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용 가스터빈 패럴랙스, 1.17억달러 투자유치…스텔스 탈출


AI 데이터센터의 진짜 병목은 칩이 아니라 전기다. 전력망에 새로 연결하려면 몇 년이 걸리고, 그 공백을 메워줄 가스터빈조차 이미 주문이 밀려 2030년대에나 받을 수 있다. 세미애널리시스 추산으로는 이미 확정된 컴퓨팅 수요와 실제 공급 가능한 전력 사이 격차가 65기가와트를 넘는다. 기계는 있는데, 제때 손에 넣을 방법이 없다.

AI 데이터센터용 가스터빈 패럴랙스, 1.17억달러 투자유치…스텔스 탈출

패럴랙스(Parallax)가 스텔스 모드를 벗고 1억1700만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시드 4200만 달러는 이클립스(Eclipse)가 럭스캐피탈(Lux Capital)·파운더스펀드(Founders Fund)·밸러(Valor)와 공동으로, 시리즈A 7500만 달러는 그레이록(Greylock Partners)과 제너럴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가 주도했다. 디퓨전(Diffusion)도 참여했다.

패럴랙스가 만드는 건 데이터센터 전용으로 처음부터 새로 설계한 가스터빈이다. 출력은 약 10메가와트, 컨테이너에 실어 옮길 수 있는 크기다. 기존 대형 터빈 제조사들은 단결정 블레이드(공급사 단 2곳)나 연간 세계 생산량이 60톤에 불과한 레늄 초합금 같은 희귀 소재로 효율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방식을 택해왔다. 패럴랙스는 반대로 연소 온도를 낮춰 효율을 초기 모델 기준으로 조금 포기하는 대신, 그 두 가지 병목 소재 자체를 설계에서 빼버렸다. 2000개가 넘는 부품으로 이뤄진 터빈 코어도 3D 프린팅으로 손에 꼽을 정도로 줄였다. 창업자 칼 쇨러(Carl Schoeller)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우리는 유틸리티용도, 항공기용도 아니라 이 고객만을 위해 설계하면 된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내년 테스트를 거쳐 2028년 고객 인도가 목표다.

쇨러는 스탠퍼드대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고, 패럴랙스 이전에 설계한 부품만 2000종에 달한다 — 일부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일부는 애플 제품에 양산 적용됐다. 이언 라피와 함께 세운 테세우스는 GPS 없이 작동하는 드론 항법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로, 미 특수전사령부(USSOCOM)와 협력하며 지금도 운영 중이다. 패럴랙스는 쇨러가 새로 시작한 두 번째 회사다.

이클립스를 이끄는 라이어 서슨(Lior Susan) CEO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반도체 업체도, 전력 산업도 AI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만큼 공급을 늘리지 못해 시장이 “굶주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터빈을 만드는 건 지독하게 어려운 일이지만, 제대로 해내면 자연히 거대한 사업이 된다”며 부품 수를 확 줄이는 패럴랙스의 접근을 스페이스X의 로켓엔진 제작 방식에 비유했다.

패럴랙스가 겨냥하는 시장에는 훨씬 더 많은 플레이어가 몰려 있다. 접근법을 기준으로 보면 네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패럴랙스처럼 새 설비를 처음부터 설계해 병목을 우회하려는 쪽이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5월 조용히 소형 이동식 가스·디젤 터빈 업체 APR에너지를 약 10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텍사스 배스트롭에 터빈 블레이드·베인 주조 전용 공장까지 짓고 있다.

둘째는 이미 검증된 엔진을 재활용해 지금 당장 배치하는 쪽이다. GE버노바는 여객기 엔진을 개조한 ‘항공파생형(aeroderivative)’ 터빈으로 머스크의 xAI 콜로서스와 마이크로소프트 텍사스 데이터센터에 이미 전력을 공급 중이고, 프로에너지(ProEnergy)는 보잉747에 쓰이던 퇴역 CF6 엔진 코어를 그대로 가져와 ‘PE6000’ 터빈으로 만들어 통상 3~5년 걸리는 개발 기간을 2027년까지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캐터필러·커민스는 기존 발전 설비 사업을 AI 데이터센터용으로 재편했고, 제네락(Generac)은 아마존과 최대 80억 달러 규모 예비 발전기 장기 공급 계약을 공시했다 — 초기 인도분만 2027~2028년 24억 달러 규모다.

셋째는 새 설비를 기다리는 대신 전력망을 아예 우회해 현장에 발전소를 통째로 지어 파는 쪽이다. 볼타그리드(VoltaGrid)는 천연가스 마이크로그리드를 데이터센터 부지에 직접 설치해 오라클에 2.3기가와트를 공급하기로 했고, 줄렌트(Joulent)는 셰브론과 손잡고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용 2.67기가와트 천연가스 발전소 ‘프로젝트 킬비’를 짓는다.

넷째는 가스 대신 원자력으로 가는 쪽이다. 구글은 카이로스파워와 최대 500메가와트 규모 소형모듈원자로(SMR) 계약을 맺었고, 아마존은 엑스에너지에 7억 달러를 투자했다. 메타는 오클로(Oklo)·테라파워·비스트라와 손잡고 최대 6.6기가와트를 확보했다. 다만 상용 SMR의 첫 가동은 빨라야 2030년으로, 패럴랙스의 2028년 목표보다도 뒤처져 있다.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경쟁 구도 전반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Gas-Turbine Startup Parallax Raises $117M, Exits Stealth to Solve AI’s Power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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