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보안 엑세인, 2억7000만 달러 투자유치


AI가 클라우드를 벗어나 로봇·드론·차량 같은 물리적 기기 안으로 들어가면서, 보안 사고의 결과도 달라지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뚫리면 정보가 새지만, 물리 세계에서 움직이는 기계가 뚫리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다 — 달리는 차, 가동 중인 전력망, 작동 중인 의료장비가 공격자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엑세인(Exein)에 따르면 자사가 관리하는 20억 대 기기망에서 한 주에 약 5000건의 새롭고 반복되지 않는 공격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5배 늘어난 수치다. 공격자들도 이미 AI를 활용해 지능형 기기를 겨냥한 공격을 자동화하고 있다.

피지컬 AI 보안 엑세인, 2억7000만 달러 투자유치

이탈리아 로마에 본사를 둔 엑세인은 이 문제를 펌웨어·런타임 단에서 풀어온 임베디드 보안 기업이다. 커넥티드 기기의 펌웨어에 실시간 위협탐지를 심는 방식으로 출발했고, 올해 초 선보인 ‘포톤(Photon)’은 커널 단에서 작동해 악성 실행을 사전에 차단하는 프리엠티브 런타임 아키텍처다. 회사는 이제 한발 더 나아가, 20억 대 이상 기기망에서 2년간 축적한 기계 원격측정(telemetry) 데이터 — 사람이 만든 텍스트가 아니라 기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실측 데이터 — 로 피지컬 AI 보안 전용 파운데이션 모델을 훈련하고 있다. 사람의 개입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지키는 시스템을 스스로 이해하고 방어하는 자율 보안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에이전틱 보안 아키텍처는 2026년 말 출시되며, 첫 파운데이션 모델은 2027년 1분기에 나올 예정이다.

창업자 잔니 쿠오초(Gianni Cuozzo) CEO는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기술에 눈을 떴다. 처음에는 안정적인 진로를 택해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이후 사이버보안으로 방향을 틀었고, 2016년 펌웨어 보안 컨설팅사 애스피섹(Aspisec)을 창업해 나토(NATO) 회원국들과 사이버 무기 관련 군사 독트린을 함께 작성하고 유엔에서 펌웨어 보안을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커넥티드 기기 펌웨어의 90% 이상이 취약하다는 문제의식에서, 2018년 애스피섹의 스핀오프로 엑세인을 창업했다. 그는 AI가 클라우드를 벗어나 물리 세계로 옮겨가는 지금이 바로 엑세인이 준비해온 전환점이라며, 프런티어 모델이 패치 대응 시간을 사실상 0으로 좁히고 있어 공격이 기계 속도로 벌어지는 만큼 방어도 기계 속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피지컬 AI는 엑세인에게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이며, 기계 속도의 공격에 맞선 기계 속도의 보안을 만드는 것이 회사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엑세인은 2억7000만 달러를 새로 조달했다고 밝혔다. 불과 9개월 전인 2025년 12월에도 블루 클라우드 벤처스(Blue Cloud Ventures) 주도로 1억 유로를 유치해 그해에만 총 1억7000만 유로를 모았는데, 이번 라운드로 몸집을 다시 크게 불렸다. 기업가치는 17억 달러로, 2년 만에 30배 뛰었다. 이번 라운드로 누적 투자유치액은 6억 달러를 넘어서며 유럽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사이버보안 스케일업이 됐다. 헤드라인(Headline)이 라운드를 이끌었고, 소피나(Sofina)·골드만삭스(Goldman Sachs)·유럽기술챔피언이니셔티브(ETCI)를 통한 유럽투자은행(EIB) 그룹·KfW 캐피털·T.캐피털이 새로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발더튼(Balderton)·HV·인트레피드 그로스 파트너스(Intrepid Growth Partners)·33N 벤처스·레이크스타(Lakestar)·슈퍼노바 인베스트(Supernova Invest)·블루 클라우드 벤처스·지오데식 캐피털(Geodesic Capital)도 다시 참여했다. 라운드는 예정보다 크게 초과 청약돼 마감됐다.

헤드라인의 클레어리 주(Clarey Zhu) 파트너는 AI가 로봇·차량·핵심 인프라로 들어가면서 물리 세계를 보안하는 일이 앞으로 10년을 규정할 사이버보안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베디드 시스템에 대한 깊은 전문성과 독보적인 기계 데이터를 갖춘 엑세인이 글로벌 확장에 강력한 우위를 지녔고, 그 우위는 결국 팀에서 나온다며, 고객 신뢰를 최우선에 두고 늘 더 어렵고 장기적인 길을 택해온 잔니와 팀을 도와 피지컬 AI 보안의 글로벌 리더를 함께 만들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지분 투자와 별도로 엑세인은 JP모건 주도, KfW가 추가 대주로 참여하는 리볼빙 신용시설도 확대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M&A를 통해 시장 지위를 굳히기 위한 실탄이다.

지역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엑세인은 대만에 APAC 본부를 세웠고 반도체·산업용 컴퓨팅·커넥티드 인프라 분야에서 새 파트너십을 확보했다. 일본에는 법인을 설립해 2026년 4분기 중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며, 한국에는 2027년까지 새 오피스를 열 예정이다. 이번 투자금은 미국 팀 확충과 베이 에어리어 신규 오피스 개설에도 쓰인다. 소피나의 막상스 톰뵈르(Maxence Tombeur) 매니징 디렉터는 잔니가 몇 년 앞서 이 전환을 내다보고 준비해온 선구안을 지녔다며, 그와 팀이 엑세인을 세계로 확장하는 과정을 지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경쟁사는

물리 세계의 기기를 지키는 보안 시장에는 이미 여러 강자가 있다. 클래로티(Claroty)는 산업 제어 시스템과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보안 전문 기업으로, 지난 1월 시리즈F로 1억5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아미스(Armis)는 IT·OT·의료기기를 아우르는 사이버 노출 관리 플랫폼으로 최근 서비스나우에 77억5000만 달러에 인수되며 시장의 몸값을 다시 확인시켰다. 두 회사 모두 네트워크에서 기기를 감시·관리하는 쪽에 가깝다면, 엑세인은 기기 안쪽 — 펌웨어와 커널 — 에서 직접 방어한다는 점이 다르다.

같은 ‘기기 자체를 지킨다’는 접근에서는 이스라엘의 스턴엄(Sternum)이 가장 가까운 비교 대상이다. 임베디드 아이덴티티 베리피케이션(EIV)이라는 경량 기술로 알려진 취약점은 물론 제로데이 공격까지 기기 안에서 결정론적으로 차단한다. 최근 와우테일이 다룬 포르태지스(Fortaegis)도 물리 세계·AI 인프라 보안을 표방하지만 접근 층위가 다르다 — 포르태지스는 반도체 자체에 보안을 새기는 하드웨어 루트 방식인 반면, 엑세인은 그 위에서 돌아가는 펌웨어·런타임을 지킨다.

엑세인은 2018년 설립돼 이탈리아 로마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대만에 APAC 본부를 두고 일본·한국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Exein Raises $270M at $1.7B Valuation to Secure Physical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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