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마이너스 발전소 리버전, 1.75억달러 투자유치…AI전력난 정조준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약점은 해가 지거나 바람이 멈추면 전기가 끊긴다는 점이다. 그 공백을 메우려고 최근 몇 주 새 투자자들은 가스터빈(와우테일이 지난주 다룬 패럴랙스 등)부터 원자력, 현장발전까지 온갖 해법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이번엔 연료전지 차례다.

탄소마이너스 발전소 리버전, 1.75억달러 투자유치…AI전력난 정조준

독일 리버전(Reverion)이 시리즈B로 1억7500만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켐바라(Kembara)가 라운드를 이끌었다 — 문디벤처스(Mundi Ventures)가 지난 2월 7억5000만 유로를 모아 결성한 유럽 최대 딥테크·기후테크 펀드다. 알리안츠(Allianz)·KfW캐피탈(KfW Capital)·오럼임팩트(Aurum Impact)·카본에퀴티(Carbon Equity)가 새 투자사로 합류했고, 기존 투자사들도 다시 참여했다.

리버전이 만드는 건 가역형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발전소다. 이름에 ‘전지’가 들어가 배터리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배터리는 미리 저장해둔 화학에너지를 꺼내 쓰는 장치인 반면, 연료전지는 가스라는 연료가 계속 공급되는 동안에만 전기를 만들어내는 발전기에 가깝다. 평소에는 바이오가스·천연가스·수소를 연소 없이 전기화학 반응으로 바로 전기로 바꿔 그 자리에서 공급한다 — 필요한 순간 가스에서 곧바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연료 속 이산화탄소는 순수한 형태로 따로 포집되는데, 바이오가스를 쓰면 이 이산화탄소가 생물기원이라 발전 자체가 탄소마이너스가 된다. 실제 고객사에서 가동 중인 초기 양산분 기준 전기 효율이 74.2%로, 일반 발전기의 거의 두 배이자 세계 기록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같은 장치를 거꾸로 돌리면 전기분해 모드가 되는데, 이때는 반대로 남는 전력을 받아 저장 가능한 가스로 바꿔 담아둔다 — 배터리 대신 가스라는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 그 가스를 다시 넣어 전기로 되돌리는 ‘파워투가스(Power-to-Gas)’ 방식의 장기 저장 수단인 셈이다.

슈테판 헤르만(Stephan Herrmann)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는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가 도와줄 때만 깨끗한 에너지를 준다”며 “이번 시리즈B로 산업용 대량생산의 기반을 놓아, 전력망과 중공업이 1년 365일 100% 클린 전력으로 돌아가게 할 탄소마이너스 엔진을 짓겠다”고 말했다.

수요는 바이오가스 발전 현장을 넘어 테크 업계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전력망 연결이 몇 년씩 밀리고 환경 반발까지 겹친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에게, 리버전은 현지 가스 인프라만 있으면 전력망을 우회해 곧바로 안정적 전력을 확보할 방법을 제공한다. 펠릭스 피셔(Felix Fischer)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공동창업자는 “유틸리티와 산업 고객들이 진짜 에너지 안보에는 즉시 가동 가능한 청정 전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으면서 국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현장에서 가동 중인 상업용 발전소 7기, 대당 출력을 50만 와트(500kW)로 끌어올린 지금, 이번 자금으로 밀린 주문을 빠르게 해소하고 장기 수익성 궤도에 올라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리버전은 20억 달러가 넘는 상업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소화하기 위해 조달액 대부분을 독일 내 신규 메가팩토리에 투입한다. 이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생산능력이 10배인 250메가와트로 늘어난다. 뮌헨 인근 에어징 본사 인력은 최근 100명에서 200명 이상으로 늘었고, 신규 공장에서 최대 80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2022년 뮌헨공대(TUM) 스핀오프로 출발한 회사는 헤르만 CEO가 2015년 박사과정 중 고온 연료전지 연구로 개념을 잡았고, 2017년 피셔 COO가 합류해 실험실 규모로 검증한 뒤 정식 창업했다.

켐바라의 기후 부문 리드 로버트 트레조나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는 가스를 전기로 바꾸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고, 리버전은 이 분야의 세계 기준을 세우고 있다”며 “성장 시장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있는데, 여기서는 효율 못지않게 리버전의 탄소마이너스 발자국이 중요하다 —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대규모의 안정적 전력이 필요하지만 기후 공약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로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노리는 게 리버전만은 아니다. 이미 상장한 블룸에너지(Bloom Energy)가 이 시장을 주도한다 — 브룩필드와 맺은 파트너십을 5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다섯 배 늘렸고,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AEP)와는 26억5000만 달러 규모 공급 계약을, 오라클과는 2.8기가와트 규모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만 연료전지 업체들이 데이터센터향으로 체결한 확정 계약이 76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는 집계도 있다. 영국의 세레스파워(Ceres Power)는 자체 생산 대신 기술을 라이선스로 파는 모델로 올해 4월 데이터센터 전용 플랫폼 ‘세레스 엔듀라’를 출시했고, 미국 상장사 퓨얼셀에너지(FuelCell Energy)도 데이터센터향으로 최대 380메가와트 규모 공급 계약을 확보했다.

이들과 비교하면 리버전의 차별점은 뚜렷하다. 경쟁사 다수가 순방향 발전에만 최적화한 반면, 리버전은 전기분해 모드까지 갖춘 가역 시스템이고, 74.2%라는 효율도 앞서 있으며, 바이오가스를 쓸 때는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마이너스까지 간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경쟁 구도 전반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Carbon-Negative Power Plant Maker Reverion Raises $175M, Eyes AI’s Power 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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