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나우 방지법’ 국회 통과…벤처업계 “혁신 위축 우려, 유감”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려온 약사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doctornow anti law - 와우테일

벤처기업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나란히 깊은 유감을 표했고, 당사자인 닥터나우는 법안 통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면서도 정부의 약 배송 제도화 추진 방침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벤처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다양한 중재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이 원안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협회는 “기존 법체계로도 충분히 규율 가능한 리베이트와 환자 유인·알선 등의 우려를 이유로 도매업 영위라는 특정 사업 모델 자체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가장 강한 방식의 금지 입법을 택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번 사안이 신산업 분야의 진입규제와 직역단체의 기득권에 의해 스타트업의 혁신이 다시 한번 좌절된 사례라며, 4만여 개 벤처기업이 82만여 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벤처 4대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산업규제의 근본적인 적용 원칙부터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번 법안 통과가 ‘타다금지법’에 이은 또 하나의 혁신 위축 입법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후속 제도 설계에서 혁신과 소비자 편익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스포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안 심사 과정에서 재검토를 거듭 요청했지만 국민이 체감해 온 편익도, 업계가 제출한 소명도 끝내 반영되지 않았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코스포는 비대면진료가 병원을 찾기 어려운 시간대와 지역,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연 의료 혁신이라면서도, 처방받은 약을 제때 손에 쥐어야 제도의 목적이 달성되는 만큼 진료를 마친 환자가 약이 있는 약국을 찾아 전전하는 ‘약국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이 비대면진료 스타트업들이 의약품 재고정보를 연계하려 한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코스포는 “우려가 있었다면 그 행위를 직접 규율하거나 감시체계를 촘촘히 하고 제도를 정교하게 다듬는 선택지도 남아 있었다”며 “그러나 오늘로써 모든 것이 원천 금지가 되어 사업의 지속 가능성 자체를 걷어내는 방식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며, 소비자 편익을 키운 서비스가 직역 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제도의 힘으로 제거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고, 혁신의 성패가 시장과 이용자가 아니라 기존 질서를 지키려는 목소리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포는 “기존 제도가 풀지 못한 문제를 기술로 풀어보겠다는 시도가 논란을 이유로 퇴장당한다면 어떤 창업가도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남는 선택은 안전한 사업뿐”이라고 밝혔다. 코스포는 정부에는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하위법령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드시 들어달라고 요청했고, 국회에는 이번 입법이 남긴 공백을 점검하고 보완 논의를 이어가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날 국무조정실과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는 후속 제도 개선 방향을 담은 보도자료를 공동 배포했다. 올해 말 비대면진료가 제도화되는 시점에 맞춰 우선 섬·벽지 주민과 장애인, 거동이 어려운 환자 등에게 약 배송을 허용하고, 이후 모든 비대면진료 이용자로 대상을 넓히는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약사단체와 비대면진료 업계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민관협의체를 꾸리고, 환자가 처방약을 보유한 약국을 더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재고 정보 제공 체계도 정교하게 다듬어 나가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코스포는 이번 발표에 대해 비대면진료 스타트업이 제기해 온 의약품 접근성 문제가 한 기업의 사업 방식을 넘어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다뤄지게 된 점을 뜻깊게 평가하며, 이 논의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닥터나우도 같은 날 입장문을 냈다. 닥터나우는 의약품 유통 사업을 시작한 배경으로 비대면진료 이후 처방약을 구하기 위해 여러 약국을 전전해야 하는 ‘약국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점을 들었다. 정부 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운영해 왔고, 사업 과정에서 제기된 우려에 대해서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의 핵심 기능을 자진 개편하는 등 선제적으로 보완해 왔다고 설명했다.

닥터나우 측은 “그럼에도 이러한 사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시도가 좌절된 것은 사실”이라며 “선례가 없고 잠재적 우려가 제기된다는 이유만으로, 합법적인 혁신 사업의 순기능과 국민 편익에 대한 기여도까지 객관적으로 평가되지 못하는 일이 앞으로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앞서 정부가 발표한 약 배송 제도화 추진 방침을 환영한다며, 자사가 제기해 온 비대면진료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 문제가 개별 기업의 사업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의제로 다뤄지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닥터나우는 비대면진료와 연계해 약 115만건의 약 배송을 운영해 온 사업자로, 그 과정에서 확인한 환자 수요와 지역·시간대별 접근성 격차, 안전 관리상의 쟁점에 관한 데이터와 경험을 향후 제도화 논의에 전면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과정에서 조정에 나선 국무조정실과 중소벤처기업부, 대안을 함께 검토한 보건복지부, 공론의 장을 마련한 국회 유니콘팜과 여야 의원들, 업계의 목소리를 함께 내준 스타트업·벤처 업계에도 감사를 전했다.

법안 통과에 따라 닥터나우가 시도했던 의약품 도매업 방식의 문제 해결은 멈추게 됐지만, 비대면진료 중개 서비스는 종전과 같이 운영된다. 닥터나우 측은 “앞으로도 비대면진료를 통한 의료 접근성과 안전한 의약품 전달을 통한 의약품 접근성이 함께 확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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