좁히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AI로 과학 연구 자체를 가속하려는 시도는 최근 자본이 몰리는 흐름이다. ‘진짜 AI 과학자’를 표방한 페리오딕랩스(Periodic Labs)가 시드 단계에서 3억 달러를 유치했고, 국내에서도 바이오넥서스가 AI 과학자 에이전트로 시드 투자를 받았다. 신소재 분야에선 엔비디아·메타가 참여한 글로벌 AI 신소재 연합이 출범하는 등 빅테크도 가세하고 있다. 디스커버드 머티리얼스가 벤치마크까지 오픈소스로 풀며 ‘반도체 소재’라는 구체적 병목을 파고든 점이 차별화 지점이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Discovered Materials Raises $9M Seed to Hunt Cooler Chip Materials With AI Ag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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