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제약 재진입캡슐 바르다스페이스, 2억5100만달러 시리즈D 투자유치


우주 제조 산업의 무게중심이 ‘발사’에서 ‘회수’로 옮겨가고 있다. 바르다스페이스(Varda Space)가 2억 5,100만 달러 규모 시리즈D를 유치하며 누적 조달액을 5억 9,800만 달러로 늘렸다.

우주제약 재진입캡슐 바르다스페이스, 2억5100만달러 시리즈D 투자유치

재진입, 왜 어려운가

우주로 뭔가를 쏘아 올리는 기술은 이미 흔해졌다. 하지만 그걸 멀쩡한 상태로 다시 땅에 내려놓는 기술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구 궤도를 도는 물체는 시속 2만 7,000km 안팎, 음속의 25배(마하 25)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인다. 이걸 그대로 대기권에 들이밀면 공기와의 마찰로 표면 온도가 수천 도까지 치솟는다. 그래서 재진입 캡슐은 두 가지를 해내야 한다. 첫째, 이 엄청난 열을 캡슐 내부(와 안에 실린 화물)로부터 막아내는 내열 방패(heat shield)가 있어야 한다. 둘째, 정해진 좁은 구역에 정확히 떨어지도록 궤도를 스스로 계산해 낙하산을 펴고 자세를 제어하는 유도 기술이 필요하다. 이 둘을 반복적으로, 그것도 저렴하게 해내는 게 핵심 난제였다. 바르다스페이스는 바로 이 재진입 캡슐을 자체 개발해, 무중력 상태에서 의약품 원료를 결정화한 뒤 다시 지구로 가져오는 사업을 한다. 중력이 없는 환경에서는 지구에서라면 불균일하게 자랄 결정이 훨씬 순도 높고 균일한 구조로 자란다는 원리를 이용한다.

2023년 첫 미션 이후 지금까지 여섯 차례 재진입에 성공했고, 2028년까지 수십 차례 추가 발사·회수를 예정하고 있다. 자사 W-시리즈 캡슐이 반복적으로 마하 25급 재진입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미 공군연구소(AFRL)는 이 회사의 캡슐에 자체 화물을 실어 보내는 식으로 협력해왔는데, 2024년 말에는 4년간 4,8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맺고 바르다스페이스의 캡슐을 극초음속 조건에서 군용 장비를 시험하는 플랫폼으로 쓰기로 했다. 전용 시험기를 따로 띄우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마하 25급 실제 비행 환경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서다. 결국 바르다스페이스의 사업은 제약 제조와 국방 시험이라는 두 축으로 굴러가는 셈이다.

학계의 관심을 끈 성과도 있다. 에이즈 치료제 리토나비르(Ritonavir)를 우주에서 결정화해 지구에서는 나온 적 없는 새로운 결정 구조를 발견한 것이다. 신약 제형을 바꿀 수 있는 발견으로 평가받았다.

창업자는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 윌 브루이(Will Bruey)와 벤처캐피털 파운더스펀드(Founders Fund) 파트너 델리안 아스파로호프(Delian Asparouhov)다. 두 사람은 2021년 회사를 세웠고, 아스파로호프는 지금도 사장(President) 직함을 맡아 경영과 투자자 역할을 함께하고 있다.

이번 2억 5,100만 달러는 럭스캐피털(Lux Capital)과 내추럴캐피털(Natural Capital)이 공동으로 이끌었고, 파운더스펀드,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 카페이네이티드캐피털(Caffeinated Capital), 제너럴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 8090인더스트리스(8090 Industries), 자이언트스텝(Giant Step), 올소캐피털(Also Capital)이 참여했다. 2020년 파운더스펀드·럭스캐피털이 참여한 900만 달러 시드로 출발해, 2021년 4,200만 달러 시리즈A를 거쳐, 작년 7월에는 1억 8,700만 달러 시리즈C로 유니콘에 올랐다. 이번 투자금은 발사·회수 주기를 더 늘리고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넓혀, 우주에서 만든 첫 의약품을 지구의 환자에게 전달하는 데 쓰인다.

경쟁사

재진입 캡슐을 둘러싼 경쟁은 무엇을 싣고 오느냐에 따라 갈린다. 영국의 스페이스포지(SpaceForge)는 의약품 대신 반도체 결정 성장에 베팅한다. 2025년 5월 나토혁신기금(NATO Innovation Fund) 주도로 3,000만 달러 시리즈A를 유치했는데, 영국 우주테크 기업의 역대 최대 시리즈A였다. 아웃포스트스페이스(Outpost Space)는 체급 자체를 키워 최대 10톤까지 실어나를 수 있는 컨테이너급 재진입선 ‘캐리올(Carryall)’을 개발 중인데, 제약보다는 미군 화물 투하에 초점을 맞춰 미 우주군 산하 스페이스웍스(SpaceWERX)로부터 3,32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가장 위협적인 신규 진입자는 스페이스X다. 올해 6월 재진입 캡슐 ‘스타폴(Starfall)’의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는데, 최대 1,000kg을 실어나를 수 있어 바르다의 캡슐보다 체급이 훨씬 크다. 발사체 시장을 이미 장악한 회사가 회수 시장까지 노리는 셈이어서, 바르다스페이스로서는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자다.

국내 우주기업에 시사하는 바도 있다. 한국 우주의약 스타트업 스페이스린텍은 지난해 8월 국제우주정거장에 자체 연구 모듈을 올려 폐암 치료제 후보 단백질 결정화 실험을 진행 중이다. 발사체 경쟁이 이미 포화 상태인 국내 우주 스타트업들에게, 바르다스페이스의 사례는 발사 서비스 자체보다 재진입·바이오 제조·국방 시험을 묶은 복합 수익모델이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Space Pharma Reentry Capsule Maker Varda Space Raises $251M Series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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