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지분 가진 ‘AI 롤업’ 스라이브 홀딩스, 20억 달러 투자유치…기업가치 120억 달러


AI를 파는 대신 AI를 쓸 회사를 통째로 사는 전략이 있다. 회계법인이나 IT 서비스 업체 같은 전통 기업을 인수해 업무 흐름에 AI를 이식하는 방식, 이른바 ‘AI 롤업(roll-up)’이다. 미국 스라이브 홀딩스(Thrive Holdings)는 이 전략을 가장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곳으로, ‘AI 시대의 사모펀드(PE)’로 불린다.

오픈AI가 지분 가진 'AI 롤업' 스라이브 홀딩스, 20억 달러 투자유치…기업가치 120억 달러

스라이브 홀딩스는 20억 달러 이상을 새로 조달했다고 12일 공식 발표했다. 기업가치는 120억 달러, 설립 이후 누적 조달액은 30억 달러를 넘어섰다. 소프트뱅크(SoftBank), D1캐피털파트너스, 알티미터캐피털(Altimeter Capital)이 참여했다. 외부 투자자가 스라이브 홀딩스에 자본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서는 조시 쿠슈너(Josh Kushner)가 이끄는 벤처캐피털 스라이브캐피털(Thrive Capital)의 기존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10억 달러를 받았다.

성과는 숫자로 드러난다. 현재 플랫폼에는 70개가 넘는 기업이 올라 있고, 이미 가동 중인 AI 제품들이 수만 명의 고객을 상대한다. 두 축 가운데 회계 부문 ‘커런트(Current)’는 50개 이상 회계법인과 2,000명 넘는 전문 인력을 품었고, IT 부문 ‘실드(Shield)’는 약 20개 기업을 두고 있다. 커런트의 자체 세무 에이전트 ‘택스AI(TaxAI)’는 7,000건 넘는 세금 신고를 98% 정확도로 처리해 참여 법인의 세무 준비 시간을 30% 이상 줄였고, 실드의 AI 제품은 헬프데스크 해결 시간을 36배 단축했다.

이번 자금 일부는 세 번째 플랫폼에 투입된다. 데이터센터·제조·의료·전력·수자원·교통 같은 물리 인프라를 승인받고, 짓고, 인증하고, 장기간 가동하는 데 필요한 기술·규제 업무다. 창립 멤버 아누즈 메흐디라타는 “미국은 핵심 인프라를 더 짓고 현대화해야 하지만 프로젝트가 지역·기술·규제 복잡성에 발목이 잡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창립 멤버 카림 자키는 “AI가 현장 작업이나 전문가의 최종 승인을 대체하진 않겠지만, 조사·보고서·인허가 준비·점검 문서화·컴플라이언스 추적 같은 수작업을 압축해 안전 기준은 유지하면서 더 빠르고 저렴하게 지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와의 ‘순환거래’ 논란

이 회사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오픈AI와의 관계다. 스라이브 홀딩스는 오픈AI의 주요 투자자인 스라이브캐피털에서 분사했는데, 지난해 12월 오픈AI가 거꾸로 스라이브 홀딩스 지분을 취득했다. 당시 계약에는 오픈AI가 엔지니어링·리서치·제품 인력을 스라이브 산하 기업에 파견해 AI 도입을 가속하는 내용이 담겼다. 파견 대가로 오픈AI는 보수를 받고, 그 기업들이 성장하면 오픈AI가 쥔 지분 가치도 함께 커진다.

블룸버그와 테크크런치는 이를 오픈AI의 순환거래(circular deals) 목록에 오르는 사례로 지목했다. 자사에 투자한 곳의 계열사에 오픈AI가 다시 투자하고, 그 기업들이 오픈AI 기술을 도입해 매출과 지분 가치를 함께 밀어 올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오픈AI가 코어위브 같은 인프라 파트너에 투자하고 그 파트너가 다시 오픈AI를 지탱하는 AI 자본 관계망과 함께 ‘AI 버블’ 논쟁의 단골 소재가 돼 왔다. 스라이브 홀딩스 측은 “순환거래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파트너십 이전부터 여러 기업이 AI 도구를 원해 온 실수요라고 반박했다.

프런티어 랩들도 뛰어든 ‘AI 도입’ 시장

주목할 점은 이런 ‘현장 이식’ 모델 자체가 하나의 사업이 됐다는 것이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같은 날 나란히 사모펀드와 손잡고 합작회사를 세우며 컨설팅 업계를 겨냥했다. 오픈AI는 TPG·브룩필드·베인캐피털 등과 ‘더 디플로이먼트 컴퍼니(The Deployment Company)’를, 앤트로픽은 블랙스톤·골드만삭스 등과 ‘오데(Ode with Anthropic)‘를 출범시켰다. 모델을 파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두 프런티어 랩이 나란히 ‘구현(implementation) 계층’에 직접 베팅한 셈이다.

여기에 제프 베이조스가 AI로 제조업을 혁신하겠다며 1000억 달러 규모 펀드 조성에 나서는 등, ‘전통 산업을 사서 AI를 심는’ 자본의 흐름은 갈수록 굵어진다. 관건은 두 가지다. 실제 생산성 개선이 인수 가격과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만큼 나오는지, 그리고 프런티어 랩이 고객사 지분까지 갖는 구조가 이해충돌 없이 지속될 수 있는지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OpenAI-Backed ‘AI Rollup’ Thrive Holdings Raises $2B at a $12B Valu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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