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지 반도체 라이트(Lyte), 1억6500만 달러 시리즈C 유치


로봇이 물리 세계를 안전하게 다루려면 무엇보다 ‘보는 능력’이 정확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로봇 플랫폼은 애초에 하나의 시스템으로 함께 작동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여러 기성품 센서를 그러모아 쓰는 데 그친다. 그 대가로 지연시간, 캘리브레이션 오차, 신뢰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떠안는다.

로봇 인지 반도체 라이트(Lyte), 1억6500만 달러 시리즈C 유치

라이트(Lyte)가 만드는 건 로봇의 ‘눈’이다. 사람은 눈으로 보고, 귀와 몸으로 균형을 잡고, 뇌가 이 정보를 종합해 ‘내가 어디 있고 주변에서 뭐가 움직이는지’ 판단한다. 로봇도 똑같은 게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카메라·라이다(LiDAR)·관성센서(IMU)를 서로 다른 회사에서 따로 사 와 억지로 이어붙이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이 부품들이 애초에 ‘한 팀’으로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카메라가 본 시점과 라이다가 잰 거리, IMU가 느낀 움직임이 정확히 같은 순간의 것인지 맞추는 보정(캘리브레이션) 과정에서 오차가 쌓이고, 데이터가 로봇의 팔·다리에 전달되기까지 지연도 발생한다. 아주 살짝만 어긋나도 로봇은 ‘지금 여기 있는 게 확실한지’ 자신 없는 채로 움직이게 된다.

실리콘밸리 서니베일 기반 라이트는 이 부품들을 처음부터 하나로 설계해 이 문제를 풀겠다며 매버릭실리콘(Maverick Silicon) 주도로 1억6,500만 달러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라운드로 기업가치는 16억 달러(포스트머니)를 인정받았다. 카메라 역할을 하는 고해상도 이미징, 라이다처럼 거리·움직임을 동시에 재는 4D 비전, 균형감각에 해당하는 관성 센서까지 — 라이트는 이 모든 걸 자체 설계한 하나의 반도체 칩 위에 올리고 하나의 시계(타임라인)에 맞춰 동시에 데이터를 뽑아낸다. 그 결과 위치·움직임 정보를 소프트웨어로 나중에 짜맞추는 게 아니라, 하드웨어 단에서 이미 정확하게 측정된 값이 나온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 통합 인지 플랫폼의 이름이 라이트비전(LyteVision)으로, CES 2026 로보틱스 부문 혁신상(Best of Innovation)을 받았다.

라이트는 애플과 프라임센스(PrimeSense) 출신 엔지니어들이 2021년 창업했다. 이들의 이전 작업은 마이크로소프트 키넥트(Kinect)를 통해 3D 인지 기술을 대중화했고, 이후 페이스ID(Face ID)의 기반 기술이 돼 전 세계 10억 명 이상에게 전달됐다. CEO 알렉산더 슈펀트(Alexander Shpunt)는 “피지컬 AI는 모델 문제 이전에 센싱 문제를 갖고 있다”며 “세계를 충실하게 담아내지 못하는 데이터로는 로봇이 안전하게 행동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사회 의장은 갈릴레오테크놀로지(Galileo Technology, 2000년 마벨에 27억 달러 매각)와 아마존에 3억7,000만 달러에 팔린 안나푸르나랩스(Annapurna Labs)를 창업한 연쇄 반도체 창업가 아비그도르 빌렌츠(Avigdor Willenz)가 맡고 있다.

이번 라운드는 매버릭실리콘(Maverick Silicon)이 주도했으며, 매니징 파트너 앤드루 호먼(Andrew Homan)이 이사회에 합류한다. 시리즈B를 이끌었던 피델리티매니지먼트앤리서치(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Company), 아트레이데스매니지먼트(Atreides Management), 키원캐피탈(Key1 Capital), 오라글로벌(Ora Global, 옛 엑소르벤처스)을 비롯한 기존·신규 투자사들이 참여했다. 2021년 창업 이후 누적 투자액은 2억7,200만 달러가 됐다. 조달한 자금은 센싱 실리콘·라이트비전 플랫폼 양산, AI·인지 기능 고도화, 로보틱스·산업 고객 대상 배포 확장에 쓰인다. 회사는 실리콘·소프트웨어·광학·제조·운영·영업까지 전 분야에서 대규모 채용을 예고했다.

로봇 인지 실리콘 경쟁 구도

로봇의 ‘눈’을 만드는 실리콘·센서 시장은 아직 뚜렷한 승자가 없는 초기 단계다. 전통 라이다 진영에서는 아우스터(Ouster)와 셉톤(Cepton)이 자율주행·로보틱스용 센서를 공급하고 있다. 카메라 영상만으로 물체까지의 거리를 300m 정확도로 계산하는 ‘스콜피오(Scorpio)’ 칩을 만드는 레코니(Recogni)는 2024년 셀레스타캐피탈·그레이트포인트벤처스 주도로 시리즈C 1억200만 달러를 유치해 누적 1억7,500만 달러를 조달했다 — 카메라 한 대로 라이다 없이 인지를 해결하겠다는 반대 접근이다. 하버드 연구실에서 나온 메타표면(metasurface) 광학 기술로 렌즈 여러 장을 얇은 칩 하나로 압축하는 메탈렌즈(Metalenz)는 이미 소비자 기기에 1억4,000만 개 이상 탑재됐고, 최근 3D 센싱·생체인식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센서 하드웨어 자체나 칩 하나에 집중하는 반면, 라이트는 실리콘 설계부터 센서, 인지 소프트웨어까지 전 층위를 직접 소유한다는 점이 다르다. 로봇의 ‘두뇌’를 만드는 피지컬 인텔리전스·스킬드AI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 회사들과도 층위가 다르다 — 이들이 로봇의 뇌라면 라이트는 눈이다. 로보틱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생태계 전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Lyte Raises $165M Series C to Give Robots a Trustworthy View of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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