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실험실 관측 AI 트랜스파이어, 2,500만 달러 시드 투자유치


AI는 논문을 통째로 읽는다. 그런데 실험이 실제로 어떻게 성공했는지는 논문에 없다. 몇 번 실패했는지, 까다로운 단계를 어떤 손놀림으로 넘겼는지, 말로 옮기지 못한 감각이 무엇이었는지 — 과학 기록은 현실의 손실된 사본이다. 그래서 한 연구실의 성과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데 몇 달의 훈련과 시행착오가 들고, 그러고도 실패한다.

과학 실험실 관측 AI 트랜스파이어, 2,500만 달러 시드 투자유치

이 빈칸을 메우겠다는 회사가 나왔다. AI 과학 플랫폼 트랜스파이어(Transfyr)가 2,500만 달러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공식 출범했다고 26일 발표했다.

ARPA-H를 세운 사람과 긴코를 상장시킨 사람

창업자 두 명의 이력이 특이하다.

공동창업자 겸 CEO 안나 마리 와그너(Anna Marie Wagner)는 합성생물학 기업 긴코 바이오웍스(Ginkgo Bioworks)의 경영진으로 AI 조직을 만들고 주요 전략 거래를 총괄했다. 2021년 긴코의 상장을 이끌어 16억 달러를 조달했는데, 바이오텍 상장 사상 최대 규모로 지금도 기록이 깨지지 않았다.

공동창업자 겸 최고혁신책임자 러네이 웨그진(Renee Wegrzyn) 박사는 미국 보건고등연구계획국(ARPA-H)의 초대 국장이다. 2022년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해 이 기관을 처음부터 설계했고, 2025년 2월 트럼프 행정부에서 해임됐다. 미국판 보건 문샷 기관을 만든 인물이 민간에서 다시 시작한 셈이다.

실험실을 자동화하지 않고, 관측한다

트랜스파이어가 하는 일은 실험실 자동화가 아니다. 사람이 실험대에서 실제로 하는 일을 센서로 포착해 기계가 읽을 수 있는 데이터로 바꾸는 것이다.

통합 센서 시스템과 멀티모달 모델로 작업자의 행동과 의도, 환경 조건, 장비 텔레메트리, 공급망 상황을 수동적으로 기록한다. 이렇게 쌓인 메타데이터로 공정 편차의 원인을 짚어내고,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프로토콜을 최적화하고, 교육·기술이전용 표준작업절차서를 만들고, 로봇이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시로 바꾼다. 새 프로토콜과 새 환경은 강화학습 루프로 익힌다.

회사는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창업 인큐베이터 디엔진(The Engine)에 본사를 두고 자체 웨트랩을 운영한다. 여기서 모델 학습용 기초 데이터를 만들고, 센서 스택을 실제 실험 흐름에서 시험하고, 프런티어 AI 랩들을 위한 평가를 돌린다.

와그너 CEO는 “과학에는 효율적인 재현과 이전, 확장, 자동화에 필요한 인프라 계층이 통째로 빠져 있다”며 “기존 과학 기록은 현실을 손실 압축한 표현이고, 우리는 과학의 미묘한 부분을 관측 가능하고 해석 가능하게 만드는 인터페이스를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64%라는 숫자

이 문제의 규모를 보여주는 수치가 보도자료에 담겼다. 액센츄어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신약 출시 지연의 64%가 화학·제조·품질관리(CMC) 문제에서 비롯됐고, 기술이전이 그 주요 요인이다.

재현되지 않는 연구에 매년 수백억 달러가 손실 처리되고, 신약 개발이 늦어지면 제약사는 10억 달러 넘는 비용을 치른다. 그 사이 환자는 치료제를 받지 못한다. 성공적인 인수인계가 여전히 도제식 훈련에 기대고 있다는 게 회사의 진단이다.

웨그진 최고혁신책임자는 “돌파구도 한 연구실에 갇혀 있거나 글로 옮겨지지 않은 암묵지에 의존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혁명적 과학의 진짜 병목은 큰 아이디어의 부재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신뢰할 수 있고 확장 가능한 현실로 옮기는 과정의 거대한 마찰”이라고 말했다.

자문진에 노벨상 수상자와 트랜스포머 논문 저자

이번 라운드는 제너럴캐탈리스트(General Catalyst)가 주도했다. 럭스캐피털(Lux Capital), 브레이크아웃벤처스(Breakout Ventures), 팩토리(Factory), 네오(Neo), SV엔젤(SV Angel), MVP벤처스(MVP Ventures), 언더스코어VC(Underscore VC), 라이다 힐(Lyda Hill)과 다수 엔젤이 참여했다.

