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련데이터 팹 스노클AI, 3억5천만 달러 시리즈E 투자유치


AI 학습 데이터 시장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예전에는 이미지에 태그를 붙이거나 텍스트를 분류하는 단순 라벨링이 전부였다 — 사람 머릿수만 늘리면 풀리는 물량 문제였다. 그런데 지금 프론티어·에이전틱 AI가 요구하는 건 다르다. 가장 숙련된 전문가에게조차 몇 시간에서 며칠씩 걸리는 전문가급 에이전틱 태스크·환경·평가 기준을 만드는 일이다. 잘 설계하려면 그 자체가 연구가 돼야 하고, 품질과 복잡도가 곧 값어치를 결정한다.

AI 훈련데이터 팹 스노클AI, 3억5천만 달러 시리즈E 투자유치

이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회사가 스노클AI(Snorkel AI)다. 2019년 스탠퍼드 AI 연구실에서 분사한 이 회사는 데이터를 사람이 일일이 라벨링하지 않고도 대량으로 정제할 수 있게 하는 약한 지도학습(weak supervision) 기법을 학계에 처음 제시한 팀이 만들었다. 그 뿌리를 둔 학계 공동체가 지금까지 낸 논문만 250편 이상, 인용 횟수는 2만5천 회를 넘는다.

2025년 9월 전문가 데이터를 서비스 형태로 직접 공급하는 ‘데이터 애즈 어 서비스’를 시작한 뒤 회사는 완전히 다른 속도로 크고 있다. 프론티어 AI 랩과 기업을 상대로 모델 평가·훈련에 쓰이는 데이터를 직접 만들어주는 사업으로, 연환산매출(ARR)은 1년 새 18배로 뛰어 3억7,500만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를 머코·핸드셰이크 같은 경쟁사의 매출과 그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들은 매출의 60~70%를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전문가에게 그대로 지급하는 마켓플레이스 구조라 총거래액에 가까운 반면, 스노클은 완성된 데이터셋·강화학습 환경을 판매하는 구조라 전문가 지급액이 매출이 아니라 매출원가로 잡힌다 — 겉으로 보이는 숫자만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다.

스노클AI는 알렉스 래트너(Alex Ratner, CEO)가 이끈다. 그는 스탠퍼드에서 크리스토퍼 레이(Christopher Ré) 교수 지도로 박사과정을 밟으며 스노클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직접 시작하고 이끌었던 인물로, 2019년 회사로 독립하기 전까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 60편 넘는 논문이 나왔다. 래트너는 “프론티어를 미는 팀들이 원하는 건 데이터 개발이라는 과학 자체를 개척하는 리서치 파트너”라며 “그게 바로 스노클이 만들고자 한 것 — 인간의 우수함과 10년 넘게 쌓아온 연구·기술을 결합한 에이전틱 데이터 프론티어 랩”이라고 말했다.

스노클AI는 인사이트파트너스(Insight Partners)와 S32가 공동 주도하고 기존 투자자 애디션(Addition)이 크게 참여한 3억5천만 달러 규모 라운드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신규 투자자로 마치캐피털(March Capital)·블룸버그캐피털(Blumberg Capital)·앨리지스캐피털(Allegis Capital)·프론트라인(Frontline)·스탠다드(Standard)·써드포인트벤처스(Third Point Ventures)가 참여했고, 그레이록(Greylock)·라이트스피드(Lightspeed)·GV·팩토리(Factory)·프로스페리티7(Prosperity7)·월든카탈리스트(Walden Catalyst)·웰스파고(Wells Fargo) 등 기존 투자자도 다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라운드로 기업가치는 35억 달러로 평가됐다 — 17개월 전 시리즈D 당시 13억 달러의 약 3배다.

인사이트파트너스의 론 재프(Lonne Jaffe) 매니징 디렉터는 “스노클의 리서치 수준 AI 데이터·환경·측정 접근법은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만드는 데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고, 이 정도 규모로 성장한 실적이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헬스케어·법률·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처럼 가치가 큰 산업에서 더 길고 복잡한 작업까지 프론티어 AI 데이터 팹 역량을 확장해가는 알렉스와 팀을 지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S32의 앤디 해리슨(Andy Harrison) CEO 겸 제너럴파트너는 “스노클의 전문가-에이전틱 환경은 인간 전문성과 AI 사이에 독특한 플라이휠을 만들어, 모델 개발에 새로운 수준의 효율과 정확성을 가능케 하는 속도와 품질로 데이터를 공급한다”고 평가했다.

투자금은 에이전틱 데이터 팹의 생산 능력 확충, 버티컬·엔터프라이즈 AI 투자 가속화, 새로운 도메인·모달리티로의 핵심 연구·기술 확장에 쓰인다. 오픈 벤치마크 그랜트(Open Benchmarks Grants) 같은 오픈 리서치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경쟁 구도는 지난해와 완전히 달라졌다. 이 시장을 처음 개척한 스케일AI(Scale AI)는 2025년 6월 메타가 143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하고 창업자 알렉산드르 왕을 자사 AI 연구소로 영입하면서 판이 흔들렸다 — 오픈AI·구글 같은 핵심 고객들이 “중립적인 데이터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 빈자리를 가장 빠르게 채운 곳이 머코(Mercor)다. 2023년 22세 동창 셋이 창업해 2년 만에 기업가치 100억 달러 데카콘에 올랐고, 최근 총거래액 기준 연매출이 20억 달러까지 뛰었다 — 다만 이 역시 전문가에게 지급되는 몫이 큰 마켓플레이스형 매출이라 스노클의 매출과는 성격이 다르다. 화제성은 덜하지만 실제 매출로는 업계 1위인 서지AI(Surge AI)도 있다. 외부 투자 한 푼 없이 2024년 연매출 10억 달러를 넘겼고 2025년엔 14억 달러까지 커진, 부트스트랩의 대표 사례다. 대학생 네트워크를 앞세운 채용 플랫폼 핸드셰이크(Handshake) 역시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들어 연환산 총매출 11억 달러를 넘겼다.

스노클이 이들과 다른 지점은 스탠퍼드 연구 혈통이다. 마켓플레이스로 전문가 인력을 모아 파는 대신, 자체 소프트웨어·모델로 데이터를 합성 생성하는 것과 도메인 전문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쓴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AI 학습 데이터 시장 전반의 경쟁 구도는 AI 데이터 라벨링 시장 지형도 2026을 참고하시길. 스노클AI의 이전 투자 유치는 1억 달러 시리즈D로 유니콘에 올랐던 2025년 6월 기사에서 다뤘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Snorkel AI Raises $350M Series E, Triples Valuation to $3.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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