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난의 해법, 전력망 대신 현장 발전… 볼타그리드 10억 달러 유치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난을 해결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기존 전력망에서 숨겨진 여유를 꺼내 연결하거나, 아예 발전 설비를 현장에 직접 들고 가는 것이다. 2020년 텍사스 휴스턴에서 창업한 볼타그리드(VoltaGrid)는 후자의 대표 주자다.

볼타그리드 로고

볼타그리드는 천연가스 엔진 발전기를 데이터센터나 산업 현장에 직접 설치하는 ‘이동형 현장 발전(behind-the-meter)’ 사업을 한다.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는 대신 현장에서 즉시 전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창업 이래 북미 전역에 1,500MW 이상의 분산 발전 설비를 구축했고, 2030년까지 약 7.5GW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볼타그리드는 5월 11일 블랙스톤 택티컬 오퍼튜니티스(Blackstone Tactical Opportunities)와 할리버튼(Halliburton)으로부터 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7억 7,500만 달러는 신규 자본, 2억 2,500만 달러는 기존 투자자 지분 매입으로 구성된다. 조달 자금은 데이터센터, 마이크로그리드, 산업 시설을 위한 현장 발전 솔루션 배포 가속화에 쓰인다.

공급망까지 직접 쥔다 — 프로펠 인수

이번 투자와 함께 볼타그리드는 핵심 장비 공급사인 프로펠 에너지 테크놀로지(Propell Energy Technology)의 인수 계약도 동시에 체결했다. 1978년 설립된 프로펠은 왕복 엔진과 터빈 기술 분야에 미국·캐나다에서 약 1,000명의 인력을 보유한 제조사다. 볼타그리드가 AI 데이터센터 전용으로 개발한 고관성 QPac 시스템의 핵심 제조 파트너이기도 하다. 두 거래 모두 2026년 중반 클로즈 예정이다.

인수 후 볼타그리드는 텍사스 그랜버리 소재 프로펠 시설에 차세대 자동화 제조 공장 두 곳을 추가로 짓는다. 왕복 엔진과 터빈을 합산해 월 300MW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창업자 겸 CEO 네이선 오(Nathan Ough)는 “블랙스톤과의 파트너십은 우리가 구축한 플랫폼과 AI 시대 에너지 인프라에서 볼타그리드가 맡은 역할에 대한 강력한 지지”라며 “프로펠 인수는 기술과 운영 리더십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 천연가스 연료 기업 서타러스(Certarus)를 공동 창업하고 10년 이상 이끈 뒤 맥쿼리 캐피탈(Macquarie Capital) 글로벌 에너지 투자은행팀을 거쳐 볼타그리드를 세웠다.

블랙스톤이 베팅한 이유

블랙스톤은 전 세계 운용자산 1조 3,000억 달러를 보유한 세계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다. 매니징 디렉터 윌리엄 니콜슨(William Nicholson)은 “볼타그리드는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 수요 중 하나인 신뢰할 수 있고 빠르게 배포 가능한 전력을 해결하는 고도로 차별화된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할리버튼은 1919년 창립한 글로벌 에너지 서비스 기업이다. 할리버튼 CEO 제프 밀러(Jeff Miller)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전력 환경을 위한 장기 솔루션에 대한 공통된 집중을 반영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전력망을 찾는 것 vs 현장에서 직접 만드는 것

AI 데이터센터 전력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레이어별로 나뉜다. 그리드케어(GridCARE)는 이미 깔린 전력망 안에서 유휴 용량을 AI로 탐지해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접근이다. 볼타그리드와 붐 슈퍼소닉(Boom Supersonic)은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가스 엔진·터빈을 현장에 직접 들고 가 전기를 만드는 방식을 택했다. 붐 슈퍼소닉이 항공기 엔진 기술을 전용한 가스터빈 발전 시스템을 내세운다면, 볼타그리드는 이동형 가스 엔진 발전기를 트레일러째 현장에 배치하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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