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금융 겨냥 소버린 보안 사이레이크, 2.45억 달러 투자유치


‘소버린 AI’는 한국에서도 뜨거운 화두다. 공공기관·금융권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에 맡기지 않고 자체 인프라 안에서 AI를 돌리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문제의식이 사이버보안 영역에서 터져 나왔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팔콘, 팔로알토 네트웍스 코르텍스, 센티넬원 싱귤래리티 같은 주요 보안 플랫폼은 모두 위협 탐지를 위해 보안 텔레메트리(로그·이벤트 데이터)를 벤더의 클라우드로 보내야 하는데, 정부기관·방산·금융 같은 고규제 조직은 이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틈을 정면으로 노린 스타트업이 제품 베타조차 나오기 전에 대형 투자를 유치했다.

정부·금융 겨냥 소버린 보안 사이레이크, 2.45억 달러 투자유치

데이터 주권을 지키려고 처음부터 다시 짠 아키텍처

사이레이크(Cylake)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둔 사이버보안 스타트업으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아예 거치지 않는 ‘AI 네이티브 소버린’ 보안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온프레미스 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전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해, 조직이 데이터·인프라·운영 전반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여러 보안 도구를 짜깁기하는 기존 방식 대신 단일하고 완전한 데이터 기반 위에서 작동해, 도구 간 커버리지 공백에서 생기는 취약점을 없애는 동시에 AI 워크플로에 전체 맥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를 만든 사람이 다시 창업했다

공동창업자 겸 CEO 니르 주크(Nir Zuk)는 사이버보안 업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물 중 하나다. 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원시큐어 공동창업, 넷스크린 CTO(2004년 준퍼네트웍스에 인수)를 거쳐 2005년 팔로알토 네트웍스를 창업, ‘차세대 방화벽’이라는 카테고리 자체를 만들어냈다. 2025년 8월 팔로알토 CTO에서 은퇴한 지 반년여 만에 새 회사를 차렸다.

공동창업자 윌슨 쉬(Wilson Xu)는 준퍼·넷스크린을 거쳐 10년 이상 팔로알토 네트웍스 엔지니어링을 이끈 인물로, 사이레이크에서 최고개발책임자(CDO)를 맡는다. 공동창업자 에후드 샤미르(Ehud “Udi” Shamir)는 2013년 센티널원(SentinelOne)을 공동창업했고, 애플 시니어 보안 연구원과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스레트옵틱스(ThreatOptix) 창업을 거쳐 팔로알토 네트웍스 최우수 엔지니어(Distinguished Engineer)로 일했다. 그는 사이레이크에서 수석 아키텍트를 맡고 있다.

제품 출시 전 누적 2.9억 달러

사이레이크는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픽처캐피탈(Picture Capital)·레드포인트벤처스(Redpoint Ventures)가 참여한 전환사채(convertible note) 방식으로 2억4500만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그레이록파트너스(Greylock Partners) 주도로 4500만 달러 시드를 유치한 데 이어진 것으로, 누적 조달액은 2억9000만 달러로 늘었다. 정식 제품 출시 전 이 정도 규모를 모은 것 자체가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사회에 합류하는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의 공동창업자 라비 므하트레(Ravi Mhatre)는 “AI와 SaaS가 기업 보안의 기준선을 어떻게 바꿔놨는지 시장 대부분이 뒤늦게 깨닫고 있다”며 “사이레이크는 이 공백을 일찍 발견하고 그 답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 옵서버로 참여하는 픽처캐피탈의 라케시 룬카르(Rakesh Loonkar)는 “니르와 30년 넘게 함께 일하며 그가 시장의 방향을 미리 읽고 다음 세대를 규정할 앵커 제품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직접 봐왔다”고 평가했다. CEO 니르 주크는 “데이터를 완전히 통제하면서도 최신 보안 기술을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조직들을 위해 사이레이크를 만들고 있다”며 “그런 조직에게 퍼블릭 클라우드는 맞는 운영 모델이 아니다. AI 네이티브 시대에 맞게 완전한 데이터·소버린티·통제를 중심으로 아키텍처를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 3월 스텔스에서 벗어난 이후 엔지니어링·제품 조직을 키우며 디자인 파트너들과 협업을 이어왔고, 현재 직원 수는 40명을 넘어섰다. 베타 제품은 2026년 말, 정식 출시(GA)는 2027년을 목표로 한다.

온프레미스 대응, 회사마다 정도가 다르다

기존 강자 세 곳의 온프레미스·소버린 대응 수준은 저마다 다르다. AI 보안 스타트업 프로텍트AI를 인수하는 등 AI 보안 영역 인수를 이어온 팔로알토 네트웍스의 차세대 SIEM ‘코르텍스 XSIAM’은 정작 아예 SaaS 전용이다. 온프레미스 데이터는 ‘브로커 VM’이라는 가상 어플라이언스로 수집만 할 뿐, 실제 분석과 서버 컴포넌트는 클라우드에서만 돌아간다 — 정작 니르 주크 본인이 20여 년 전 만든 회사의 대표 제품이 지금은 클라우드 없이는 아예 작동하지 않는 구조가 된 셈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팔콘은 아마존 AWS 고브클라우드 기반으로 FedRAMP 하이 인증을 받았고, 에어갭 환경을 위한 ‘연결 해제(disconnected)’ 모드로 주기적 동기화도 지원한다. 다만 이는 클라우드 우선 아키텍처에 예외적으로 얹은 오프라인 모드에 가깝다.

가장 앞서 있는 곳은 뜻밖에도 최근 AI 보안 스타트업 앨리스(Alice) 투자에 삼성전자와 나란히 참여하기도 한 센티널원(SentinelOne)이다. 올해 온프레미스·에어갭 환경을 위한 AI 보안을 정식으로 내놓으며 세 회사 중 가장 진전된 모습을 보였는데, 공교롭게도 이 회사는 사이레이크 공동창업자 에후드 샤미르가 2013년 공동창업한 곳이기도 하다. 다만 센티널원의 온프레미스 옵션은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에 한정돼 있어, 사이레이크가 노리는 ‘보안 스택 전체를 하나의 데이터 기반으로 통합’하는 범위와는 다르다. 와우테일이 정리한 2026년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지형도에서도 확인되듯, 기존 강자들이 AI를 기존 아키텍처에 얹어가며 점차 온프레미스·소버린 요구에 대응하고 있는 흐름 자체는 뚜렷하다. 관건은 사이레이크가 처음부터 온프레미스·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전제로, 엔드포인트를 넘어 전체 보안 표면을 하나의 데이터 기반으로 얼마나 빨리 완성해내느냐다. 국내에서도 리벨리온·업스테이지 등이 ‘소버린 AI’ 인프라를 앞세워 정부·공공 시장을 공략 중인 만큼, 사이버보안 영역의 이런 흐름도 함께 지켜볼 만하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Cylake Raises $245M for Sovereign Security Plat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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