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법인 가상자산 매도 허용, 업비트-월드비전 첫 거래 성사


6월 1일부터 국내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 매도가 공식 허용된 가운데, 업비트가 첫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이 보유한 0.55이더리움(ETH)의 매도를 지원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는 원화 기준 약 198만원 규모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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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은 케이뱅크 법인계좌를 업비트 계정에 연결한 후, 기부금으로 받은 이더리움을 업비트 원화마켓을 통해 성공적으로 현금화했다. 이번 거래는 지난 3월 두나무와 월드비전이 함께 진행한 ‘미래세대 치얼업(Cheer Up!) 캠페인’의 결과물로, 취약계층 청소년의 교복과 책가방 등 신학기 용품 구매를 위한 가상자산 후원 캠페인에서 모금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2018년부터 가상자산 투기 과열과 자금세탁 우려로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크게 제한해왔으나, 제도적 환경 변화에 따라 단계적 허용 정책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1단계로 2025년 6월부터 기부나 후원을 통해 가상자산을 받은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거래소의 현금화 목적 매도가 가능해졌다. 2단계로는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자 등록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허용될 예정이다.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 매도는 무제한 허용이 아니다. 일정한 조건을 갖춘 국내 비영리법인만이 기부금으로 수취한 가상자산을 현금화 목적으로 매도할 수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하며, 건전한 가상자산 기부 문화 확립이 전제 조건이다.

두나무는 이번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 매도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등과 가상자산 나눔 문화 활성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한 두나무는 로드맵 2단계 후속 조치인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자 등록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지원도 차질 없이 준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법인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은 올해 하반기 이후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제한적이었던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법인 참여의 문을 단계적으로 여는 첫 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비영리 목적의 가상자산 기부 문화가 제도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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