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양산 엔듀로샛, 2.05억 달러 유치…유니콘 등극


재사용 로켓 덕에 발사 비용은 급락했지만, 위성 제작 자체는 여전히 맞춤형·소량생산 방식이라 수년이 걸리고 비쌌다. 병목이 “어떻게 쏘아올리느냐”에서 “무엇을 쏘아올리느냐”로 옮겨간 것이다. 유럽 스페이스테크에는 이번 달에만 대형 투자가 잇따랐다 — 오픈코스모스가 3억 유로를, 더 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가 4억5000만 달러를 유치하며 유럽 스페이스테크 역대 최대 시리즈C를 기록했다.

위성 양산 엔듀로샛, 2.05억 달러 유치…유니콘 등극

위성을 드론처럼 찍어낸다

엔듀로샛(EnduroSat)이 파는 건 완성된 위성 한 대가 아니라 ‘위성 버스(satellite bus)’다. 인공위성은 크게 카메라·안테나 같은 임무 장비인 ‘페이로드’와, 그 장비를 우주에서 움직이고 전력을 공급하고 지상과 통신하게 해주는 뼈대·전력계·추진계·통신계인 ‘버스’로 나뉜다. 전통적으로는 임무마다 버스까지 처음부터 새로 설계해 만드느라 몇 년씩 걸렸는데, 엔듀로샛은 몇 가지 표준 규격의 버스를 미리 만들어두고 고객은 원하는 페이로드만 얹으면 되게 했다 — 자동차 회사가 몇 가지 트림만 정해두고 대량생산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위성 라인업은 70kg급 ‘프레임 S’에서 300kg급 ‘프레임 L’을 거쳐, 200kg부터 최대 5톤급까지 아우르는 ‘프레임 맥스’로 확장하고 있다. 케이블 없는 소프트웨어 정의 구조 덕에 기술자 한 명이 위성 한 대를 조립·기능시험까지 8시간 만에 끝낼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별자리(constellation)-as-a-service’까지 더한다. 위성 한 대를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수십 대로 이뤄진 위성군 전체를 설계·제작·발사·운영까지 대신 맡아주는 구독형 서비스로 파는 것이다. 고객사 입장에선 자체적으로 위성 전문 인력과 생산라인을 갖추지 않고도 자기 이름의 위성 별자리를 궤도에 띄울 수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위성 103기를 궤도에 올렸고 200기 넘게 납품했다. 최근에는 위성 영상기업 밴터(Vantor)가 지구관측 위성 24기로 구성된 ‘펄스(Pulse)’ 별자리 사업에 엔듀로샛을 버스 공급사로 낙점했다(영상 탑재체는 CACI가 맡는다) — 40cm 해상도로 15분마다 같은 지점을 재방문하는 별자리다.

엔듀로샛은 2015년 레이초 레이체프(Raycho Raychev, 창업자·CEO)가 소피아의 25㎡ 다락방에서 엔지니어 4명과 함께 설립했다. 역사학을 전공했던 레이체프는 국제우주대학(ISU)에서 우주경영 석사를 받았고, 2010년에는 유럽 최대 우주 교육 프로그램인 ‘스페이스 챌린지스’를 만들어 600명 넘는 인재를 우주 산업으로 배출했다.

2.05억 달러 유치로 유니콘 등극

엔듀로샛은 라이엇벤처스와 아트레이데스매니지먼트가 공동 주도한 2억5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유럽혁신위원회, 구글벤처스(GV), 파운더스펀드, 하우스캐피탈, 럭스캐피탈, 옴네스캐피탈, 자이언트벤처스, 엠퍼틱캐피탈, 인데버카탈리스트가 참여했다. 2025년 5월 4380만 유로, 같은 해 10월 1억 달러대 라운드에 이은 후속 투자로, 이번 라운드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겨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고 회사가 밝혔다(정확한 밸류는 비공개).

이번 자금은 미국 내 신규 대량생산 공장과 EU 최대 우주·방산 허브 건설에 투입된다. 목표는 우주 데이터 비용을 현재 기가바이트당 수백 달러에서 약 1달러로 낮추는 것이다.

경쟁사는

위성 버스를 표준화·양산하려는 경쟁은 미국과 유럽 양쪽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에이펙스(Apex)는 202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창업해 엔듀로샛과 같은 “위성 버스 표준화” 전략으로 지난해 유니콘에 등극했고, 누적 투자금 7억1800만 달러·기업가치 23억 달러로 한발 앞서 있다. K2 스페이스(K2 Space)는 소형 위성이 아니라 훨씬 큰 고출력 대형 버스에 집중해 2.5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0억 달러를 인정받았고, 뮤온 스페이스(Muon Space)는 위성 한 대가 아니라 별자리 전체의 ‘산업화’를 내걸며 2.5억 달러 시리즈C를 유치했다. 애스트라니스(Astranis)는 버스만 하던 정지궤도(GEO) 위성을 냉장고 크기로 줄이는 소형화 경쟁을, 시에라 스페이스(Sierra Space)는 위성·우주선을 넘어 우주정거장까지 만드는 더 넓은 영역에서 승부를 건다. 유럽에서는 리투아니아의 나노아비오닉스(NanoAvionics)가 큐브샛 버스로 이름을 알렸지만, 2022년 노르웨이 방산기업 콩스버그에 인수되며 독립 스타트업 경쟁에서는 빠졌다.

같은 유럽 스페이스테크 붐 안에서도 역할은 저마다 다르다. 엔듀로샛이 위성 하드웨어 자체를 표준화·양산한다면, 오픈코스모스(Open Cosmos)는 위성을 직접 대량생산하기보다 정부·기업에 ‘위성 데이터 주권’을 서비스로 파는 쪽에 가깝고, 더 익스플로레이션 컴퍼니(TEC)는 궤도까지 간 화물을 다시 지구로 안전하게 귀환시키는 재사용 캡슐을 만들어 밸류체인의 반대편 끝을 담당한다. 우주항공 스타트업 생태계 전체 지형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EnduroSat Raises $205M, Joins the Unicorn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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