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칩 설계 AI 텐엑스세미, 스텔스 벗어나며 투자 유치


에이전틱 AI가 칩 설계를 돕기 시작하면서 역설적으로 검증(verification)이 새로운 병목으로 떠올랐다. 설계 속도는 AI 덕에 빨라졌지만, 그 결과물이 실제로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여전히 사람 손에 의존해 병목이 오히려 뒤로 밀렸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자율 칩 설계 AI 텐엑스세미, 스텔스 벗어나며 투자 유치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스타트업이 스텔스 모드를 벗어났다. 실리콘밸리 기반 텐엑스세미(TenX Semi)가 사우스파크커먼스와 코슬라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텐엑스세미는 설계와 검증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루프로 묶은 자율 칩 설계 툴·에이전트를 개발한다. 자체 개발한 ‘자가검증·자동수정(self-verify-and-fix)’ 기술로 버그를 찾아 원인 범위를 좁히고 스스로 고치는 과정을 반복해, 설계 기간을 줄이면서 동시에 품질을 끌어올린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 1군(Tier-1) 고객사가 이 도구로 2주 안에 양산 설계의 치명적 버그를 찾아냈고, 기존 업계 표준 검증 흐름보다 30배 빠른 검증 속도를 시연했다(고객사명은 비공개).

창업자 3인은 반도체·칩 설계·AI 연구를 아우른다.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임석환 박사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미주 R&D센터장(Corporate EVP)과 멀티미디어·AI/ML 부문장(Corporate SVP)을 지냈고, 그 전에는 구글·애플·HP에서도 이미징과 비전·머신러닝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양산 제품을 출시한 21년 경력의 기술 리더다. 서바시시 미트라 스탠퍼드대 교수는 전기공학·컴퓨터과학과 윌리엄 E. 에이어 석좌교수로 스탠퍼드 로버스트시스템즈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반도체 검증의 업계 표준 기법으로 자리 잡은 ‘X-컴팩트(X-Compact)’를 만든 인물이다. 미국 반도체법(CHIPS Act) 산하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커먼스 AI 하드웨어 허브 리더십에도 참여하고 있다. 쉬웨탑 버르마 박사는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를 받고 애플 하드웨어 아키텍트, 브로드컴 IC 설계 매니저,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즈 수석그룹디렉터를 거쳤다.

텐엑스세미는 사우스파크커먼스(South Park Commons)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가 초기 투자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스타트업 스텔스 활동을 추적하는 뉴스레터 ‘스텔스 스타트업 스파이(Stealth Startup Spy)’에 따르면 텐엑스세미는 이번 공식 출범 전까지 약 15개월간 스텔스 상태로 운영돼왔다. 회사는 자율 칩 설계 분야에서 함께 일할 인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전틱 칩 설계 경쟁 구도

에이전틱 칩 설계는 와우테일이 앞서 여러 차례 다룬 분야이기도 하다. 칩에이전츠(ChipAgents)는 초과 청약된 5,000만 달러 규모 라운드를 포함해 누적 7,400만 달러를 조달하며 반도체 설계용 에이전틱 AI 플랫폼과 멀티에이전트 칩 설계팀을 확장하고 있다. 인텔 CEO가 직접 투자한 코그니칩(Cognichip)은 반도체 설계 전용 AI 파운데이션 모델 ‘ACI(Artificial Chip Intelligence)’를 앞세워 6,000만 달러 시리즈A를 유치했다. 구글 알파칩(AlphaChip)을 만든 연구진이 세운 리커시브 인텔리전스(Ricursive Intelligence)는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 주도로 3억 달러 시리즈A를 유치해 기업가치 4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팔로알토의 빈치(Vinci)도 지난해 12월 스텔스를 벗어나며 시드·시리즈A 합계 4,600만 달러를 조달했는데, 코슬라벤처스가 투자자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려 텐엑스세미와 투자사가 겹친다(다만 별개 회사다). 이들 대부분이 설계 속도 자체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텐엑스세미는 검증을 설계와 한 루프로 묶는 데 초점을 맞춘 점이 다르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TenX Semi Emerges From Stealth With Backing From South Park Commons, Khosla Ven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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