자문·엔젤 명단이 눈에 띈다. 단백질 구조 예측으로 노벨상을 받은 워싱턴대 데이비드 베이커(David Baker), 트랜스포머를 제안한 논문 ‘어텐션 이즈 올 유 니드’의 저자이자 인셉티브 메디슨 CEO인 야코브 우스코라이트(Jakob Uszkoreit), 효율적 모델 구조 연구를 이끄는 스탠퍼드대 크리스 레이(Chris Ré), 머크 전 CEO 켄 프레이저(Ken Frazier), 스탠퍼드대 생물물리학자 스티븐 퀘이크(Stephen Quake), 오픈AI 최고제품책임자 겸 과학 총괄을 지낸 케빈 웨일(Kevin Weil)이 이름을 올렸다.

제너럴캐탈리스트 CEO 헤만트 타네자(Hemant Taneja)는 “과학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진보의 엔진이지만 확장 능력만큼은 다른 핵심 산업에 뒤처져 있다”며 “이 창업팀은 그것을 바꿀 과학적·기술적·운영적·제도적 경험을 드물게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공공 사업에도 이미 들어가 있다. 매사추세츠 생명과학센터의 100만 달러 규모 ‘게임체인저’ 보조금에서 핵심 기술로 채택돼 바이오빌더 교육재단과 함께 실습 교육·자격 인증 도구를 확대하고,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4억 달러 규모 ‘프로그래머블 클라우드 랩’ 사업 가운데 보스턴대가 주도하는 제네시스 미션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회사는 케임브리지에서 엔지니어와 AI 연구자를 채용 중이다.

경쟁 구도: ‘AI 과학자’ 진영과 그들이 못 가진 데이터

AI로 과학을 가속하겠다는 회사들은 대체로 ‘AI 과학자’를 표방한다. 층위는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일을 AI에게 넘기는 것이다.

페리오딕랩스(Periodic Labs)가 대표적이다. 오픈AI 전 연구부사장과 구글 딥마인드 재료팀장이 창업해 지난해 10월 시드 단계에서 3억 달러를 유치했고, 멘로파크에 자체 연구소를 지어 로봇이 대규모 실험을 돌리고 AI가 과정과 결과를 분석하게 한다. 최종 목표는 AI가 스스로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단계다. 구글의 제프 딘이 27년 만에 회사를 떠나 세운 디스커버리 루프는 수천 개 실험을 동시에 돌려 연구 과정 자체를 자동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바이오넥서스가 논문과 바이오데이터를 분석해 가설을 도출하는 과학자 에이전트를 만든다. 릴라 사이언스(Lila Sciences)는 5억5,000만 달러를 모아 ‘과학 초지능’을 표방한다.

여기서 트랜스파이어의 자리가 드러난다. 이 진영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 학습할 데이터다. 로봇 실험을 아무리 많이 돌려도, 그 로봇이 따르는 프로토콜은 결국 사람이 만든 것이고 그 프로토콜에는 성공을 만든 손놀림과 판단이 빠져 있다. 페리오딕랩스가 “위대한 발견 전에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고 말한 그 시행착오가 어디에도 기록돼 있지 않다.

트랜스파이어가 프런티어 AI 랩들의 평가를 대행하고 로봇 연구를 지원한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경쟁이 아니라 공급자 위치를 노린다. 회사가 스스로를 “과학의 관측 계층(observability layer)”이라 부르는 이유다.

실험실을 빌려주는 쪽은 또 다른 진영이다. 2010년 창업한 에메랄드 클라우드 랩(Emerald Cloud Lab)은 9,210만 달러를 조달해 실험을 클라우드처럼 설계·실행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영국 케미파이(Chemify)는 자동화 화학 실험실을 짓는다. 사이스팟(Scispot)은 AI 네이티브 실험실 플랫폼으로 800만 달러 시리즈A를 유치했고, 실험실 데이터 통합 기업 가니메데(Ganymede)는 올해 1월 인수됐다. 이들은 실험 실행을 맡지만, 사람이 손으로 하는 작업의 맥락까지 포착하지는 않는다.

결국 이 회사의 성패는 암묵지가 정말 센서로 포착되는가에 달렸다. 말로 옮기지 못하는 지식을 데이터로 바꾸겠다는 주장은 매력적이지만, 아직 제품이 아니라 가설 단계다. 시드 라운드에 노벨상 수상자와 트랜스포머 논문 저자가 모인 건 그 가설의 크기 때문이지 검증 때문은 아니다.

AI 바이오테크 전반의 구도는 신약 하나에 10년·1조 원, AI가 이 공식을 깨고 있다: AI 바이오테크 지형도 2026을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Transfyr Launches With $25M Seed to Record the Science That Never Gets Written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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