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설계 베이스캠프리서치, 1억4,000만달러 시리즈C 투자유치


AI 신약설계에 대형 자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엔 엔베다(Enveda)가 천연물 기반 신약으로 3억 1,100만 달러 시리즈E를 유치했고, 이달 초엔 슈퍼루미널 메디슨스(Superluminal Medicines)가 GPCR 표적 신약으로 6,000만 달러를 모았다. 이번엔 베이스캠프리서치(Basecamp Research)가 1억 4,000만 달러 시리즈C를 확보했다.

AI 신약설계 베이스캠프리서치, 1억4,000만달러 시리즈C 투자유치

베이스캠프리서치의 목표는 지금은 못 고치는 병을 고치는 것이다. 몸이 스스로 회복하도록 재프로그래밍하는 치료제를 만들겠다는 얘긴데, 접근법이 독특하다. 자체 생물학 데이터로 학습한 파운데이션 모델과, 그 설계도를 실제 세포 속 DNA에 써넣는 기술을 함께 갖췄다.

데이터의 원천은 ‘트릴리언 진 아틀라스(Trillion Gene Atlas)’다. 엔비디아·앤스로픽(Anthropic)·팩바이오(PacBio)·울티마 지노믹스(Ultima Genomics)와 손잡고, 30개국 넘는 지역에서 생물다양성 접근·이익공유 협약을 맺어 수집한 데이터로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독자 생물학 AI 학습 데이터셋이다. 이 데이터로 훈련한 EDEN 모델은 특정 작업 하나에 맞춰진 AI가 아니라, 생명체 전반의 DNA 작동 원리를 범용으로 이해하는 쪽을 지향한다. 질병 정보만 넣으면 세포·유전자 치료제부터 효소, 펩타이드까지 후보 물질을 바로 설계해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 접근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지난 6월 앤스로픽의 클로드 사이언스(Claude Science)에 EDEN의 항생제·백신 설계 모델을 연동했는데, 펜실베이니아대와 함께한 실험에서 AI가 제로샷으로 설계한 항생 펩타이드의 97%가 WHO 우선 병원균에 실제로 작용했고, 그중 하나는 다제내성균에 감염된 쥐 실험에서 최후 보루급 항생제와 맞먹는 효과를 냈다.

창업자 글렌 가워스(Glen Gowers)와 올리버 빈스(Oliver Vince)는 옥스퍼드대 학부 시절 만났다. 가워스는 합성 유전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GSK에서 이를 신약으로 옮기는 방법을 연구했고, 빈스는 뇌종양 치료제 전달 방식을 주제로 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둘은 2019년 오프그리드 DNA 시퀀싱 장비를 챙겨 아이슬란드 바트나요쿨 빙하를 가로지르는 극지 탐사에 나섰고, 이 여정이 계기가 돼 2020년 베이스캠프리서치를 세웠다. 이후에도 직접 현장을 다니며 30개국 넘는 200여 곳에서 시료를 모아, 학계에 보고된 적 없는 신종 생물 100만 종 이상을 목록화했다.

이번 1억 4,000만 달러는 초과 청약으로 마감됐고, S32가 주도했다. 멘로벤처스(Menlo Ventures)의 앤솔로지 펀드(Anthology Fund), 카탈리오캐피털매니지먼트(Catalio Capital Management), 유러피언테크콜렉티브(European Tech Collective), 파이어브랜드리버캐피털(Firebrand River Capital), 인셉션펀드(Inception Fund), 킹필랜스로피스(King Philanthropies), 나토혁신기금(NATO Innovation Fund), 엔비디아(NVIDIA), 포스트스크립텀(PostScriptum), 레드알파인(Redalpine), 록펠러재단(The Rockefeller Foundation), 싱귤러(Singular), 소버린AI(Sovereign AI), 트루벤처스(True Ventures)가 참여했다. 로슈(Roche) 부회장 앙드레 호프만(André Hoffmann)도 개인 자격으로 투자했다.

2024년 10월 싱귤러가 이끈 6,000만 달러 시리즈B 이후 약 2년 만의 후속 투자로, 이전까지 누적 투자액은 8,500만 달러였다. S32의 앤디 콘래드(Andy Conrad) 제너럴파트너가 이사회에 합류하는데, 그는 구글 산하 헬스테크 기업 베릴리(Verily)의 전 최고경영자다.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넓히기 위해 바이오젠(Biogen) 출신 리처드 피어스(Richard Pearce)를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로 영입하기도 했다.

투자금은 차세대 EDEN 모델 학습과, 임상 개발을 향해 나아가는 치료제 파이프라인 확장에 쓰인다. 첫 타깃은 체내(in vivo) 세포치료제다. 지금의 세포치료제는 환자 몸 밖에서 세포를 조작해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라 환자 한 명당 수십만 달러가 들고 복잡한 제조 과정을 거쳐야 한다. 베이스캠프리서치는 EDEN이 설계한 길고 복잡한 DNA 서열을, 유전체에 정확히 끼워 넣는 대형 세린 재조합효소(large serine recombinase)와 결합해 환자 몸속에서 곧바로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는 방식을 노린다. 암이나 자가면역질환 치료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게 회사의 기대다. 가워스 CEO는 몸이 스스로 회복하도록 만드는 게 의학의 다음 단계라며, 이번 투자로 그 기술을 필요한 환자들에게 더 가까이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경쟁사

AI 신약설계 쪽에는 이미 조 단위 자금을 조달한 대형 주자들이 여럿이다. 자이라 테라퓨틱스(Xaira Therapeutics)는 2024년 설립과 동시에 10억 달러를 조달하며 등장했고, 노벨화학상 수상자 데이비드 베이커·캐롤린 베르토치 교수가 공동창업에 참여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분사한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는 알파폴드 개발자 데미스 하사비스가 이끌며, 일라이릴리·노바티스와 각각 10억 달러대 파트너십을 맺었다.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신스(Generate:Biomedicines)는 자연에 없는 단백질을 목적에 맞춰 처음부터 설계하는 생성형 AI로, 암젠·노바티스와 대형 딜을 체결했다. 이들이 분자·단백질을 ‘설계’하는 데 집중한다면, 베이스캠프리서치는 그 설계의 재료가 되는 생물학 데이터 자체를 독자적으로 쌓아왔다는 점이 다르다.

체내 세포치료라는 더 좁은 영역에서는 크리에이트 메디신스(CREATE Medicines)가 비교 대상이다. 자가면역질환과 종양을 겨냥한 체내 CAR-T 프로그램으로 1억 2,200만 달러 시리즈B를 유치한 바 있다.

경쟁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AI Drug Designer Basecamp Research Raises $140M Series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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