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지분도 없다’…음식으로 갚는 레스토랑 금융 인카인드, 4.14억 달러 조달


레스토랑이 확장 자금 10만 달러가 필요할 때, 은행 대출은 이자를, 투자자는 지분을 요구한다. 미국 오스틴의 인카인드(inKind)는 제3의 답을 내놨다. 현금 10만 달러를 주고 20만 달러어치 식음료 크레딧을 할인가로 사들이는 방식이다. 레스토랑은 돈을 갚지 않는다. 대신 그 크레딧을 들고 온 손님에게 음식과 음료를 내주면 된다.

'이자도 지분도 없다'…음식으로 갚는 레스토랑 금융 인카인드, 4.14억 달러 조달

인카인드는 초과 청약된 4억1,400만 달러 규모의 2차 파이낸싱을 마감했다고 10일 밝혔다. 씨티(Citi)가 1억7,500만 달러, 크로스리버(Cross River)가 1억5,000만 달러를 선순위로 댔고, 사가드(Sagard) 5,000만 달러·바라데로캐피털 2,500만 달러·트리니티캐피털 1,400만 달러가 메자닌으로 참여했다. 이로써 누적 조달액은 12억 달러를 넘어섰다.

요한 무네싱헤(Johann Moonesinghe) 공동창업자 겸 CEO는 “10년 넘게 훌륭한 레스토랑에 자금을 대고 성장시키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왔다”며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 은행(G-SIB)인 씨티가 합류한 것은 시장이 인카인드 모델의 견고함을 점점 인정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크레딧을 되팔아 돌리는 구조

인카인드의 수익원은 사들인 크레딧을 자체 앱에서 소비자에게 ‘하우스 어카운트(House Account)’로 재판매하는 것이다. 해당 식당을 이미 방문했거나 리뷰를 남긴 이용자를 겨냥해 고액 크레딧을 판매하고, 구매자에겐 추가 혜택을 준다.

레스토랑 입장에서 자본비용은 이자가 아니라 원가다. 10만 달러를 받고 20만 달러 크레딧을 넘겼다면, 그 크레딧을 소진시키는 데 드는 실제 비용은 식자재 원가(통상 매출의 30% 수준)인 약 7만 달러다. 24개월에 걸쳐 음식으로 상환하는 구조여서, 회사는 이를 ‘부채도 지분도 아닌 자금’이라고 설명한다.

규모는 빠르게 커졌다. 2022년 약 1,000곳이던 파트너 레스토랑은 현재 8,500곳을 넘었고, 이들의 합산 연간 거래액(GMV)은 약 300억 달러에 이른다. 이용자는 500만 명 이상이다. 인카인드는 이번 자금으로 향후 1년간 약 1만 곳의 레스토랑에 10억 달러 이상의 성장 자본을 공급할 계획이다.

‘미래 매출을 파는 금융’은 어디까지 왔나

인카인드가 속한 큰 흐름은 미래에 들어올 매출을 지금 현금으로 바꾸는 금융이다. 다만 대상 산업과 상환 수단에 따라 갈라진다.

가장 가까운 건 같은 레스토랑 업종의 에쿼티이츠(EquityEats)로, 상품권을 할인 매입해 지역 커뮤니티에 되파는 사실상 동일한 구조를 2014년부터 운영해 왔다. 업계에서 인카인드를 ‘레스토랑 테크 SaaS보다 선불 기프트카드 사업에 구조적으로 더 가깝다’고 보는 이유다.

한 걸음 떨어진 곳엔 매출 기반 금융(RBF)이 있다. SaaS 매출을 투자자에게 할인 판매하는 ‘매출의 나스닥’ 파이프(Pipe), 자체 자본으로 직접 선지급하는 캡체이스(Capchase), 이커머스에 ‘지분 없는 자본’을 공급해 1만 개사 이상을 지원한 클리어코(Clearco) 등이다. 다만 이들은 현금으로 상환받는다. 음식·음료라는 재화로 상환받는 인카인드가 더 급진적인 셈이다.

원리가 같은 모델은 다른 산업에도 있다. 음악에서는 사운드로열티스(Sound Royalties) 등이 향후 저작권료를 담보로 선지급하고(저작권 소유권은 창작자가 유지), 태양광에서는 시스템 비용의 70% 안팎을 선불로 받고 장기 고정가 전력을 공급하는 ‘선불 리스·원페이 PPA’가 확산 중이다. 헬스장의 개업 전 얼리버드 회원권 선판매도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같은 발상이다.

국내에도 대응하는 흐름이 있다. 배달앱 정산금을 먼저 지급하는 얼리페이의 ‘땡겨요’ 선정산, 누적 지급액 4조원을 넘긴 올라핀테크의 셀러 선정산, PG 가맹점에 하루 만에 지급하는 데일리페이 같은 선정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매출 자체를 유동화한 사례로는 티오더가 구독 매출을 기반으로 100억원 규모 자산 유동화에 성공한 것과 중소기업 매출채권을 유동화하는 276홀딩스, 매출채권 심사에 AI를 붙인 페이즈시프트가 있다. IP 영역에서는 블랙핑크 음악 저작권을 인수해 토큰화한 사례도 나왔다.

리스크도 같은 자리에 있다

미래 매출을 미리 당겨쓰는 구조에는 그림자가 따른다. 레스토랑 업계에서 매출 유동화(증권화)는 저렴한 부채로 오래 각광받았지만, 이 구조에 기댔던 TGI프라이데이스와 후터스가 파산에 이르렀다. 크레딧 방식도 마찬가지다. 손님이 크레딧을 들고 나타나는 시점에 원가와 인건비는 그대로 드는데 현금 유입은 없으므로, 판매량을 잘못 계산하면 유동성이 오히려 조여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라운드의 의미는 분명하다. 씨티 같은 대형 은행이 선순위로 1억7,500만 달러를 댔다는 것은, ‘식음료 크레딧’이라는 낯선 자산이 제도권 금융의 심사를 통과했다는 신호다. 자영업·소상공인 금융에서 은행 대출과 지분 투자 사이의 빈칸을 어떤 자산이 메울지, 인카인드의 다음 1년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No Interest, No Equity’: inKind Raises $414M for Restaurant Financing Repaid in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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