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천연물 신약 엔베다, 3억1100만 달러 시리즈E 유치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10년과 수십억 달러가 든다. 임상에 진입한 후보물질 중 실제로 환자에게 도달하는 것은 10%에 불과하다. 이 비효율을 AI가 뒤집을 수 있다는 가설에 지난해에만 110억 달러 넘는 벤처캐피털이 몰렸다. 다만 아직 AI가 설계한 신약 중 임상 3상을 마치고 규제 승인을 받은 사례는 없다. 2026~2027년이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들의 진짜 시험대다.

AI 천연물 신약 엔베다, 3억1100만 달러 시리즈E 유치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 본사를 둔 엔베다(Enveda)는 이 게임에 다른 방식으로 뛰어든 임상 단계 바이오텍이다. 화합물을 처음부터 설계하는 대다수 AI 신약개발사와 달리, 엔베다의 AI 플랫폼 ‘프리즘(PRISM)’은 식물·미생물 등 자연에 이미 존재하는 생리활성 분자를 찾아낸다. 질량분석 데이터로 분자 구조를 예측하고, 실험을 설계해 기능을 검증한 뒤 치료 가능성 순으로 후보물질의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2019년 설립 이후 이 접근법으로 17개 개발후보를 만들어냈고, 이 중 3개가 사람 대상 임상에 들어갔다.

임상 후보 3개 중 2개는 올해 긍정적인 초기 결과를 내놨다. 아토피 피부염·천식 치료제로 개발 중인 ENV-294는 1b상에서 42일 만에 습진 중증도를 평균 85% 개선했고 중대한 부작용은 없었다. GLP-1 계열 약물 중단 후 체중 감량 효과를 유지하도록 돕는 ENV-308은 건강한 지원자 88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우수한 위장관 부작용 프로파일을 보였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ENV-6946은 현재 1상 단계다.

엔베다는 위스콘신대 매디슨에서 면역종양학 박사학위를 받은 비스와 콜루루(Viswa Colluru)가 2019년 세운 회사다. 그는 엔베다 창업 전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에서 혁신·제품전략·중개생물학을 아우르는 여러 조직을 이끈 경험이 있다.

엔베다는 3억1100만 달러 규모 시리즈E 투자 유치를 마감했다고 발표했다. 카탈리오캐피탈매니지먼트(Catalio Capital Management)가 주도했고, 듀러블캐피탈파트너스(Durable Capital Partners), 아이코닉(ICONIQ),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시타델(Citadel) 계열사인 서베이어캐피탈(Surveyor Capital), 티로프라이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T. Rowe Price Investment Management) 운용 계좌, 디지털리스벤처스(Digitalis Ventures), 국부펀드 한 곳, 앨더라인그룹(Alderline Group)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베일리기포드(Baillie Gifford), 프렘지인베스트(Premji Invest), FPV벤처스(FPV Ventures), 트루벤처스(True Ventures), 키네빅(Kinnevik), 디멘션(Dimension), 라이프포스캐피탈(Lifeforce Capital), 럭스캐피탈(Lux Capital)도 다시 참여했다. 카탈리오캐피탈매니지먼트의 공동창업자 조지 페트로케일로스(George Petrocheilos)는 이번 투자와 함께 엔베다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번 라운드로 엔베다의 기업가치는 두 배로 뛴 20억 달러로 평가됐고, 창업 후 누적 조달액은 8억45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조달한 자금은 임상 단계 후보물질 3개를 후기 개발 단계로 진전시키고, 염증·대사 질환 분야의 추가 후보물질을 임상에 진입시키며, 프리즘 플랫폼과 자동화 실험실을 확장하는 데 쓰인다.

AI 신약개발 경쟁은 임상 데이터를 실제로 내놓은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는 2024년 엑사이언시아(Exscientia)를 약 7억 달러에 합병해 업계 최대 규모의 임상 파이프라인을 구축했고, 엔비디아가 직접 투자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인실리코 메디신(Insilico Medicine)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로 Phase 2a에서 긍정적 결과를 낸, AI가 설계한 신약의 첫 임상 증거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임상 앞단, 즉 분자를 처음부터 설계하는 레이어에서는 훨씬 큰 자본이 몰린다. 구글 딥마인드 자매회사로 알파벳 산하에서 출범한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는 알파폴드(AlphaFold) 개발을 주도한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가 이끌며, 지난 5월 쓰라이브 캐피탈(Thrive Capital) 주도로 21억 달러 시리즈B를 유치해 통합 신약 설계 엔진 ‘IsoDDE’를 고도화하고 있다.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데이비드 베이커(David Baker)·캐롤린 베르토치(Carolyn Bertozzi) 교수가 공동창업한 자이라 테라퓨틱스(Xaira Therapeutics)는 설립과 동시에 10억 달러를 조달해, 존재하지 않는 단백질을 새로 ‘상상’해내는 설계 모델 RFdiffusion으로 주목받았다. 이들 대다수가 화합물을 처음부터 설계하는 반면, 엔베다는 자연에 이미 존재하는 분자를 찾아낸다는 점에서 접근법이 갈린다. 경쟁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AI Natural-Medicine Biotech Enveda Raises $311M Series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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